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석의 범죄
구조론연구소 김동렬슨생 2012.02.24
했던 이야기지만 한 번 더 부연하겠다. 강용석이 돌대가리이며 멍청한 판단을 했다는 식으로 접근하면 아주 위험한 거다. 그는 뻔히 알면서 태연히 범죄를 저지른 거다. 이거 알아야 한다. 그의 행동은 전형적으로 범죄자의 행동이다.
판단착오가 아니라 확신범이다.
왕년에 필자가 경마장 드나들던 시절 이야기다. 돈을 따기도 하고 잃기도 하면서 일요일 하루를 재미있게 보냈는데 막판 12경주를 앞두게 되자 날은 어둑해지고 갑자기 허무감이 엄습해 왔다.
‘내가 지금 여기서 뭐하고 있지?’
나는 왜 경마장에 왔을까? 놀러 온 거다. 잘 놀았다. 그런데 생각이 바뀌었다. ‘맞아 나는 돈을 따러 온 거야. 돈을 따러 왔으면? 과감하게 베팅을 해야지. 몇천원짜리 소액베팅이나 할거면 경마장까지 뭐하러 와.’
허무감에 맘이 변한거다. 가진 돈을 모두 때려박았는데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였다. 이후 경마를 끊었다. 무엇인가? 사람 심리 중에서 중요한 부분은 자신의 행동을 의미있게 하려는 거다.
이게 잘못되면 사람을 아주 망치게 된다. 경마에 실패하는 이유 중의 가장 큰 부분은 베팅에 의미를 부여하려는 거다. 의미있는 배팅이란? 다음에 또 써먹을 수 있는 방법을 개척하는 것이다.
가장 쉬운 방법은 조짐을 읽는 거다. 무심코 시계를 봤더니 끝자리 숫자가 7이다. 7번마를 사는 거다. 왜 이런 짓을 하지? 만약 성공하면 같은 방법을 계속 하려는 것이다. 왜? 그게 의미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성공하면 반복, 실패하면 교훈의 학습. 보나마나 꽝.
삼복조로 사야한다느니, 배당판을 읽어야 한다느니, 정률베팅, 승률베팅 어쩌구 하며 여러 가지 베팅기술이 알려져 있는데 대부분 이런 거다. 즉 돈을 따는 베팅이 아니라 의미있는 베팅이며, 그 의미란 결국 스트레스 회피다.
우승마를 맞히려면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야 한다. 그거 굉장한 스트레스다. 그거 회피하는 거다. 그래서 여러 가지 베팅기술을 학습하는 쪽으로 베팅한다. 돈을 잃었지만 대신 베팅기술은 늘었다는 식이다.
요런 식으로 경마하는 사람은 백퍼센트 깨진다. 경마를 하려면 철저하게 확률로 가야 한다.
◎ 경마초반 – 돈을 내고 대신 스릴을 얻는다.
◎ 경마막장 – 스트레스 줄이고 대신 돈을 잃는다.
초반에는 돈을 잃고 대신 쾌감을 얻었는데 막판에는 스트레스 줄이려고 돈을 잃는다. 돈 내고 벌을 경감한다. 결국 돈내고 벌받는 거다.
주식투자도 마찬가지다. 돈은 잃지만 주식투자 기법은 배우는 투자를 하면 백퍼센트 잃는다. 무조건 돈을 따는 투자를 해야 한다.
필자는 그때 경마에 실패했고 그 행동은 의미있는 행동이 되었다. 이후 경마를 끊었기 때문이다. 곧 죽어도 의미가 아닌 승리를 추구해야 한다. 이는 인생의 절대적인 법칙이다.
정치가들은 당선될 경우만 생각하고 패배할 경우는 생각하지 않는다. 왜? 그것은 의미없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패배할 경우를 생각하느니 차라리 출마를 접는게 맞기 때문이다.
강용석은 왜 기초적인 팩트를 확인하지 않았을까? 그게 의미없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기초적인 팩트를 확인했으면 무리한 공격을 하지 않았을 것이고 그랬다면 지금도 초조해 하며 안철수 뒤나 캐고 있을 것이다. 변한게 없다. 의미없다.
결론적으로 강용석의 저격수 짓은 자신에게 굉장한 스트레스를 주었으며, 필자가 경마를 때려치우기 직전에 막가파 베팅을 했듯이, 그 역시 스트레스를 벗어나기 위하여 막가파 베팅을 한 것이다.
◎ 성공하면? 대박이다. 저격수짓 끊고 금뺏지 당선이다.
◎ 실패하면? 쪽박이다. 저격수짓 끊고 집에서 애나 본다.
어느 쪽이든 그는 저격수 짓을 끊고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는 선택을 했다. 즉 의미있는 행동을 한 것이다. 실제로 그는 굉장히 많은 의미를 얻었다. 첫째 대한민국을 한번 들었다 놓았다. 공동체의 중심과 소통한 것이다.
둘째 열렬한 추종자를 얻었다. 어차피 깨질거 잠시라도 영웅이 되는데 성공한 것이다. 어차피 망가진 바에 그의 결정은 성공적이었으며 그는 얻은 것이 잃은 것보다 많다. 그래서 고의로 팩트를 확인하지 않은 것이다.
고로 나쁜 놈이다.
나쁜 사람들의 특징은 오판하는게 아니라 무판한다는 거다. 답을 정해놓고 행동을 꿰맞춘다. 판단하여 행동하는게 아니라 다음 행동을 할 수 있는 쪽으로 판단해버린다. 사실은 판단이 아니다. 스트레스 회피다.
필자가 예전에 학습욕구를 경계하라고 쓴 적이 있다. 경마든 주식이든 배우려고 하면 안 된다. 이기려고 해야 한다. 학습욕구에 빠지면 이것저것 골고루 손대보고 골고루 망한다. 완전 거덜난다.
배우는게 남는 거다. 남기려다가 거지 된다. 의미가 아닌 실질을 추구해야 한다.
전쟁터에서 비겁한 장군들의 특징은 승리보다 의미를 추구하는 거다. '졌지만 열심히 싸웠다. 조국을 위해 장렬하게 전사했다.' <- 이런 소리를 들으려는 거다. 탄금대에서 배수진을 친 신립장군이 대표적이다.
이런 밥통들에게는 절대 지휘권을 주지 말아야 한다. 권율장군은 거듭 후퇴하면서도 지는 싸움을 하지 않았고 이순신장군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불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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