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숨어서 보이질 않으니
2010.11.17 호호당의 김태규 선생 글
한해 365 일을 24 개의 節氣(절기)로 나누면 한 氣(기)는 대략 15일이 된다. 이를 다시 5일씩 끊어서 세 개로 나누기도 하는데 이를 候(후)라 한다. 따라서 한해는 24 절기와 72 후가 있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氣候(기후)라는 말은 원뜻이 15일을 뜻하는 氣(기)와 5일을 뜻하는 候(후)라는 말을 합쳐서 부르는 것이다. 오는 월요일부터 小雪(소설)이 되고 그 15 일간의 첫 번째 候(후)는 이름을 虹藏不見(홍장불견)이라 하니 무척이나 흥미롭다.
虹藏不見(홍장불견), 이 무슨 말일까? 무지개 숨어서 보이지가 않는다는 뜻이다.
무지개는 우리에게 많은 의미가 있다. 어려서 외운 ‘빨주노초파남보’의 일곱 색깔을 가진 무지개이니 화려한 꿈을 상징한다. 여러 神話(신화) 속에서 지상에서 하늘로 오르는 통로 또는 다리의 역할을 맡고 있는 무지개이다.
그러니 무지개가 숨어서 보이지가 않는다는 말은 이제 화려한 꿈을 꿀 수 없다는 말이자 하늘로 오르는 통로가 숨어서 보이지가 않는다는 말이 된다. 사뭇 그 의미가 깊다 하겠다.
왜 무지개가 11월 20 일경이면 보이지 않는 것일까?
먼저 과학적 설명부터 해보자. 무지개란 공기 속에 떠다니는 수증기가 햇빛에 비치면서 나타난다. 그러니 무지개가 보이지 않게 된다는 것은 대기 중의 수증기가 적어졌기 때문이다.
대기 속의 물방울이 크면 무지개 빛깔도 선명해서 이른바 일곱 색깔이 모두 보이지만, 물방울이 작으면 빛깔이 뚜렷하지 못하고 색도 흐릿해서 하얀 색 띠로 보인다. 이를 ‘안개무지개’라 부른다.
무지개가 보이지 않는 것은 11월 20 일경의 小雪(소설) 무렵부터는 대기 속의 수증기가 사라지고 공기가 건조해져서 그런 것이다. 그렇다면 대기 속의 그 많던 수증기는 다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
공기가 차가워지면서 응결되면 무거워져서 상공에서 지상으로 내려오고 또 그것이 더 뭉치면서 이슬이나 서리가 되어 땅속으로 스며들어 버린 것이다. 따라서 소설부터 무지개가 보이지 않는 것은 공기가 그만큼 건조해졌다는 말이 된다.
옛 사람들은 이런 현상을 ‘무지개가 숨어서 보이지가 않는다’는 대단히 詩的(시적)인 표현을 썼던 것이니 바로 虹藏不見(홍장불견)이다.
무지개는 그렇기에 공기 중 수증기, 즉 水分(수분)을 뜻한다. 그런데 이 물의 성분을 그냥 과학적으로 수소 분자 2 개와 산소 분자 하나가 결합한 H2O로만 볼 것이 아니라는 말씀이다.
그러면 지금부터 H2O가 가진 음양오행의 순환론적 설명에 들어간다. 사람을 포함해서 모든 생명체의 활동은 이 물과 깊은 연관을 갖는다. 물은 어떤 물건을 이 장소에서 저 장소로 실어 나르는데 있어 가장 효율적인 媒質(매질) 또는 媒體(매체)이다.
우리 몸속에 피라고 하는 물 성분이 있어 영양분을 실어 나르고 또 노폐물을 실어 와서 체외로 배출한다. 체외로 배출함에 있어서도 땀이나 오줌이라는 물의 성분을 이용한다.
그런가 하면 지역이나 나라간의 물류나 무역에 있어서도 가장 저렴한 비용의 수송방식은 물을 이용하고 있다. 거대한 컨테이너 수송선은 무역의 상징이듯 말이다.
모든 생명활동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바, 이 에너지를 운반하는 방식은 血液(혈액)이나 림프액과 같이 물을 이용한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물은 그 자체로서 에너지는 아니지만 에너지를 운반하는데 있어 가장 효율적인 도구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물은 여러 문화와 신화에 있어 생명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불교의 관세음보살은 생명의 甘露水(감로수)를 주고 있듯이 말이다. 물은 에너지를 의미하는 불과 더불어 생명활동의 양대 축이다. 이에 陰陽(음양)을 이룬다. 陰(음)은 물, 陽(양)은 불.
다시 얘기하면 활동의 원천은 불인 에너지이지만 활동 자체는 물이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얘기이다. 이에 물은 그냥 H2O가 아니라 活動(활동), activity를 의미한다.
小雪(소설)의 첫 번째 候(후)가 虹藏不見(홍장불견), 무지개 숨어서 보이지가 않는다는 것은 소설로서 생명체의 활발하던 움직임이 사라진다는 것을 뜻한다. 살아있는 생명에게 있어 활동 자체가 사라질 리야 없으니 활동이 미미해진다는 말로 보아도 될 것이다.
