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성공적인 남북정상회담
풍부한 지하자원, 값싼 노동력
코리아 디스카운트도 해결 전망
경협 확대 후 통일할 경우 효과 극대화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당초 예상보다 더 성공적으로 개최되면서 조심스럽지만 통일이 다가오는 것 아니냐는 기대까지 나오고 있다. 당장 통일까지는 어렵겠지만, 화해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경제협력을 확대할 경우 북한의 값싼 노동력과 풍부한 지하자원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계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북한에 매장된 광물 자원 잠재 가치는 적게는 3200조원많게는 1경1700조원까지 추정하고 있다.
728개 광산(금속광 260개, 비금속광 227개, 석탄광 241개)에서 42개 광종이 채굴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마그네사이트, 철광석, 금 매장량은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미국 경제 매체 '쿼츠(Quartz)'는 "북한을 번영 국가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광물자원과 관련해선 부유한 국가"라며 북한에 매장된 광물 자원 가치를 최대 10조 달러까지 예측했다. 반면 북한 당국은 막대한 광물자원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국가 재정의 빈곤, 외국 기업의 투자 기피, 전력 인프라 미비, 미미한 산업 수요 등이 발목을 잡기 때문이다. 광산 가동률도 대부분 50%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렴하면서도 의사 소통이 자유로운 노동력은 우리 기업들이 굳이 해외로 생산 공장을 옮기지 않아도 되는 이점이다. 이미 경제계는 개성공단을 통해 그 잠재적 노동력을 확인했다. 중국, 베트남 노동자 보다 일하는데 훨씬 수월하다. 이와 함께 인구 2500만명이 추가되면서 8000만명의 내수 시장을 확보하게 된다.
중단된 개성공단 수준의 남북 경협만 재개될 경우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최소 3조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개성공단에 기업들이 입주를 시작한 지난 2005년 남북교역액이 처음으로 10억달러를 넘어섰고, 개성공단 폐쇄 직전인 지난 2015년에는 사상 최대인 27억1400만달러를 기록했다. 개성공단이 폐쇄되지 않았다면 매년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경제계는 지난해 북한의 잇단 도발로 높아졌던 한반도 긴장감이 한층 더 낮아져 그동안 한국 금융 시장에 악영향을 줬던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걷힐 것으로 전망한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JP모건은 ‘정상회담에 따른 한국 증시의 잠재적 결과와 함의’ 제목의 보고서에서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한국 주식시장 저평가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만큼 북한과의 관계개선은 주식시장 가치 향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통일이 된다면 경제 효과와 경제 비용은 얼마나 될까. 2015년 12월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남북교류협력 수준에 따른 통일비용과 시사점'보고서는 남북한이 2026년 평화통일을 한다고 가정한 뒤 2016~2025년 10년간 남북한 경제협력 수준에 따라 상이한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2026년 통일 이후 북한의 소득 변화와 통일비용을 각각 계산했다.
통일준비 10년간 남북한 경제협력 시나리오는
▲제한적 교류협력만 하며 교착상태 유지
▲식량, 의료, 농업개발 지원 등 적극적 의미의 인도적 지원 확대
▲인도적 지원에 덧붙여 사회간접자본 투자(도로·철도·북한 경제특구 개발 참여·개성공단 확대) 등 경제적 투자 활성화 등 세 가지다.
통일비용은 현재 남한의 5% 수준인 북한의 1인당 소득이 2/3 수준까지 높아져, 2012년 기준 남한의 지역간 소득격차 수준(68.2%)에 이를 때까지 들어가는 비용으로 추정했다.
분석 결과 2026년 통일 이후 북한의 1인당 소득이 남한의 2/3 수준으로 높아지는 시점과 통일비용은 시나리오1의 경우 2076년(50년 소요)과 4822조원이고, 시나리오 2는 2065년(39년 소요)과 3100조원, 시나리오 3은 2060년(34년 소요)과 2316조원으로 각각 추정됐다. 결국 남한이 대북 경제협력을 활성화할 경우 북한의 소득수준을 가장 빠르게 증가시키고, 통일비용도 현 상황(대치상태)을 유지하는 것에 비해 2500조원 정도 적게 들어간다는 뜻이다.
반면 2014년 국회 예산정책처가 발간한 ‘한반도 통일의 경제적 효과’에서는 2015년을 통일 시점으로 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이전까지 1조4000억달러(약 1500조원)였던 GDP는 5조5000억달러(약 5900조원)로 증가하고, 1인당 GDP는 2만9000 달러에서 7만9000 달러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는 5000만명에서 8000만명 가까이로 느는 것으로 되어 있다.
단순 비교해봐도 지금처럼 경제협력을 강화한 뒤 통일을 할 경우 경제적 효과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에 분단으로 소요되는 국방비용이나 젊은이들이 군대에서 보내는 사회적 비용까지 고려한다면 통일하지 않고 지내는 것도 이미 상당한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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