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송하비결의 재해석
2012.11.27.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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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운명을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
제가 운명에 관심을 갖게된 이후에 동양철학 즉 사주추명학같은것을 공부하게 된 시기가 대략 고교1년때 부터였던것같습니다. 남들 서울대간다고 열심히 공부할때 나는 사주공부하고 있었으니 성적은 대략 난감하게 추락했고요 ㅎㅎ
그러다보니까 실제적으로 고급의 사주추명학, 자미두수를 제대로 공부할 기회가 되었던 29세 무렵에는 이미 12~13년정도의 구력으로 사주추명학을 독학한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아무래도 흡수가 빨랐고 진도가 많이 나갔겠지요.
언젠가 다른분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이야기한것같지만, 저는 이 보통의 사회에서 별로 관심을 갖지 않는 마이너리그의 학문들을 좋아합니다. 만약 다시 대학을 가라고 하고 학과를 선택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별 고민없이 저는 사학이나 한문학이나 또는 수학공부 좀 열심히해서 지질학이나 천체물리학을 공부했을것 같습니다.
2012.9.13 노르웨이
20여년의 세월을 지나와 보니, 그때 그 학문을 공부했더라면 오히려 지금의 저에게 몇배더 도움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물론 뭐 사학이나 한문학은 과거 역사의 자료를 읽는데 필요한 학문이고, 천체물리학이나 지질학은 자미두수를 뒷받침하거나 또는 미래에 발생할 재난에 대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유없이 선택하는건 아니겠지요.
제가 수십년동안 이 학문을 취미삼아 공부해오면서 받은 질문중에 가장 많은것이, 바로 아래와 같은 질문입니다.
- " 운명이란건 바꿀수 없는건 아니지요? 자신이 노력하면 얼마든지 바꿀 수 있는것 아닙니까?"
저는 대개의 경우 이렇게 설명을 해주곤 했습니다. 동서남북으로 놓여져있는 홈통에 구슬을 굴려봐라, 남쪽으로 굴린구슬이 북쪽으로 갈 수는 없다. 그러나 홈통의 좌측에 더 붙어서 갈 수도 있고, 우측에 더 붙어서 갈 수는 있을거다. 운명이란 이 홈통처럼 정해진 길이며 자신의 의지로 바꿀 수 있는 운명이란 것은 제한적인 것이다 라고 말입니다.
그러면 인간의 노력, 의지로 운명을 바꿀 수 없다면 너무 불합리한것 아닌가? 모 종교에서는 평생 악행을 했더라도 마지막 순간에 회개만 하면 바로 천국으로 간다는데 그것이 더 합리적인것 아니겠는가? 마음이 회개했는데....
만약 우주의 진실이 그렇다면, 즉 온갖 악행들도 한순간의 마음돌림으로 지워져버릴 수 있는것이라면 아마 나는 그 종교를 선택했을 것입니다. 편리하니까.
그러나 이 세상은 인과응보, 즉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다하는 인과의 법칙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이것은 물리학의 원리이기도 합니다. 죄를 지었으면 그사람이 어떤사람이건 간에 현생에서는 요리조리 빠져나갈 수 있을지 모르나 다음 생에서는 피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합리적이기 때문에 저는 운명을 선호합니다.
석가모니가 길을 가는데 석가모니를 시기하는자가 산위에서 돌을 굴려서 발등을 크게 다쳤습니다. 그때 제자들이 크게 놀라고 분노하면서 그자를 잡아서 벌주자고 하였겠지요. 그때 석가모니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것 또한 내 전생의 업보이다" 받을것을 받았으니 개의치 말라는 뜻입니다.
우주 궁극의 깨달음에 다다르고 부처가 되었다는 석가모니조차도 작은 전생의허물을 피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운명을 사랑합니다.
운명을 바꾸고 싶다면, 원인을 바꿔야합니다. 운명이란 결과가 아닙니까?
당연히 결과를 바꾸고 싶다면 원인을 바꿔야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살아가면서 행하는 모든일은 훗날 어떤일의 결과가 됩니다. 그러므로 어떻게 행하는가 하는것이야 말로 모든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는 행위가 되는것입니다.
불교에는 잘알려지지 않은 경전이지만 '전생경'이라는게 있습니다. 과거에 어떤일을 행하면 현생에 어떤모습이 되는지를 대충 알려줌으로써 경각심을 주고자한 말씀인데, 이런이야기가 있습니다.
전생에 아내를 칼로 찔러죽인자는 그 손이 오그라들어 붙어서 태어날것이며, 전생에 권세를 믿고 남을 한없이 깔보던자는 난장이로 태어나 평생을 남을 우러러 쳐다보며 살아야 할것이다. 또한 독을 풀어 짐승을 사냥한 자는 금생에 독을 마시고 죽음에 이르게 될것이다.
이는 무슨 예언이 아니라 그냥 당연한 원인과 결과를 나열한것입니다. 그런데도 이것을 보고있는 사람들은 화들짝 놀랍니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전생과 내생, 과거와 미래에 대해서 아무런 인식도 없이 살아가기 때문에 놀라는 것입니다.
