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동계올림픽을 통해 바라 본 '한반도 공동올림픽'
[좋은나라이슈페이퍼] 한반도 공동올림픽을 유치할 때 생각할 다섯 가지
지금 중국에서는 베이징동계올림픽이 한창 열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올림픽이라는 메가스포츠 이벤트는 전 세계인의 관심을 끌어 모으지만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의 미국 내 시청자는 1600만여 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더믹의 영향이 큰 것이 사실인데 지난해 도쿄올림픽을 개최한 일본에 이어 국가적 불운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지구촌 곳곳은 모든 면에서 ‘뉴 노멀’이 정착되고 있고, 미중 간의 새로운 국제질서가 모색되는 과정에서 혼란과 충돌이 기다리고 있다. 올림픽 또한 변화의 압박에 노출돼 있는데, 세계를 상대로 한 ‘수십조 원의 국가PR 기회’인 올림픽은 여전히 중요하다.
베이징동계올림픽은 외교적 실패, 환경적 파탄, 폐쇄적 문화, 배타적 무례라는 단어로 인식되면서 실패한 올림픽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한반도 내에서 평화공존을 위해 남북(서울-평양)의 공동올림픽을 유치하려 한다면 우선적으로 국민적 합의(consensus)를 끌어내는 과정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또 세계인들로부터 동의를 얻는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 저비용 고효율의 경제적 올림픽이라는 원칙도 중요하며 환경적 측면을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준비과정과 단일팀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미리 원칙을 정해 놓고 진행할 필요가 있다. (필자)
지금 중국에서는 베이징동계올림픽이 한창 열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올림픽이라는 메가스포츠 이벤트는 전 세계인의 관심을 끌어 모으지만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의 미국 내 시청자는 1천600만여 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더믹의 영향이 큰 것이 사실인데 지난해 도쿄올림픽을 개최한 일본에 이어 국가적 불운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지구촌 곳곳은 모든 면에서 ‘뉴 노멀’이 정착되고 있고, 미중 간의 새로운 국제질서가 모색되는 과정에서 혼란과 충돌이 기다리고 있다.
올림픽 또한 변화의 압박에 노출돼 있는데, 세계를 상대로 한 ‘수십조 원의 국가PR 기회’인 올림픽은 여전히 중요하다. 베이징동계올림픽은 외교적 실패, 환경적 파탄, 폐쇄적 문화, 배타적 무례라는 단어로 인식되면서 실패한 올림픽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한반도 내에서 평화공존을 위해 남북(서울-평양)의 공동올림픽을 유치하려 한다면 우선적으로 국민적 합의(consensus)를 끌어내는 과정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또 세계인들로부터 동의를 얻는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 저비용 고효율의 경제적 올림픽이라는 원칙도 중요하며 환경적 측면을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준비과정과 단일팀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미리 원칙을 정해 놓고 진행할 필요가 있다.
‘봄이 왔지만 봄이 온 것 같지 않다(春來不似春)’는 고사성어도 있지만. 지금 열리고 있는 베이징동계올림픽이 딱 그런 느낌이다. 올림픽이라면 많은 사람들이 흥미를 보이고 입에 올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한국은 물론이고 세계적으로도 올림픽 열기가 뜨겁지 않다. 미국 NBC방송국이 중계한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식의 미국 내 시청자가 1천600만여 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고 한다. “(NBC가 중계한 역대 올림픽 중)도쿄올림픽이 가장 주목받지 못한 올림픽이란 발언을 취소한다.
베이징이 더 할 것이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지난 도쿄하계올림픽은 미국 NBC 방송망과 스트리밍 서비스를 포함한 디지털 플랫폼의 프라임타임 시청자수는 런던올림픽의 절반에 불과했다. 리우올림픽의 2천670만 명 보다 1천120만 명이 적은 1천550만 명에 그쳤다(평창동계올림픽의 미국 내 시청자수는 2천800만 명이었다). 무엇보다도 올림픽 유치 당시에는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19 팬더믹의 영향이 큰 것이 사실인데 일본에 이어 국가적 불운이라 할 수 있겠다.
지금은 지구촌 곳곳의 관습과 제도 등 일상의 모든 면에서 ‘뉴 노멀’이 정착되고 있어 혼란스럽다. 미국과 중군 간의 새로운 국제질서가 모색되는 과정에서 계속될 혼란과 충돌도 앞에 놓여 있다. 올림픽 또한 강력한 변화의 압박에 노출돼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안티 올림픽’이라는 회의적 시선을 극복해야 하고, 이탈하는 젊은 층의 시선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림픽은 여전히 중요하다. 메가 이벤트로서 세계를 상대로 진행하는 ‘수십조 원의 국가PR 기회’이기 때문이다. 지금 한창 열리고 있는 동계올림픽은 평창(2018년 개최)에서 시작해 도쿄(2020년 대회가 공식 명칭이지만 2021년 개최)를 거쳐 베이징에서 끝나는 동북아의 올림픽 시리즈를 완성하는 성격이 기대됐다. 그러나 완전히 단정할 수는 없지만 중국의 정치지도자 시진핑의 의도와 계획은 이미 상당부분 틀어져 성공적인 개최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세계로부터 하루 빨리 ‘빅2’로 인정받고자 하는 중국 공산당의 ‘조급증’과 타민족 위에 군림하려는 듯 한 중국인들의 ‘무례함’ 만이 세계인에게 각인되는 것 같다. 올림픽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올림픽 너머(beyond the Olympics)’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봐야 한다. 이번 베이징동계올림픽의 모습을 통해 향후 한반도에서 열릴 수 있는 남북한 공동올림픽을 위한 시사점을 찾아보고자 한다.
