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의 상승과 하강에 대해-오해 또는 두려움을 풀고자
2011.5.24 호호당의 김태규님
운명에 대해 많은 얘기를 하다 보니, 잘못 이해를 하시는 독자들도 적지 않은 것 같다. 그 또한 자연스런 것이지만,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 같은 염려가 되어 글을 쓴다.
상승과 하강이란 말을 쓰니, 행복이 상승하고 행복이 하강한다는 식으로 이해하는 분들이 있다. 또 상승을 갈수록 더 잘 살게 되는 것으로 반대로 하강을 갈수록 삶이 어려워지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들도 많다.
명백하게 밝혀둔다.
운의 상승과 하강이 행복의 상승 하강과 전혀 관련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직접적 연관은 없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
봄이 오면 여름이 오고 이어서 가을이 오면 겨울이 온다. 이는 세상에 끊이지 않고 늘 있는 사계절의 순환이다. 이를 편의상 봄과 여름을 상승이라 하는 것이고, 가을과 겨울을 하강이라 하는 것이다.
사람에 따라 좋아하는 계절에 대한 기호나 취향이야 있겠으나, 그렇다고 봄과 여름이 가을과 겨울보다 무조건 좋은 것인가 하고 당신에게 묻는다면, 아마도 꼭 그렇지는 않다고 답할 것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있다. 결실의 계절인 가을을 싫어하는 이는 드물다는 점이다.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운세는 풍요의 가을인데, 가을은 분명 운기 상으로 하강운에 속한다.
사실 가장 힘든 계절은 겨울도 아니고 봄이다.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이니 당신도 죽음에서 부활하고 소생해야 하는 고통을 겪어야 한다는 점에서 예외가 없다. 따라서 봄이 가장 힘든 계절이 된다. 그러나 봄은 운세 상 상승운에 속한다.
겨울이 춥고 힘든 계절이지만, 가을에 거두어들인 수확을 잘 관리하면서 지낼 수 있다면 겨울이야말로 편하고 우아한 계절이 된다. 바쁜 일도 없고 한가로이 거닐면서 살아갈 수 있으니 좋은 계절이다.
또 여름을 보자, 여름은 만물이 의욕 또는 욕심을 한창 보이는 때, 야망의 계절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여름이 야망의 때라고 해서 너무 자기 욕심만 차리고 남을 무시하다 보면 덕이 없고 훗날 비난을 받거나 재앙의 원인이 된다.
내가 이 블로그를 통해 늘 하는 얘기는 상승운이라 해서 문제가 없는 것이 아니며, 하강운이라 해서 무조건 나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걸 이해시키고 싶어서 이런저런 다양한 글을 올린다.
그러나 여전히 날아드는 메일은 자신의 운세가 상승인지 하강인지 알고 싶다는 글이 허다하다.
톡 까놓고 얘기해보자, 상승이면 어쩔 것이며 하강이면 어쩔 것인가?
상승하는 과정이 얼마나 힘들고 고달픈 과정이며, 하강이야말로 얼마나 편안하고 좋은데 과연 당신은 어느 쪽이 더 좋으신지?
산은 올라가가기 힘들지 내려오는 과정이 힘든가 말이다.
그리고 상승과 하강을 떠나 그 계절이 주는 임무 또는 미션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것 같으면 어떤 계절도 좋지 않은 계절이 된다는 사실은 왜 무시하시는지?
하강운에 비참하게 되는 사람 실로 많다. 그러나 그것은 하강운이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그 앞에 있었던 상승운에서 마땅히 해야 했고 또 갖추어야 했을 것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에 그런 것이지, 하강운 자체가 나빠서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겨울이 꼭 나쁜 계절은 아니라는 얘기이다.
여름에는 뭐든지 웬만하면 그럭저럭 일이 잘 풀려간다. 심은 것은 잘 자라는 것이 기본이고 시도한 것은 대충 해도 형태가 잡힌다. 그래서 다 좋을 것 같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가을에 결실로 돌아오느냐 하는 것이다.
