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재우 한혜원 기자 = 중국의 중산층이 크게 늘어나면 한국 기업에는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최대 시장인 중국의 중산층이 늘어나면 고부가가치 제품, 소비자 특성을 반영한 경기소비재 등이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중간재 수출에 의존했던 한국 기업에는 중국의 중산층 증가가 방향 전환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새로운 시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수 있어 빠른 대비가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 중국 중산층 폭발적 성장…2020년 4억명 예상
중국이 고도의 경제 성장을 이어가면서 가까운 미래에 중산층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 컨설팅사 맥킨지는 중국에 연 가처분소득 1만6천∼3만4천달러의 중산층이 2010년 도시 가구의 6%에서 2020년에는 51%로 급증할 것이라는 연구 보고서를 올해 초 내놨다.
도시 중산층이 2010년 1천400만 가구에서 10년 뒤 1억6천700만가구(4억명)에 이르게 된다는 계산이다.
최근에는 중국 정부 소속 연구단체 `중국개혁발전연구원'이 중국의 중산층 수가 2020년 6억명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을 발표했다.
이처럼 중국의 중산층 인구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분석되는 데는 급속한 도시화와 경제성장이 대표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연 최소 7%대의 경제 성장을 이어 가는 상태에서는 비교적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이다.
이런 추세와 더불어 중국 지도부도 중산층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 8일 열린 중국 공산당 18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중국 지도부는 개인 소득에 대한 목표치를 처음으로 제시했다.
2010∼2020년 사이 국내총생산(GDP)과 개인소득을 2배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면서 소비 주도의 경제를 향한 포부를 밝혔다.
아이엠투자증권 임노중 투자전략팀장은 "그동안 성장 위주의 경제 정책만을 펴 온 중국 지도부가 이제 분배 위주의 안정적인 성장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분배 위주의 성장은 중산층을 더욱 두텁게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경제연구원 한재진 연구원은 "중국은 이제 경제 성장 기조에서도 소비 위주의 성장 전환정책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앞으로 국제적인 기준의 중산층에 속하는 인구가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산 계층이 이렇게 빠른 속도로 늘어나려면 부동산 시장과 금융시장의 발전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한 연구원은 "현재 중국은 금융상품 시장이 매우 부족하고 사회 보장 시스템이 미비하다"며 "실질 소득을 높일 장치가 만들어져야 목표한 만큼의 중산층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병서 경희대 경영대학원 객원교수는 "중산층 육성은 단순히 월급 증가만이 아니라 금융자산이 형성돼야 가능하다"며 "중국 중산층 증가의 핵심은 부동산과 금융상품 시장의 발달에 달렸다"고 지적했다.
◇ 中 내수 시장 확대 기대…韓 기업 경기소비재 수출 늘려야
중국에 `먹고 살 만한' 사람보다 `돈 쓸만한' 사람이 크게 늘어나면 산업 구조도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세계의 공장'으로 공산품 생산에 주력했던 중국이 이제 초대형 내수시장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패션상품과 사치품, 레저 관련 상품 등 중고가 소비재의 인기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시장 변화로 한국 기업은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완제품 경기소비재를 만들어내는 화장품, 의류, 음식료 사업자들은 앞으로 거대한 신규 시장에 진출할 기회가 생겼다.
전 교수는 "한국은 특히 미용, 성형, 화장품 제품과 패션관련 업종의 경쟁력이 뛰어나다"며 "중국에서 신규 매장을 냈거나 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는 음식료 회사에 `대박'의 조짐이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산층 확대는 곧 임금 향상을 의미하기 때문에 현재 중국에 진출해 있는 제조업 기업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전 교수는 "시진핑 지도부는 중국에 최저임금제를 도입한 뒤 가까운 미래에 평균 임금을 2배로 만들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저가 노동력을 겨냥하고 중국에 진출했던 기업은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퇴출 위험에까지 몰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반적으로는 한국 기업이 중국 증산층 증가세에 발 빠르게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그동안 한국이 주목해 온 반도체, 석유화학 등 중간재 수출에서 중산층을 겨냥한 완제품 수출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부증권 김효진 연구원은 "한국 기업은 중국에 대한 중간재 수출은 많았던 반면 소비재 수출 비중은 낮기 때문에 전반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중국의 소비시장 확대가 빨라지는 만큼 내수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소비재 수출 품목을 확대해야 한다"며 "대기업뿐 아니라 수출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도 발굴,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내수 시장에 뛰어들려면 세계적인 기업들보다 나은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도 있다.
임 팀장은 "중국 내수 시장의 활성화가 한국에만 좋은 기회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한 편으로는 세계 기업 사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withwit@yna.co.kr
hye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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