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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 전쟁중인 세계..韓통신 등 차세대 기술서 선두권[테크전쟁 선진국의 탄생]

IT·가전·통신·과학

by 21세기 나의조국 2022. 6. 13.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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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 전쟁중인 세계..韓통신 등 차세대 기술서 선두권[테크전쟁 선진국의 탄생]

임혜선 입력 2022. 06. 13. 11:31 수정 2022. 06. 13. 12:38 
 
스마트폰 가격 30%가 특허 로열티
한국, 선언 표준 특허 세계 3위
최초 상용화 5G서 기술 우위 선점
국제표준 제정 과정서 목소리 커져
ITU-T 총회서 세계2위 의장단으로
삼성·LG·SKT·KT 등 국내기업들
6G·양자기술 시장 선점에도 총력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 ‘표준’이 산업 경제와 기업성장을 견인하는 국가 경쟁력의 핵심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세계 각국은 차세대 산업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총성 없는 ‘표준 전쟁’ 중이다. ‘표준’은 제품 개념 방법 절차 등을 이해관계자의 합의에 근거해 통일 단순화한 규정이다. 무선통신·컴퓨터·휴대폰 충전기·와이파이 통신·문서포맷 등 생활과 가까운 곳에서 다양한 표준이 존재한다.

기술 선도, 시장을 만든다

 

미국 통신장비업체 퀄컴은 2G 이동통신 도입과정에서 부호분할다중접속방식(CDMA) 기술을 국제표준화하고 표준특허로 반영했다. 퀄컴은 표준 특허를 바탕으로 연간 10조원의 라이선싱 수익을 얻는다. 현재 모든 휴대전화 제조사들은 퀄컴의 표준특허에 도매가격의 2.5~5%를 지불한다. 표준 특허는 사실 표준화 기구에서 제정한 표준기술을 포함한 특허다.

 

한국은 2019년 4월3일 ‘5G 세계 최초 상용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2012년부터 선행연구를 통해 5G 국제 표준화 작업에 참여한 삼성전자는 한국의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통신 후진국이었던 당시 삼성전자는 무시와 불신 속에서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국제 기구와 각국 정부의 문을 끊임없이 두드렸다. 그 결과 삼성전자는 5G 표준특허를 세계에서 2번째로 많이 확보했고, 세계 유수기업에 수조 원대의 장비를 수출하고 있다.

 

기술 선도국은 축적된 경험에 기초해 표준화 작업을 통해 새 표준을 정립하면서 시장 지배력을 높이는 반면 추격국은 표준 특허에 대한 로열티를 지불할 뿐만 아니라 기술 주도권 경쟁에서 뒤처지게 된다. 한 연구에서는 400달러짜리 스마트폰에 포함된 표준특허에 대한 로열티는 스마트폰 가격의 30% 이상에 달한다고 추정한다.

 

한국은 기술 선도국인가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은 세계 5대 표준화기구에 신고한 선언 표준 특허가 2만616건으로, 전체건수 대비 17.2%를 차지하며 중국·미국에 이어 세계 3위를 기록했다. 2016년보다 1계단 상승한 결과다. 세계 5대 표준화기구는 국제표준화기구(ISO),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국제전기통신연합(ITU), 국제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 유럽전기통신표준기구(ETSI) 등이다. 기업별로 보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표준특허수 1만78건, 8140건을 기록하며 각각 4위와 5위에 포진돼 있다. 1~3위는 퀄컴, 노키아, 화웨이 등이다.

 

국제표준 제정 과정에서 한국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표준을 결정하는 중요한 자리에 진출했다는 건 세계가 우리의 기술력을 인정한다는 방증이다. 주요직에 우리 인사들이 포진해 있으면 표준화를 결정하는 데 있어 국내 기업의 의견을 반영할 때 유리하다. 국가기술표준원 통계 자료를 보면 한국의 국제표준 제안 건수는 지난해 말 누계 기준 1153건으로 젼년보다 80건 증가했다. 국제표준 제정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기술위원회(TC), 분과위원회(SC)의 의장·간사·컨비너 수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도 전년 대비 6명 늘어난 243명이 임원직을 수임했다.