벼가 오뉴월 긴 볕을 받아 잘 자란다고해서 과연 그것이 가을 수확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또 여름 볕이 길다 해서 남들이 심은 것이 더 돈이 될 것 같다 해서, 봄에 씨 뿌린 논을 다 갈아엎고 남 따라서 다른 것을 심는다면 그것도 때가 있는 법이지 무조건 돈이 되는 법은 없다.
여름에는 지나친 욕심을 경계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가을에 그리고 겨울에 헐벗고 굶주리는 거야 기본이 아니겠는가? 그걸 두고 겨울이 나쁘다 탓하면 그 겨울 섭섭해할 것이다.
봄에는 소생해야 하는 만큼 뭐든지 쉽게 되는 법이 없다, 봄 들녘에 빛이 가득하다 해서 그게 쌀이 되는 것도 아니요 돈이 되는 것도 아니며, 꽃이 핀다 해서 예쁘기는 하겠으나 꽃이 밥이 되지는 않는다.
봄이야말로 고단하고 때론 한심한 계절인 것이니 그게 운의 상승이다. 그러니 운의 상승이 어떻게 행복의 상승이겠는가?
봄은 각오를 결연히 하는 계절이다. 어떻게 해서든 억척같은 마음으로 이왕 나선 거 한 번 열심히 해보자는 각오를 다지는 계절이 봄이다.
봄에 각오를 단단히 다진 사람이라면 여름이 오고 가을이 오고 또 겨울이 와도 그 각오를 되새기며 조심하고 살필 것이다. 편안하게 지낼지언정 지금의 안락함이 결코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망각하는 법이 없을 것이다.
가을, 물론 풍요의 계절이다. 그러나 풍요의 때라고 해서 조심해야 하는 것이 없지 않다. 지난 봄부터 여름 사이에 정성을 다해 열심히 경작해왔다면 이제 수확을 보는 것에 만족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최선이었다고 말이다.
그런데 남의 논에 쌀이 나보다 더 풍성해 보인다면 그로서 시기와 질투의 감정이 생겨날 수 있겠지만 그걸 경계해야 하는 법이다.
조심할 것은 또 있다. 눈앞의 수확에 만족하지 않고, 겨우 이거라니 성에 차지 않는다 하면서 계절 무시하고 곧 바로 늦가을 들판에 볍씨를 뿌린다면 그 볍씨 서리 내리고 땅이 얼면 죄다 얼어 죽을 것은 자명한 사실 아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겨울 땅에 볍씨 뿌리는 행동을 하는 이가 허다하니 어찌 어리석음이 아니라 하겠는가?
우리가 살아가면서 순환을 느끼게 되고 운을 느끼다 보면 절로 이런 이치를 알게 되지만, 아직 삶의 경륜이 부족하다 보니 지나치게 욕심 부리고 지나치게 두려워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운의 상승이 행복의 상승이 아니며, 운의 하강이 행복의 하강이 아니다. 운에 따라 주어진 것들을 잘 수행하다 보면 결국 우리의 삶과 행복이 운을 떠나서도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는 날이 오는 것이다.
이런 사람을 일러 좀 거창하게 말하면 道人(도인)이라 하는 것이다.
산에 가서 도를 닦는다고 도인이 아니요, 계절의 순환을 충실히 겪어가다 보면 누구나 도인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 道人(도인) 되는 거 쉬운 것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어려운 것도 아니라는 사실.
어느 독자의 메일을 보고 한 호흡에 써 내린 글이다. 약간 거칠더라도 양해해 주셨으면 한다.
운의 상승 하강 그런 것에 신경 쓰지 마시고, 창밖의 초여름 햇빛을 보라. 얼마나 눈부시고 광휘로운가, 저게 훨씬 영양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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