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실용한옥에서의 하룻밤 수애당은 납북된 독립운동가 수애 류진걸(水涯 柳震杰)이 1939년 부모님을 편히 모시기 위한 효심에서 지은 사가이다. 건축주의 호를 따라 당호를 수애당이라고 지었다.
임하댐 건설로 수몰지역에 있던 것을 1987년 현재의 위치로 이전하게 됐다. 경사지에 위치한 건물을 평지에 세워 원래보다 약 2~3m 낮아졌다고 한다.
틀어짐이 없다는 춘양목으로 지은 건물은 모두 3동 29칸으로 원래의 모습을 거의 완벽하게 보존하고 있어서 조선 말기의 건축 양식을 제대로 볼 수 있다.
수애당은 건립 이후 73년 동안 한 번도 집이 비워졌던 적이 없다. 그러다 보니 집안 구석구석에는 선조 대대로 사용하던 손때 묻은 살림살이들이 많이 눈에 띈다.
지금은 안채 안방에서 태어나서 학창 시절까지 생활했던 후손 류효진 씨가 귀향을 해서 부인 문정현 씨와 함께 수애당을 지키고 있다.
고택의 고풍스러운 정취에 젊은 후손의 현대적인 미적 감각이 더해져서 한옥의 아름다움과 우수성이 잘 표현되어 있는 곳이다.
한국 문화를 세계에 널리 알리는 문화 사절로서의 고택체험
전원 풍경의 한복판에 사뿐히 앉아 있는 수애당은 대문을 나서면 아름다운 임하호가 한눈에 펼쳐진다. 수애당은 유교 문화의 본고장인 안동에서 옛 것을 제대로 체험할 수 있도록 새롭게 꾸며진 전통 문화 체험장이라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여행 프로그램으로 도시민과 외국 관광객에게 한국적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체험 프로그램으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현재 수애당을 지키고 있는 후손 류효진 씨와 문정현 씨 부부는 2001년 5월부터 한옥 체험장을 운영, 한옥의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는 민간인 문화 사절단 역할을 해내고 있다. 현재 온라인 카페나 입소문을 타고 수애당까지 찾아오는 외국 손님들이 부쩍 많아졌다. 이는 오래된 친구처럼 아늑한 느낌을 주는 고택의 매력 때문이 아닐까. 손때 묻은 전통가구로 장식한 방과 마루, 꽃과 나무들로 가꾸어 놓은 담과 대문에서 수애당을 지켜내는 후손의 정성과 따뜻한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양반가의 의식과 권위를 상징하는 공간
남향의 우측 대문채를 들어서면 담장으로 구획된 장방형의 행랑마당이
나타나며, 담장 사이로 난중문을 들어서면 '一'자형의 안채(정침)과 'ㄱ'자형의
중간채(고방채)가 안마당을 사이에 두고 서향하여 자리 잡고 있다. 안채는 정면
7칸, 측면 2칸의 규모로 팔작지붕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각을 낸 문살의
문양이 일반 가옥에 비해 특이하고 널찍한 대청마루와 부드러운 처마에서
양반가의 기품이 두드러진다. 특히 대청마루는 상류주택의 의식과 권위를
표현하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대청에서 안채의 방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
여름철에는 서까래 밑에 내려진 들쇠를 걸어올려 통풍이 잘 되도록 하고
겨울철에는 분합문을 닫아 추위를 막는다. 대청 바닥에는 우물정(井)자 구조의
우물마루가 정갈하게 깔려있다. 사람의 손때가 묻은 마루는 반들반들하다.
류효진 씨와 문정현 씨 부부는 수애당의 안채는 해질녘에 제일 예쁘고,
어디서 보던지 창 밖의 경치가 눈과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곳이라고
자랑했다.각을 낸 문양이 특이한
안채 대청마루 문살과 문고리
세월이 흐르는 나무결과
광택으로 아름다운 안채 대청마루
풍성한 내면을 지닌 공간
수애당 입구인 대문채는 5칸 규모의 솟을대문으로 드라마 사극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대문인데, 중앙에 우뚝 솟아있는 모습이 양반가의 위풍을 당당하게 전해준다. 대문을 중심으로 좌측에는 외양간과 창고를 두고 우측에는 통간 온돌을
두었다. 솟을대문을 지나면 중문이 나온다. 문에서 문으로 이어지는 길 옆에
야생화들이 소담스럽게 피어있다. 안채 앞의 중간채(고방채)는 합각지붕으로
정면 10칸의 ㄱ자형으로 건축되었으며 외벽은 담장의 구실을 하고 있다.
모든 방과 대청마루에는 황토를 발라 예스러움이 묻어난다.
광목천에 목화솜을 넣고 전통 수예로 디자인을 한 침구류, 창호지로 만든
전등 갓, 전통 문양으로 장식한 소품들이 현대식 인테리어와 접목되어
수애당만의 개성을 살려준다.
대문 전경
중간채 작은방 창밖풍경
중간채 마루방 내부와 침구류
고택의 운치와 정성이 가득한 곳
'한옥은 보는 것이 아니라 직접 체험해보는 문화재'라는 주인 부부의 소신대로
9개의 방이 모두 온돌방이다. 일 년 중에 한여름만 빼고 직접 아궁이에 군불을
때서 난방을 하므로 한국 온돌문화의 진수를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다.
