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정 입력 2018.04.28. 12:59
【서울=뉴시스】최희정 기자 = 정부가 동해선 연결, 경의선 현대화 등 남북 간 철도와 도로를 놓는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남북철도가 연결되면 북한을 관통해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교통망이 구축될 수 있다. 새로운 남북 경제협력(경협)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발판이 마련되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에 공동 서명했다.
공동 성명에서 양측은 "남과 북은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공동번영을 이룩하기 위해 10.4선언에서 합의된 사업들을 적극 추진해 나가며 1차적으로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들을 연결하고 현대화해 활용하기 위한 실천적 대책들을 취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의선은 서울과 신의주를 잇는 길이 518.5㎞ 복선철도로, 1906년 4월 개통됐다가 6.25 전쟁이 발발하면서 단절됐다. 그러다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에서 경의선 복원 사업이 논의됐으며, 2003년 6월 남북 공동으로 궤도 연결식이 군사분계선에서 열렸다. 2007년 5월 남북열차 시험운행을 실시하고, 2007년 12월부터 2008년 11월까지 도라산~판문 구간에서 222차례에 걸쳐 정기화물열차를 운행했다.
그러나 2008년 금강산에서 박왕자씨가 피격당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되면서 같은해 12월부터 운행이 중단됐다. 이후 경의선은 10여 년간 방치돼 점검 및 유지보수가 필요한 상황이다.
동해선은 부산에서 출발해 북한을 관통해 러시아와 유럽까지 달리는 노선이다. 남측에서는 강릉∼제진(104㎞) 구간이 단절돼 있다.
손명수 국토교통부 철도국장은 "경의선은 연결이 돼 있지만, 동해선 강릉~재진 구간은 연결이 안돼 있다"며 "남북간 협의를 통해 (성명 내용을) 구체화시킬 계획이다"고 밝혔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출발하는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남북철도(TKR)와 조만간 연결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남북간 철도가 연결되면 그 선(TSR)을 우리가 이용할 수 있다"면서도 "지금 단계에서는 구체적인 사항은 없다. 한참 후 얘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남북간 연결 가능한 노선은 총 4개다. 즉시 운행가능한 구간인 경의선을 포함해 단절구간인 경원선(백마고지~평강 26.5㎞), 금강산선(철원~내금강 116.6㎞), 동해선(강릉~제진 110.2㎞) 등이 있다.
북한은 우리나라와 동일한 궤간인 표준궤로 운영 중이다. 중국과 러시아로 가는 국경열차를 운행하고 있어 경의선을 연결하면 국제노선으로 운행할 수 있다.
TKR이 연결되면 TSR이나 중국횡단철도(TCR), 몽골횡단철도(TMR) 노선을 이용해 유럽까지 사람과 물류를 운송할 수 있게 된다.
지용태 코레일 남북대륙사업처장은 "남북이 연결이 안된 상태에서 TSR, TCR 등의 연결은 무의미하다. 그러나 남북 관계 개선되고 선로가 연결되면 TSR, TCR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며 "동해선 연결 통해서 대륙으로 가기 위한 전진 루트로 삼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남과 북은 성명에서 밝힌 대로 10.4 선언에서 합의된 사업들을 다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당시 양측은 개성~평양 고속도로를 공동으로 이용하기 위해 개보수 문제를 협의하기로 했다.
백승근 국토부 도로국장은 "예전에 하기로 했던 것(10.4 선언 내용)을 재개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라면서 "오늘 남북 합의 사항에 대한 후속 조치에 대해서는 논의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개성~평양 고속도로를 공동으로 이용하려면 먼저 남한의 문산(파주시 문산읍)과 북한의 개성 구간을 연결해야 한다.
문산~개성 고속도로는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내포 나들목(IC)에서 판문점 인근을 지나 개성으로 이어진다. 남한 수원~문산 고속도로(2020년 완공 예정)와 북한 개성~평양 간 놓여있는 고속도로와 연결된다.
지난 2015년 박근혜 정부는 문산~개성을 잇는 고속도로 건설을 추진했으나 2016년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중단됐다.
그러나 이번에 사업이 재개되면 서울에서 문산을 거쳐 개성과 평양으로 가는 고속도로가 수년 안에 개통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도로공사는 지난해말 이강래 사장 취임 이후 개성~문산 고속도로 등 남북 접경지역에 도로를 놓는 전담조직(TF)을 꾸려 대비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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