사실 이것은 종교나 철학의 문제가 아니라, 보편적 진리, 합리적 사실에 가깝습니다. 제가 불교라는 종교를 옹호하자고 하는것이 아니라, 그 종교가 가진 바탕에 있는 합리성을 좋아하기때문에 불교철학을 공부한것이고요. 사실 저는 일년에 한번도 제대로 절에 안가는 사람입니다. 종교도 합리적이면 믿고 합리적이지 않은것은 취하지 않습니다.
가장 비합리적일것같은 운명, 사주, 동양철학, 자미두수를 이야기하면서 저는 가장 합리적이라고 말합니다. 시간의 학문이기때문이지요.
전생에 우리가 행한 모든 원인은 그 결과로써의 데이타를 우리가 태어난시간에 함축하고 있습니다. 즉 삶이란것은 아무런 인과관계없이 우연하게 태어난것으로 생각할지 모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고 우리는 과거의 시간, 과거의 생으로부터 모든것을 이어받아서 그시간에 태어나야만할 '숙명'을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어떻게 조작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그러면 운명에 대처하는 우리의 성숙한 자세는 무엇인가? 저는 여러분이 여기에서 저를 만난것 그리고 저를 통해서 이러한 학문(예를들면 자미두수)에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된것도 역시 여러분과 저사이의 운명이라고 믿습니다.
서양에서는 점술가와 정신과의사를 미신과 학문의 경계로 나누지만, 동양에서는 그 둘은 하나입니다.
즉 상대방의 운명을 풀어주는 행위를 하나의 카운셀링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그 풀이가 거의 맞지 않는 대부분의 점쟁이들도 찾아온 사모님들의 온갖 고민을 들어주고 위로해주는 '카운셀러'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사람들이 없으면 기구한 팔자를 누구에게 가서 맘터놓고 하소연할 수 있겠습니까 ㅎㅎ
그러나 저는 현직 '점쟁이'가 아닙니다. 학문적으로만 그리고 합리적인 부분만 취하는 사람이지요. 그렇기때문에 여러분이 저와 대화하는것은 어찌보면 더 자연스러울 수 있습니다.
우선은 여러분 자신의 운명이란것, 적어도 내가 어떤형태의 흐름을 타고 있다는것 정도는 그것의 결과가 어떻든간에 기뻐하거나 실망하지말고 담담하게 받아들일 줄 알아야합니다.
이 삶이란것은 운명의 관점에서 보면 수천,수만의 연결된 삶속의 하나일뿐입니다. 지금 불운한 운명을 살고있다고해서 나중에도 불운하지는 않습니다. 반대로 지금 최고의 행운을 누리고 있다고해서 다음에도 계속해서 행복하리라는 보장은 전혀 없습니다.
그 결과는 이번 생에 행하는 원인으로 결정되는 것이니까요.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유위법(물질세계)에 한정해서 말하는것이고 불교철학의 정수에서는 복도 짓지말고, 악도 행하지 말라고합니다. 왜냐면 다음 생을 받는 그자체가 고통이기때문에 윤회의 사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물질로된 육체를 받지 않는 방법을 택해서 자유로워져야한다고 말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해탈입니다.
자꾸 종교적인 이야기처럼 들릴까봐 걱정이지만, 운명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를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첫째는, 어떠한 것이든 제대로 우리가 우리의 운명을 들여다 볼 수 있었을때 그 결과에 대해서 담담하라는 것입니다.
둘째는, 아까 말했듯이 수많은 삶속의 한번의 생으로 인식하고 대범하게 내생까지를 보는 큰 삶을 살라는 것입니다. 악행을 행하면서 돈을 죽어라고 끌어모아봤자, 죽음의 순간에 가져갈 수도 없고 다음생에서는 그 업보로 모두 빼앗기고 정반대로 고통받게되니 바보같은 짓이라는 뜻입니다.
셋째는, 일단 주어진 삶이지만, 개개인의 삶을 넘어서 공통체적인 운명은 우리의 의지로 선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민족이라든지, 사회에 대한 자신의 의지와 행동은 나의 삶을 넘어서 다른 사람의 운명에 영향을 미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의 삶을 넘어서 정의롭게 살아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넷째는, 매몰되기 쉬운 일상의 고통,고민,즐거움에서 벗어나서 가끔씩은 이러한 운명을 관조하면서 전체적인 삶의 방향을 교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운명을 아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과 다른 점입니다.
매일매일의 삶에서 매순간 순간의 삶에서 고통스럽다고 운명을 바꿔달라거나, 운명을 잘못본거아니냐고 하소연하는 분들을 숱하게 봅니다. 그러나 그건 바로 본인이 지은 행위에 대한 결과입니다. 운명을 들여다보는 카운셀러에게 하소연할 일이 아니라 스스로 성숙한 자아를 가지고 자신의 책임임을 되돌이켜 생각해야합니다.
우리는 땅을 기어다니는 하찮은 미물도 아니며, 물속을 헤엄쳐다니는 작은 물고기도아닙니다. 바로 우리 스스로를 관조해볼 수 있는 뛰어난 지혜를 가졌기때문에 인생이 고통스럽든, 행복하든 그것을 뛰어넘어서 진정한 자유로운 영혼을 쟁취할 수 있는 것입니다. 좁아빠진 마음의 속박에서 벗어나서 자유로운 영혼을 누리십시오.
원래 여러분은 영원한 자유를 가진 존재였으니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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