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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에게 ‘로그아웃’ 당한 자칭 ‘보수세력’

◆의사결정학

by 21세기 나의조국 2012. 2. 24.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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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에게 ‘로그아웃’ 당한 자칭 ‘보수세력’
(서프라이즈 / 흑수돌 / 2012-02-23)

 


도박장 개설한 오세훈, 판돈 키운 나경원, ‘올인’당한 강용석

 

이번 강용석 사태를 보면서 한가지 분명하게 느낀 점은 우리 사회 거의 모든 분야에서 자칭 ‘보수세력’의 몰락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묻지마’ 종편 허가로 방송산업에 진출한 조중동매가 1%도 안 되는 시청률로 인해 영향력 퇴조와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고, 그 여파가 궁극적으로는 종이신문으로까지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의 장남(이맹희)과 삼남(이건희)이 재산상속 문제로 법정싸움을 벌이게 되었고 급기야 삼성그룹 감사팀 간부가 장손(이재현)을 미행하는 막장 드라마까지 개봉했다.

 

퇴임 후를 걱정하며 자숙해도 모자랄 MB는 아예 대놓고 돌아가신 전직 대통령에게 책임을 뒤집어씌웠고, 전직 총리들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자신이 꼴리는 대로 비판했다. 이 모든 것들이 ‘비상식’이다.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는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에 대한 무차별적 폭로를 거듭하다가 어제 의원직을 사퇴한 강용석에 대해 “깔끔한 사퇴로 우파와 좌익이 어떻게 다른가를 잘 보여주었다.

 

좌익과 우익의 결정적 차이는 염치이다. 좌익은 잘못이 들통 나도 억지를 부리지만 우파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못한다는 표현이 맞겠다.”고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 그의 눈에 강용석은 보이지만 ‘염치 없이’ 또다시 국회의원 금뱃지를 달겠다는 나경원은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어디 그 뿐인가? 의도적이고 집중적인 기사 배치로 의혹을 키우는데 일등공신이었다가 슬그머니 유체이탈 화법으로 “강용석과 박원순 둘 다 이번 사태를 불러온 데에 책임이 있다”는 양비론을 꺼내 들며 뒤로 숨어버린 조중동은 염치가 있나?

 

아마도 조갑제 류의 인간들은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이처럼 우리 사회 곳곳에서 자칭 ‘보수세력’이 몰락하는 데에는 단 한 가지 핵심 이유가 존재한다. 오세훈-나경원-강용석 세 사람과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교해보며 자세히 관찰하면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박원순 시장에게 서울시는 봉사하는 자리요, 역사적 책임을 수행하는 자리요, 시민들과 소통하는 자리인 반면, 오세훈에게는 대권으로 가는 도박판이요, 나경원에게는 명품 핸드백처럼 자랑하고 싶은 전리품이요, 강용석에게는 ‘역전 인생’을 펼칠 수 있는 로또 복권이었던 것이다.

 

결국 그 본질적 차이는 공직을 사적인 욕심을 위한 도구로 활용했느냐 아니냐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강용석을 비롯한 모든 의혹 제기자들을 용서하겠다는 박 시장이야말로 참으로 염치가 있고 겸손한 사람이다. 오세훈이나 나경원이었다면 이를 빌미로 대대적 공세를 가해 대권으로 가기 위한 또 다른 도박을 감행했을 텐데 말이다.

 

이처럼 공직을 사적인 욕심을 채우기 위한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는 멘털을 이들 세 사람 모두가 가지고 있기에 오세훈은 ‘무상급식’ 도박장을 개설했고, 나경원은 네거티브와 소송으로 판 돈을 키웠고, 강용석은 오세훈과 나경원이 배팅한 판 돈에 자신의 돈까지 레이스하여 ‘올인’한 형국이 되어버렸다.

 

그러니 지금 자칭 ‘보수세력’이 고민해야 되는 부분은 MB로부터 시작된 공익의 사익화(私益化)에 대해 우리 사회가 바라보는 비판적 시각을 어떻게 불식시킬 것이냐에 맞춰져야만 한다.

 

박근혜 대세론’이 휘청거리는 것도 결국 새누리당을 박근혜가 사당화했다는 시각이 점차 팽배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선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검찰권력도, 법원 권위도, 경찰 공권력도, 언론의 사회비판 권력까지도 모조리 사익화된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고, 그 총사령부로서 MB가 몰매를 맞고 있는 거다.


