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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은 내가 보는 장편 영화(movie)

◆자연운명학

by 21세기 나의조국 2022. 7. 20.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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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의 이상한 得道(득도)! 

 

어느 날 문득 알게 되었다, 내게 주어진 삶을 즐기는 방법을.

 

즐겁게 살려면 나의 삶 전체가 한 편의 장편 영화(movie)라고 여기면 된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이어지는 영화인 탓에 때론 재미가 없을 수도 있고 더러 따분할 수도 있겠다. 물론 그 반대의 장면들과 씬(scene)도 있다.

 

이 영화는 내 삶의 영화이기에 싫든 좋든 보지 않을 수 없다. 외면할 수 없는 영화라고나 할까. 정 보기 싫으면 두 눈을 감고 싫은 장면들이 지나가길 기다리는 것도 방법이겠으나 결국 눈을 뜨게 될 것이고 또 보아야 할 것이다. 이 영화는 순간순간 내 스스로 찍어내는 영화란 점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내 자신의 영화이며 길고 긴 영화이기에 사실 관객은 나 혼자 밖에 또 없다. 그 누구도 내 영화 전체에 대해 관심을 가져줄 수가 없다. 부분의 장면들을 볼 관객들이야 몇몇은 되겠으나 그들 역시 자신의 영화를 보느라 모두 바쁘다. 봐 달라고 하는 것은 失禮(실례).

 

이 영화는 대본이 미리 주어져 있지 않다. 순간순간 스스로 ‘쪽’ 대본을 쓰면서 찍어간다.

 

이 영화는 문자 그대로 리얼(real)이며 다음 장면을 내 스스로도 예측할 수 없다. 사전에 나름 대본을 써놓을 때도 있지만 정작 닥치면 영화는 다른 쪽으로 흘러간다. 심지어는 당초 기대와는 전혀 반대 방향으로 흐를 때도 있다. 그러니 종잡을 수 없다.

 

어떤 장면에선 너무나도 힘든 고비를 만나기도 한다. 그러면 고개를 둘러보면서 혹시 이거 몰래 카메라가 아닐까? 하고 의심할 때도 있다. 하지만 아니다, 리얼의 영화인 것이 분명하다.

 

신나는 장면도 많지 않고 흥이 나는 장면도 많지 않다. 대부분은 日常(일상)의 일과도 “같은 게 아니라” 액면 그대로 일상이다. 다시 말해서 드라마틱하지 않다. 내 삶 자체의 영화이니 말이다.

 

드라마틱한 일은 드라마에서나 나온다. 하지만 어쩌다가 드라마틱할 때도 전혀 없지는 않다. 다만 전체 분량을 놓고 계산해보면 그 분량은 극히 미미하다. 그러니 흥행을 기대한다면 그야말로 誤算(오산)이다.

 

 

영화 '인디아나 존스'가 던져준 힌트

 

 

아주 오래 전에 “인디아나 존스”란 영화를 대단히 즐겁게 보았다. 흥행도 대성공을 해서 여러 편이 만들어졌다. 당연히 그 모두를 보았고 다시 본 적도 있다. 액션 어드벤쳐 영화였기에 스릴 넘치는 장면도 많았다. 하지만 보기 전부터 그리고 보는 중에도 주인공은 어떤 곤경에 빠져도 절대 죽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아슬아슬한 장면을 즐겼다.

 

2000년대 중반 나 호호당은 대단히 곤궁했고 건강도 나빴었다. 그 무렵 그 영화를 텔레비전에서 다시 보고 있다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현재의 이 곤궁한 내 처지, 내 삶을 영화라고 생각해보면 어떨까? 저 인디아나 존스처럼 결국 끝날 무렵엔 해피엔딩으로 끝난다고 여길 순 없을까?

 

하지만 당시 난 꽤나 우울한 상태였고 생활도 어려웠기에 피식! 웃으면서 그만 두었다. 별 생각을 다 하네, 저건 픽션이고 이건 리얼이잖아, 하면서. 그러곤 잊어 먹었다.

 

 

다시 가능성을 타진해보다

 

 

세월이 흘러 어느 날 다시 생각이 났고 기억이 떠올랐다. 리얼인 것은 맞지만 그래도 영화라고 여겨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영화의 엔딩 장면을 내가 미리 알 수는 없지만 그래도 영화라고 여기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삶은 힘들고 고단하다. 좋을 때보다는 힘들 때가 더 많다. 냉정히 말하면 힘든 때가 더 많다. 우리의 바람이나 욕망이 주어진 현실, 만나게 될 현실이 채워주는 법은 별로 없기 때문이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만족을 알지 못한다. 일시적인 만족이야 당연히 있다, 그러나 만족하는 그 순간 우리 모두 그 이상의 것을 갈구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따라서 영원한 만족은 없다. 특히 우리 인간은 고등생명체이지 않은가. 高等(고등)의 만족을 원하기에 고등의 불만을 안고 살아간다.