베이징동계올림픽에 대한 인식과 평가
세계를 대상으로 한 독점적인 홍보와 과시의 기회인 올림픽은 언제나 주최국의 의도와 달리 받아들여지기 쉽다. 예를 들어 88서울올림픽은 ‘평화와 번영’이라기보다는 벤 존슨 때문에 ‘도핑’올림픽으로 인식되곤 한다. 이번 베이징동계올림픽을 특징짓는 몇 개의 키워드를 꼽아보자면 외교적 파탄, 환경적 실패, 폐쇄적 문화, 배타적 무례라 할 수 있겠다. 우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파탄 난 야망과 꿈을 들 수 있다. 올 가을 3연임을 결정할 제20차 공산당대회를 앞두고 시진핑 주석은 올림픽을 국내외 정치적으로 활용하려 했다. 베이징 시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동·하계올림픽을 개최하는 ‘신기록’을 세워 내부를 다지고 대외적으로는 중국의 힘을 과시하려 했다. 그러나 서방국가들의 외교적 보이콧으로 대회에 참석한 정상은 파키스탄, 폴란드, 몽골과 중앙아시아 5개국 등 10개국뿐이며 이중 눈에 띄는 인물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 정도다. 중국은 인권탄압을 지적하는 서방국가를 향해 신장 위구르족 출신 선수를 성화봉송 최종주자로 내세우는 등 애써 무시하려했지만 국제 관계의 증진이라는 면에서 대회가 낙제점을 면하기 어렵다. 환경적으로도 이번 동계올림픽은 비판받고 있다. 대표적인 물 부족 국가인 중국이 스키장의 눈을 100% ‘인공눈’으로 채웠기 때문이다.
총 2억 리터의 물이 소요됐는데 축구장 넓이의 수족관 30미터를 채울 수 있는 양이라 한다. 이는 스키종목이 열리는 장자커우가 산악지역이지만 눈이 부족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고 지구 온난화의 결과라지만 대회 준비를 위해 소요된 물과 전기의 소모량은 현 환경적 추세에 역행한다는 평가다. 이번 대회는 ‘폐쇄 루프’ 시스템 속에서 치러진다. 선수와 취재진 등 대회 관계자는 경기장 이동은 모두 정해진 루프 내에서만 가능하며 숙소도 철저히 바깥과 분리됐다. 초청된 극히 일부 인사만 경기를 관람할 수 있고 베이징 시민은 아예 안을 들여다 볼 수 없도록 경기장 등 관련 시설을 둘러 싸 ‘21세기형 죽의 장막‘이 실현됐다. 이 때문에 폐쇄된 올림픽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회 개막전부터 감염자가 나타났고 조직위 공식 앱 ’MY 2022’에 대한 해킹우려 등 공포와 불안이 지배적인 정서다. 또 올림픽에는 언제나 판정 문제가 끊이지 않는데 이번 대회는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 이미 ‘베이징 텃세’로 불릴 정도로 심판판정에 대한 불만이 개막 초부터 터져 나왔고, 정당한 항의에 대한 중국인들의 배타적이고 공격적인 모습은 주최국이 가져야 될 모습에서 꽤나 멀리 떨어져 있다. 이는 페막일까지 시한폭탄처럼 잠재돼 있을 것이고 해당국 스포츠팬은 물론 제3국의 팬에게도 베이징올림픽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반도 공동올림픽을 유치할 때 고려할 몇 가지 내용
한국은 이미 1988년에 하계올림픽을 개최했고, 2018년에는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을 열었다. 그밖에도 일본과의 월드컵 공동개최(2002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2011년),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2019년)과 포뮬러원(F1) 코리아그랑프리, 유니버시아드(2015년 광주, 2003년 대구) 등 굵직굵직한 대회를 개최했다. 이들 이벤트는 국민에게 큰 자부심과 행복감을 안겨주고, 정치적으로도 일정한 성과를 내기도 했지만 경제적으로 큰 손해가 난 실패사례도 있다. 효율성과 효과 면에서 스펙트럼이 넓다. 그렇다면 한반도에서 남북한의 특정 도시 두 곳(예를 들어 서울과 평양)이 공동으로 올림픽을 개최한다면 우리는 무엇을 고려해야 할까. 남북의 긴장완화와 평화정착이라는 관점에서 한반도에서 열리는 공동올림픽은 평화와 대화의 촉매제가 될 수도 있고, 결실이 될 수도 있는 ‘원인과 결과’ 모두가 가능한 소중한 카드다. 한동안 추진 되는듯하다 슬그머니(말 그대로!) 무산된 2032년 공동올림픽 유치 과정의 실패는 반드시 되돌아 봐야 할 것이다. 앞으로 한반도에서 공동 올림픽을 유치를 논의한다면 사전에 고려해야 할 몇 가지 원칙들을 제안해 본다.