문재인 대항마로 27세 여성? 부산 사람들 뒤집힐 텐데…

 

강용석이 단독 드리블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또 한가지 재미있는 뉴스가 흘러나왔다. 정홍원 새누리당 공천심사위원장이 27세의 여성을 문재인 대항마로 공천할 가능성에 대해 언급한 것이다.

 

김영삼도 PK지역에서 26세에 국회의원에 당선되었고, 32세에 서울에서 국회에 진출한 김민석도 있으니 충분히 해볼 만한 거는 맞다. 그런데 정작 공천이 유력한 배경 설명에 있어서 공천심사위와 친박쪽 이야기가 180도 다르게 나오고 있다.

 

공심위 측은 “정치개혁에 대한 의지와 열정이 매우 강할 뿐 아니라 그것을 실천하는 방법도 대단히 참신하다”며 "젊은 사람으로서 소통에 분명한 강점과 열의가 있음을 확인했다."라고 칭찬하기에 여념이 없다. 그런데 친박 쪽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는 이와 사뭇 다르다. 연합뉴스 기사를 살펴보자.

 

한 친박 핵심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중도 낙마한 모 공천위원과 같은 도덕적 결함만 없다면 ‘손수조 카드’는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공감했다.

 

이 같은 입장은 이번 선거에 거물을 전략공천했다가 문 상임고문에 패할 경우, 잠재적 대권주자인 문 상임고문의 정치적 영향력이 급등하고 결국 박 비대위원장의 대권가도가 타격받을 것을 우려한 결과라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총선 거취를 당에 일임한 홍준표 전 대표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문 상임고문이 이기면 지지율이 10%포인트나 폭등하게 되고, 박 비대위원장은 대권에서 필패”라고 주장한 바 있다.

 

따라서 중앙 정가에 알려지지 않은 ‘지역 토착형’ 인물을 내세워 설사 문 이사장이 승리하더라도 “그럴 수도 있다”라며 김을 빼고, 질 경우에는 ‘대권주자 경쟁력’에 심각한 물음표를 붙이겠다는 셈법이 아니냐는 것이다.

 

공심위가 내세우고 있는 이유와는 정반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오로지 박근혜의 사적 유불리만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이야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외적으로는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우면서도 실제 내부적으로는 오로지 자신들의 사적 이익과 유불리만을 따지기 위해 치열하게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는 이 광경이야말로 ‘나꼼수’가 지적하는 꼼수의 핵심 콘텐츠인 것을 그들은 여전히 모르고 있다.

 

 예전처럼 독재정권이 모든 언로를 차단하고, 이들과 기생적 유착관계에 있는 조중동이 연일 그럴듯한 명분으로 프레임을 깔고 분위기를 띄우는 세상에서는 이러한 꼼수가 먹히겠지만 리얼타임으로 현장 분위기가 확인되고 전파되는 SNS 세상에서 더 이상 그러한 꼼수는 먹히기 어렵다.

 

분명 그림은 기성 정치인(문재인)에 대항하여 젊은 감각과 사고로 정치개혁을 말하고 현장과 함께 호흡하는 새로운 소통방식을 주장하는데 정작 선거운동은 박근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총출동하여 일사불란하게 문재인에 대한 네거티브 운동을 한다면? 아마도 부산 유권자들은 새누리당의 꼼수에 대해 화가 단단히 나서 디비지게 될 거다.

 

왜 화가 나냐고? 젊은 여성을 박근혜 아바타로 이용해먹는 행태에 디비질 것이고, 유력 대권후보가 나오는 선거구에 체급이 안 맞는 후보를 공천하면서 뒤로 다른 꿍꿍이를 하는 비열한 모습 때문에 디비질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27세의 여성이 정말 한국 정치의 희망이 될 수 있을지는 이제부터 그 진실이 판명될 것이다. 스스로 박근혜와 당 지도부의 유세 지원을 단호히 거부하고 당찬 포부로 문재인과 맞선다면 어쩌면 골리앗을 무너뜨리는 다윗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새누리당과 조중동이 깔아놓은 프레임과 시나리오 속에서 열심히 연기하는 배우로 스스로를 자리매김하면 같은 연령대인 20대로부터도 비판받는 혹독한 상황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어찌 되었건 ‘호시우행’하는 문재인의 모습도 보기 좋고, 27세 여성으로부터 새로운 정치의 아이콘을 구경하고 싶은 바램도 있기에 PK선거는 그것만으로도 대단히 흥미진진하다.

 

흑수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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