몸값 뛰는 단독주택..살기 좋고 임대 쉬운 '마당 있는 집' 인기
매경이코노미정다운입력2016.03.14. 11:06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단독주택 매매 거래량은 12만9065건으로 전년보다 25%나 증가했다.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최대 거래량이다. 지난해 아파트 매매 거래 증가율(14.04%)보다도 높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내 단독주택 거래가 같은 기간 2만4315건에서 3만6902건으로 51.8% 증가해 지방 증가율(16.8%)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서울에서의 거래는 59.5%나 급증했다. 신축 허가를 받은 단독주택도 19.49%나 늘어 6만8701건에 달했다. 수도권의 단독주택 허가건수는 지난해에만 32.63% 늘었다.
단독주택 용지는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다. 지난해 11월 롯데건설과 KCC건설이 공동으로 인천 청라국제도시 베어즈베스트청라골프장 내 선보였던 단독주택 용지 ‘청라더카운티1차’ 119필지는 일주일 만에 모두 팔렸다. 지난 2월 용인도시공사가 경기 용인시 역북지구에 공급한 단독주택 용지 12필지는 평균 603.4 대 1, 최고 1188 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단독주택 거래가 늘고 인기를 끄는 이유는 꽤 많다.
우선 답답한 아파트 대신 나만의 독립된 공간에서 살고 싶어 하는 수요가 부쩍 늘었다. 층간소음 등 아파트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웃 간 충돌을 피할 수 있고, 집주인 취향에 맞게 집을 꾸밀 수 있어 주거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예전엔 단독주택이 은퇴 후 전원생활을 택한 노년층이나 일부 부유층의 전유물이었다면 이제는 삶의 질을 중시하는 30~40대 젊은 층에도 단독주택이 각광받는다.
특히 자녀를 두거나 도심으로 출퇴근하는 젊은 층이 단독주택 투자에 나서면서 학교, 병원, 쇼핑 등 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대규모 택지지구 내 단독주택 용지가 인기를 끌었다.
강태욱 우리은행 부동산 자문위원은 “서울 도심과 가깝고 교통 여건이 좋은 수도권에 다양한 형태의 단독주택 공급이 부쩍 늘었다”고 설명했다.
아파트에 비해 가격 부담이 적은 데다 매매가격이 꾸준히 상승세를 보인 것도 단독주택 구입 문턱을 낮추는 역할을 했다.
KB국민은행 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전국 단독주택 평균 매매가격은 3.3㎡당 598만원으로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3.3㎡당 1186만원)의 절반 수준이다. 이에 반해 단독주택 매매가격 상승률은 2015년 1월에 비해 4.04% 올라 아파트값 상승률(6.68%)과 큰 차이가 없었다. 물론 수도권에서 단독주택을 사려면 3.3㎡당 1032만원은 필요하지만 여전히 3.3㎡당 1200만원을 넘어선 아파트 가격보다 낮은 편이다.
윤재호 메트로컨설팅 대표는 “전세난에 조금이라도 저렴한 가격으로 내집마련에 나선 수요자도 있지만 도심에서는 단독주택을 허물고 다세대·다가구주택을 짓거나 상점으로 개조해 임대 사업을 하려는 수요가 꽤 많다. 덕분에 단독주택 거래량, 매매가격이 동시에 상승세를 이어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독주택을 마련하는 방법은 지역에 따라, 목적에 따라 여러 가지다.
먼저 단독주택 지을 수 있는 땅을 직접 분양받는 방법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택지지구에서 공급하는 단독주택 용지는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감정가격으로 책정되는 게 장점이다. 토지 분양 공고가 뜨면 LH 토지청약시스템을 이용해 분양을 신청하면 된다. 아파트와 달리 청약통장이 필요 없는 데다 유주택자도 얼마든지 신청 가능하다. 단 청약은 1인 1필지만 가능하고 당첨자는 추첨을 통해 뽑는다.