첫째, 올림픽 유치에 대한 국민적인 합의(consensus)가 필요하다. 전 세계적으로 대략 2010년 대 이후 올림픽을 위시한 메가스포츠 이벤트에 대한 적극성이 많이 떨어져 있다. 막대한 개최 비용과 환경오염 문제는 물론 교통, 거주환경, 외국인 유입 등 지속 가능성 관련 문제가 크다. 또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오미크론 변이 이외의 감염과 관련된 변수도 이제는 무시할 수 없다. 따라서 MZ세대를 비롯해 연령별, 성별, 지역별로 남북의 특정 도시가 연계된 공동올림픽 유치에 대해 이들로 부터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정치적 논리에서 출발하면 ‘당신들의 축제’가 되지만, 국민적 동의하에 진행되면 ‘우리들의 축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세계인들로부터도 동의를 얻는 과정이 필요하다. 올림픽 유치전의 결말은 IOC 위원들의 개인적 결정에 따라 확정되지만 이들은 세계의 여론과 자국민들의 의사를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다. 필자는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기간에 선수단을 대상으로 한 뉴스페이퍼 발간에 관여한 바 있다. 당시 남북의 공동올림픽 개최에 대해 10여 명의 외국기자들과 인터뷰 했는데, 단 한명도 한반도의 공동올림픽을 일순위로 지지한 기자가 없었다. 부정적인 의견은 “국제 사회가 북한을 받아들여서는 안된다”부터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 등에 우선적으로 기회를 줘야 한다”까지 다양했다. 대회 유치위가 구성되면 왜 한반도에서 공동올림픽이 치러져야 되는지에 대한 논리를 개발해 끊임없이 제공해야 하고 국내 언론도 이를 적극적으로 알려야 할 것이다.
셋째 공동올림픽은 반드시 저비용 고효율이라는 원칙에서 치러져야 한다. 올림픽을 개최 비용에 대한 질문의 답은 계산하는 방법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확실한 것은 ‘최종 비용은 언제나 최초에 제시됐던 금액을 훨씬 상회한다’는 점이다. 지난 평창동계올림픽 진행 비용은 채 3조원이 되지 않았지만 고속철도 등 인프라 건설을 포함하면 14조원에 달했다. 도쿄올림픽은 36조원이 투자됐는데 티켓판매 손실액만 1조원에 가까웠고 베이징동계올림픽은 47조원(385억 달러)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프라 건설에 210억 달러가 투자됐고, 대회 준비 비용 39억달러, 경기장 건설에 38억 달러 등이 들었다. 물론 이미 하계올림픽을 개최하고 다양한 스포츠 인프라가 갖춰져 있는 서울의 경우 긍정적인 측면이 강하다.
넷째 환경 문제를 세심하게 고려해야 한다. MZ세대와 기성세대 간에 가장 큰 괴리감을 보이는 부분은 환경에 대한 관심인 것 같다. 요즘 카페에 갈 때 본인 텀블러를 들고 방문하는 젊은 세대가 많이 눈에 띄는데 이들은 재활용과 쓰레기 처리에도 민감하다. 런던올림픽은 대회 후 경기장을 처리와 관련해 가장 환경적으로 큰 호응을 얻은 성공적인 예다. 경기 시설의 사후처리방안, 전기를 아끼는 조명시설, 오폐수 처리, 경기장 건설시 환경적 재질 등 종합적인 환경계획을 면밀히 갖추고 이를 알려야 한다.
다섯째 종목별로 남북 단일팀을 구성하는 과정에서는 ‘공정과 정의’라는 관점에서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다. 지난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대표팀의 남북 단일팀 구성 과정에서 나타났던 젊은 층의 거부감과 불만은 되풀이 될 필요가 전혀 없다. 지난 2019년 대한언론인회와 한국체육학회, 한국언론학회가 주최한 ‘서울 평양 공동유치를 위한 포럼‘이 있었다. 당시 원고를 준비하며 신문과 방송의 스포츠 기자 5명을 인터뷰 했는데 이들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가 바로 남북 단일팀 이슈였다. 스포츠에서는 ‘이기는 것이 유일한 목표는 아니지만, 그것만이 유일하다’는 말도 있다. 최대의 경기력을 끌어낸다는 점에서, 또 남북한 국민 모두가 한마음이 돼서 응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도, 원칙을 정해놓고 치밀히 준비한다면 불필요한 잡음을 없앨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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