뜨끈한 아랫목에서 자고 일어났을 때 느끼는 개운한 기분은 도시에서는
경험하지 못한 또 다른 청량감을 준다. 주인 부부는 수애당을 찾아 온
이들이 고택이 주는 운치뿐만 아니라 행복한 추억거리를 가지고 돌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베개 높이부터 방 온도까지 세심하게 정성을 들인다.
그러다 보니 수애당은 한 번 왔던 사람들이 그 쾌적함과 편안함에
반해서 오고 또 오는 고택이다. 군불때는 류호진씨
생생한 조선시대 속으로
수애당 곳곳에 남아 있는 골동품과 전통 건축물은 조선시대 생활상을 알 수 있는
훌륭한 학습 자료로 활용된다. 마당에 나와 있는 농사도구나 생활용품들,
방이나 마루에 주욱 늘어선 세간이나 서화 등은 당시 선조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게 잘 전시되어 있다. 또한 예약을 하면 솟대 만들기,
한지 손거울 만들기, 다도체험 등을 할 수 있으며 마당에서 투호, 널뛰기,
굴렁쇠 등 민속놀이를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해질녘, 주인아저씨가 방마다
아궁이에 군불을 지피기 시작하면 나무 타는 향긋한 내음이 수애당 전체에 퍼져
나간다. 온 가족이 아궁이에 군불을 지피면서 담소를 나누기도 하고 감자나
고구마를 구워먹기도 한다. 한복을 입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직접
대여서비스를 해주고 있는데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좋다.
문정현씨가 만든 한지공예품(손거울)
전통 양반가의 아침상
수애당은 다양한 전통 문화를 편안하게 체험할 수 있는 곳으로 알려지면서
아이들과 함께 오는 가족들이 많은 편이다. 특히 양반가의 식문화를 체험하고
싶은 이들은 아침밥을 꼭 먹는 것이 좋다. 수애당의 아침상에는 안동의 특산물인
간고등어를 비롯해 직접 기른 제철 채소로 만든 반찬들이 7~8가지 올라온다.
대청마루 위에서 잔칫날처럼 푸짐하게 차린 교자상에 옹기종기 둘러앉아
아침을 맞을 수 있다. 맛있게 먹다 보면 어느새 양반집의 아침상에 배인
멋과 흥취에 빠져들게 된다.
수애당 아침밥상
중앙고속도로 → 서안동IC → 경서로 → 경동로 → '지례예술촌, 용계은행나무' 방면
→ 수곡용계로 → 고천덕강길 → 수곡용계로 → 수애당
안동버스터미널 → 터미널 정류장에서 영덕, 주왕선 방면 직행버스 → 임동 정류장→ 수애당
안동역 → 교보생명 정류장, 33번 승차 → 수곡교 → 수애당
양반밥상은 월영교 입구에 조성된 상가에 자리 잡고 있으며 안동 간고등어 전문 음식점으로 유명하다. 안동 간고등어는 경상북도 내륙에 위치한 안동 사람들이
교통편이 원활하지 않아 물류 이동이 어렵던 시절, 고등어의 부패를 막기 위해 탄생한 선인들의 비법이었다. 생선은 본래 상하기 직전에 나오는 효소가 맛을 좋게
하는데 인근의 바닷가에서 임동면 채거리 장터로 가져오면 고등어는 뜨거운 날씨를 견디면서 뱃속의 창자가 상하기 마련. 채거리에서 창자를 제거하고 뱃속에 소금을
한 줌 넣어 팔았는데 이것이 얼간재비 간고등어이고, 임동면에서 다시 걸어서 안동장에 이르러 팔기 전에 한 번 더 소금을 넣은 것이 안동 간고등어이다. 고등어 배를
따고 1차 염장한 뒤 다시 2차 염장을 하여 일정 기간 숙성시켜 만드는 안동 간고등어는 소금의 작용으로 인해 맛이 좋아지고 육질이 쫄깃쫄깃해지며 특유의 비린내도
줄어들어 찜, 조림, 구이 등 어떤 요리에도 알맞게 어울린다.
까치구멍집은 유교의 본 고장인 안동의 전통 맛집으로, 30여 년의 세월 동안 한결 같이 헛제사밥의
담백하고 깔끔한 맛을 지켜 온 향토음식점이다. '헛제사밥'은 우리 제사 음식 문화에서 가져온 것으로
제사가 끝나면 친지 가족들이 함께 모여 앉아 제사상에 올랐던 음식을 나누어 먹는 음복에서 유래됐다.
'헛제사밥'은 제사상에 올랐던 나물 등을 밥에 비벼 비빔밥처럼 만들어 먹었던 것을 제사가 없는 날에
제사 음식처럼 차려 먹는다고 해서 이름 붙여졌다. 옛날 글 공부를 하던 선비들이 허기를 달래기 위해
밤참으로 제삿밥과 같이 만들어 먹던 것에서 시작된 헛제사밥은 유교의 고장인 안동의 고유 음식 문화를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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