수도권 택지지구의 경우 적게는 3.3㎡당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다양하다. 지방의 경우도 3.3㎡당 100만~200만원 선이면 분양받을 수 있다. 이후에 드는 건축비는 3.3㎡당 400만~500만원 안팎으로 수분양자가 부담한다. 지역별로는 이미 한 차례 인기를 끈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 외에도 하남 미사강변도시 공급 물량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연내 공급 일정과 분양가는 오는 3월 10일 발표될 예정이다.
부동산 개발업체(시행사)들이 선보이는 단독주택 용지도 눈여겨볼 만하다. 시행사가 단독주택 수십 가구를 미리 지어놓고 팔기 때문에 단독주택 신축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경기 수원 광교신도시에서는 시재건설이 단독주택 용지 ‘하이빌리지’ 34필지를 공급할 예정이다. 시재건설이 도로와 토목공사를 끝낸 뒤 필지 분할해 일반에 분양하는 땅이다. 대지면적은 238~495㎡ 땅에 건폐율 50%, 용적률 80%를 적용받고 최고 3층까지 집을 올릴 수 있다. 영동고속도로 동수원IC, 용인~서울 간 고속도로 광교상현IC 등을 통해 서울 강남으로의 이동이 편리하다.
▶지난해 단독주택 13만가구 거래
수도권 거래량은 1년 새 52% 급증
인천 청라국제도시 베어즈베스트청라골프장에서는 단독주택 용지 ‘더카운티2차’ 145필지가 공급된다. 필지당 대지면적은 평균 530㎡ 내외다. 앞서 공급된 더카운티1차는 3.3㎡당 533만원(평균 7억5000만원) 수준에 공급됐다. 용지 매입 후 직접 설계를 통해 건축물을 개별 시공할 수 있다. 토지 매입비에 건축비를 합친 총 예상 비용은 10억원가량이다. 공항철도 청라국제도시역과 경인고속도로 직선화도로, 공항고속도로 청라IC 등을 통해 서울 접근이 편리한 입지다.
하지만 자금 여력이 부족한 이들에겐 신축 비용 부담이 만만찮다. 서울처럼 도심 속 단독주택이라면 더욱 그렇다. 이 경우 실수요자나 개인 투자자들에겐 단독주택을 사들여 개조하는 리모델링도 신축 못지않게 인기다. 낡은 집을 허물지 않고 잘만 고치면 좀 더 나은 값에 되팔거나 더 높은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단독주택을 구입해 리모델링할 생각이라면 가장 먼저 활용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
우선 단독주택을 사들여 직접 살기 원한다면 들어선 지 30년 이상 된 주택가에서 싼 매물을 구하기 쉽다. 서울 성북구 장위동, 도봉구 쌍문동, 은평구 불광동, 성동구 금호동, 동대문구 청량리동 등이 대지면적이 100㎡ 안팎이면서 3억~6억원대에 단독주택을 사들일 수 있는 지역. 장위동 북서울꿈의숲 인근 대지면적 112㎡, 연면적 72㎡의 1층 단독주택의 경우 3억2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불광동 내 대지면적 66㎡, 연면적 62㎡의 2층 단독주택은 최근 3억4000만원에 팔렸다.
리모델링한 집을 임대하길 원한다면 대학생 수요를 기대할 수 있는 관악구 신림동과 봉천동 일대 단독주택 시세가 3억~6억원대로 저렴한 편이다. 최근 신림동에는 3층 단독주택이 5억2000만원에 매물로 나왔다. 집주인은 3층에 직접 거주하면서 아래층을 매월 100만원씩 받으며 세놓고 있다. 강남 출퇴근 수요자를 노릴 수 있는 송파구 일대 9억~15억원대(대지면적 200㎡ 기준) 단독주택을 눈여겨볼 만하다. 임대할 목적으로만 단독주택을 알아본다면 단독주택이더라도 다가구로 나뉘어 있는 주택을 골라야 리모델링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단독주택을 리모델링할 때 따져봐야 할 점은 주택의 노후화 정도나 관리 비용이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단독주택은 공동주택에 비해 난방이나 보안시스템이 취약해 매입 후에도 손이 많이 간다. 저렴하다는 이유만으로 무턱대고 낡은 단독주택을 사들였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다운 기자 jeongdw@mk.co.kr / 사진 : 김성중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848호 (2016.03.09~03.1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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