다시 말하면 6 개월 전인 5월 20 일경의 小滿(소만) 무렵부터 활동이 대폭 증가했다가 11월 20 일경의 小雪(소설)로서 활동이 미미해지는 것이다.
농부의 농사 역시 5월 20 일 소만부터 農繁期(농번기)가 시작되어 부지런히 움직여야 하고 11월 20 일의 소설부터 農閑期(농한기)로 접어든다.
농부만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의 활동도 小雪(소설)의 첫 번째 후인 ‘홍장불견’의 때를 경계로 외부활동보다는 내면 활동으로 들어간다. 내면 활동이란 육체적 움직임보다는 정신적 활동, 그 중에서도 주로 省察(성찰)의 시간을 가지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 國運(국운)의 60 년 주기를 놓고 얘기해보자. 바로 내년 2011 년부터 60 년 주기 상의 小雪(소설)이 된다.
여기서 우리의 지나온 과거를 돌아다 볼 필요가 있다. 30 년 전, 국운의 小滿(소만)은 1981 년이었다. 1981 년에 어떤 일이 있었던가?
그해 가을 무렵 대한민국이 올림픽을 개최한다는 朗報(낭보)가 전국에 울려 퍼졌다. 서울을 ‘쎄울’이라 발음하던 올림픽 위원장의 그 음성이 지금도 귀에 생생하다.
1981 년 이후 우리나라는 나날이 번영의 길을 달려왔다. 1986 년 수출이 급증하면서 윤택해지기 시작한 이래 아파트가 대거 늘어났고 마이카 시대가 열렸으며 이어 다시 해외여행이 일반화되어갔다. 1987 년 민주화로 이행하면서 우리는 경제와 정치 모든 면에서 전진 또 전진을 거듭해왔다.
이에 1981 년으로부터 30 년이 지나 내년 2011 년으로 국운의 小雪(소설)과 虹藏不見(홍장불견)의 때를 맞이하게 되니 그 직전에 우리가 치른 마지막 거창한 행사가 바로 G 20 정상회담이었던 것이다.
이제 수확도 끝이 나고 계산도 끝이 났다. 동시에 활발한 우리의 動力(동력)도 쉬어가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쉬어가지 않으면 무리와 과로로 쓰러질 것이니 쉬어야 함이 온당한 것이다. 우리의 강력한 대시(dash)와 러시(rush) 역시 지난 30 년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고 휴식할 때가 된 것이다.
내가 2011 년부터 디플레이션의 때가 온다고 말하는 것 역시 이를 두고 말함이다. 당장 경제가 어려워진다고 하니, 성장이 주춤한다고 하니 우울한 기분이 들 수도 있겠다.
하지만 먼 길을 가는 자는 쉬어가기도 해야 하는 법이다. 쉬면서 그간의 일들을 성찰하고 살펴보고 또 돌이켜보기도 해야할 것 아니겠는가!
지금 우리 사회를 떠도는 지나친 浮華(부화)함과 浮薄(부박)한 것들을 이제 淨化(정화)하고 씻어내어야 할 것이 아니겠는가!
무조건 强者(강자)와 선진국 따라하기에 여념이 없는 엉터리 우파와 무조건 ‘우리끼리’만 외치면서 부유한 자면 일단 나쁜 자로 몰아가는 엉터리 좌파들이 설치는 세상, 그러는 사이에 보통의 사람들은 그저 럭셔리한 것에만 몰두해서 소비 게임에 여념이 없거나 또 그를 부러워하고만 있는 세상이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는다, 이 모두 우리가 거둔 커다란 성공의 작은 그늘에 지나지 않기에. 이제 그런 것들을 우리 모두 성찰하고 되돌아볼 시간이 오고 있는 것이다. 더 튼튼하고 건강한 봄, 아름다운 무지개가 다시 피어날 때를 준비할 시간이 오고 있는 것이다.
(대문 사진은 새롭게 단장한 光化門(광화문)이다. 어두운 밤하늘을 배경으로 빛나고 있는 문과 보호신장 해태이다. 이는 우리가 거둔 그간의 성취를 압축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감격스럽다. 光化(광화)란 문화의 찬연한 빛을 세상에 펼치자는 말이니 그 말이 실로 아름답지 않은가! 이제 우리는 그 빛의 門(문)으로 들어서고 있다.)
★★★<<< 어떤 겨울 이야기 >>>★★★趣味(취미)를 餘技(여기) (0) | 2010.11.23 |
---|---|
● 호호당의 철학 旅行(여행) : 긍정적인 삶 (0) | 2010.11.23 |
★★★原型(원형)과 本質(본질)로서의 삶 ★★★命(명)과 運(운) (0) | 2010.11.18 |
國運(국운)과 G 20 서울 정상회담 (0) | 2010.11.12 |
●●부동산 투자에 관한 장기 전망 (2) : 만주와 러시아 연해주,블라디보스톡에서 트랜스 시베리아 철도 幹線(간선) (0) | 2010.11.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