 

차세대 통신 2위 의장단 국가로 성장

 

특히 이동통신사업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한국은 지난 3월 개최된 ITU-T 총회에서 역대 최대인 10석의 의장단을 확보해 세계 2위의 의장단 수임(288석 중 18석) 국가로 격상했다. ITU-T는 유엔(UN) 산하 ICT 표준화 전문기구인 ITU의 통신 표준을 개발하는 단체다. 고상원 정보통신정책연구원 국제협력연구본부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인공지능 거버넌스 작업반(WPAIGO) 부의장으로, 김형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소장은 ITU의 사물인터넷(IoT) 및 스마트시티 분야 국제 표준화 그룹(ITU-T SG20) 의장으로 선출됐다. 정보보호 연구반(ITU-T SG17) 의장에 염흥열 순천향대 교수가 포진해 있다. 역사상 최초로 ITU 사무차장에도 도전한다. 이재섭 현 ITU 사무국장은 오는 9월에 개최되는 ITU 전권회의에서 이뤄지는 최고위직 선거에 사무차장직에 입후보했다.

 

끊임없는 기술 개발과 표준화 작업에 참여하면서 한국은 5G 세계 최초 상용화에 성공, 5G 표준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했다. 한국은 5G 분야에서 표준 특허 점유율(25.42%)이 중국에 이어 세계 2위다.

SKT·KT 양자기술 선도

세계 국가 및 기업들은 미래 산업 경쟁력의 게임체인저로 꼽히는 양자기술과 6G 시장 선점 경쟁에 돌입했다. 한국은 양자기술 개발에 총력을 쏟고 있다. 양자기술은 양자중첩, 양자얽힘, 불확정성 등 에너지 최소 단위인 양자의 물리학적 특성을 이용한 차세대 정보 기술로 초고속 대용량 연산 및 암호통신이 가능하다. 양자컴퓨팅·양자통신·양자센서로 세분화된다. 정부는 2030년까지 양자기술 4대 강국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기업들과 협업하고 있다.

 

우선 IEC ‘양자기술 표준화평가그룹(SEG)’ 의장에 박성수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단장이 선임, 한국이 양자기술 신규 표준화 과제를 주도할 수 있는 입지를 확보했다. SEG는 IEC 내 기존 표준화위원회에서 담당하지 않는 신규 표준화 과제를 추진하는 특별 조직이다. SK텔레콤과 KT 등 국내 통신사들도 기술 확보에 총력을 쏟고 있다. ITU-T에서 표준으로 제정했거나 혹은 연구 평가하고 있는 양자암호통신 네트워크 관련 기술은 31개다. 이 중 35%가 KT 주도로 표준화가 진행되고 있다. KT는 ITU 900여개 회원사 중 가장 많은 11건의 양자암호통신 네트워크 관련 표준들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 SK텔레콤이 소속된 ITU-T 정보보호 연구반(SG17)에서 제안한 양자기술(QKD)를 활용한 하이브리드 키 교환 방법도 국제 표준으로 채택됐다.

 

삼성, 6G도 ‘세계 최초’ 넘본다

 

6G는 5G보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최대 5배 빠른 차세대 통신기술이다. 6G가 상용화되면 초당 100기가바이트 이상의 전송 속도를 낼 수 있다. 정부는 2026년까지 세계 최초로 6G 기술 시연 성공을 목표로 잡았다. 이를 위해 2025년까지 관련 기술 개발에 2000억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삼성과 LG 등 기업도 6G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9년 5월 삼성리서치 산하에 차세대통신연구센터를 설치하고 6G 선행 기술 연구를 시작했다. 지난 5월 제1회 삼성 6G 포럼을 열고 관련 기술 성과도 공개했다. LG도 지난해 6월 미국통신산업협회(ATIS)가 주관하는 넥스트 G 얼라이언스 의장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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