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2월16일부터 28일까지 미국 출장중입니다. 출장기간 동안 어떤 글을 올려드릴까 생각했습니다. 2004년 1월6일 첫 '예병일의 경제노트'를 이메일로 보내드린지 만 8년이 지났습니다. 경제노트 9년차를 맞이해 예전처럼 당시의 '초심'으로 한번 더 돌아가보려고 합니다. 초창기 경제노트 글들을 출장기간 중에 올려드립니다.
2004년 1월의 경제노트 글들입니다. 2004년... 기억 나십니까? 그때, 어떤 생각과 꿈을 갖고 계셨었는지요? 지금 이뤄가고 계신지요? 저와 함께 그 당시의 열정과 꿈으로 돌아가보면 좋겠습니다. 귀국해서 뵙겠습니다. 예병일 드림.)
<2004년 1월19일자 경제노트>
'쉽게 성공하기'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듯 합니다. 가끔 우리 주위에는 항상 밝은 얼굴로 설렁설렁 일을 하는 것 같은데, 일에서 커다란 성과를 거두는 사람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사람도 조금만 친해지고 속 이야기를 해보면, 엄청난 노력가라는 것이 바로 드러납니다. 겉으로 보기와는 다른 것이지요.
서울 대치동에서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파는 총각야채 장수로 유명해진 이영석 사장. 그도 겉으로만 봐서는 건강을 중요시하는 '웰빙 시대'에, 아이템을 잘 잡고 마케팅을 잘 해 성공한 '운 좋은 청년' 쯤으로 생각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매일 새벽 2시에 일어나 농산물 도매시장으로 달려갑니다. 신선한 물건을 찾기 위해서이지요.
새벽 2시부터 가게 문을 닫는 오후 7시까지 정신 없이 지냅니다. 오후 7시에 가게 문을 닫는다 해도, 물건 정리와 매출금 정리 등을 해야 하니, 이영석 사장이 잠자리에 드는 시간은 빨라야 저녁 9시나 10시는 되겠지요.
추운 겨울날, 매일 새벽 2시에 자리에서 일어나 매서운 바람이 부는 농산물 도매시장 장터에서 동이 틀 때까지 물건을 고른다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일 겁니다.
분야는 다르지만,제가 잘 아는 변호사가 있습니다. 대형 로펌의 파트너겠다, 한국 변호사 자격증은 물론 미국 변호사 자격증도 가지고 있겠다, 항상 웃는 얼굴이겠다, 편하게 잘 사는 사람의 전형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니, 그의 생활은 '힘듬'의 연속이더군요. 외국과의 협의건이 많아서인지, 그는 퇴근을 잘 못합니다. 일주일에 몇번은 꼭 회사에서 일하다가 새벽에 집에 잠깐 들러 옷만 갈아입고 다시 회사로 나갑니다.
토요일은 당연히 일을 하고, 일요일도 직장에 안나가는 날이 1년에 손을 꼽습니다. 일감을 따와야 하니, 저녁 때는 몸에 맞지도 않는 술을 많이 마셔야 합니다.
야채장수에서 변호사까지. 쉬운 건 없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내일 당장 때려치워야지"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아갑니다.
일이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직장 상사나 동료와 갈등이 생겨서, 열심히 뛰는 것 같은데 성과가 안나서...
항상 마음의 49%는 '시원하게 때려치우고', '통쾌하게 사표를 던지고' 새로운 일을 찾아보자는 생각으로 차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