 

 

어느 순간부터 내 영화를 즐기게 되었으니

 

 

그런 생각들을 하다가 다시 그만 두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어느 날 문득 알게 되었다. 어느 사이에 나는 내 앞의 삶을 영화라고 이미 여기고 있다는 것을 認知(인지)하게 되었다.

 

그래, 이건 영화가 맞네, 리얼한 영화, 맞으면 아픈 척을 하는 것이 아니라 맞으면 진짜 아픈 영화,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는 진짜 리얼 영화. 그런데 중요한 것은 모든 수식어를 다 뺄 것 같으면 결국 ‘영화’란 사실이다. 영화의 관객은 한 명, 바로 나.

 

 

내가 영화의 감독이자 카메라맨이며 배우인 동시에 유일한 관객인 나의 영화!

 

 

아슬아슬한 경지에 가면 문자 그대로 가슴을 졸인다. 하지만 영화라고 여기기로 했다. 아니, 여기고 있었다. 영화이기에 가슴을 졸이면서도 즐길 수도 있다. 왜냐면? 결국 영화이니까.

 

신나는 장면을 만나면 물론 즐겁다. 하지만 역시 영화 속의 즐거운 장면일 뿐이다. 너무 흥분할 필요가 없다. 즐거운 장면만 나오면 좋겠으나 그렇게 되면 즐거운 것이 즐겁지 않게 된다. 금방 시들해지고 재미가 없어진다. 역시 힘든 장면이 좀 더 많고 즐거운 장면, 신나는 장면은 좀 귀해야 더 즐길 수가 있다. 稀貴(희귀)해야 가치가 있는 법.

 

내 삶이 한 편의 장편 영화인 탓에 힘든 일이 생기면 힘들다, 하지만 어차피 영화는 영화일 뿐이다. 때론 힘든 장면도 즐겁다. 영화이기 때문에. 우리가 가끔 슬픈 영화도 보러갈 때가 있듯이 말이다. 진지한 영화를 보기도 하고 광기어린 영화도 보듯이 결국 영화를 보러간다는 것은 즐기기 위함이다.

 

몇 년 전부터는 영화에서 눈을 떼지 않게 되었다. 진지한 일이나 어려운 일이 등장하는 장면과 만나게 되면 더욱 주의를 기울여서 지켜본다. 물론 현실이고 리얼이기에 내 스스로 조심하고 경계한다. 하지만 한 편으론 이 어려운 장면이 어떻게 풀려갈 것인지 아니면 그냥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 것인지 더욱 더 집중한다. 하지만 즐긴다, 영화이기에.

 

앞에서 이미 얘기했듯이 흥행 따윈 아예 절대 기대하지 말자. 내가 봐도 지루한 내 영화를 그 어느 누구가 봐 주리오.

 

내 영화이기에 어쨌거나 沒入(몰입)의 느낌, 장난 아니다. 최선을 다해서 나만의 名作(명작)을 만들어가야 한다. 어떻게 끝을 내느냐, 마음 같아선 해피하게 끝내고 싶지만 그 무엇도 보장해주지 않는다. 게런티(guarantee)는 없다. 또 그런 까닭에 서스펜스와 스릴이 넘친다.

 

세상 재미없는 것 중에 하나가 약속된 결말이다. 약속되고 확증된 것을 미리 알고서 해가는 것은 시늉에 불과하다. 그건 메소드 연기가 나오지 않는다. 물론 확률이 전혀 없을 경우 당연히 해볼 흥이 나지 않겠지만 누구나 그렇듯 최소한 나름의 로또 복권 한 장을 들고 있기 마련이다. 무시하지마, 나도 한 방 있어!

 

최고의 몰입 연기, 메소드 연기는 내가 삶을 살아가는 것이고 그걸 영화로 찍어가는 것이 나의 영화이다. 흥행은 기대할 수 없어도 연기력 하나만큼은 짱이다. 내가 나를 연기하는 것이니 짱일 수밖에 없다.

 

최선을 다할 뿐 어떤 결말로 끝이 날지 그거야 모른다. 순간순간 대본을 쓰고 촬영을 해가고 있기에 모른다.

 

 

며칠 전 마지막 퍼즐을 맞출 수 있었으니 

 

 

그러다가 얼마 전 밤에 아니 새벽에 아주 중요한 것을 깨달았다. 어떤 결말이 나든 그건 사실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내 영화의 결말은 내가 눈을 영원히 감는 순간에 만들어질 게 아닌가. 의식이 사라지기 직전 약간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아마도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하게 될 것 같다.

 

이럴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뭐 쩝! 할 수 없지.

아무튼 난 이 영화를 찍느라고 고생 많이 했어, 원래 흥행을 기대한 건 아니잖아.

생각보다 아주 괜찮았네, 참 대박이야!

 

그런데 한 편으론 코마(coma) 상태에 빠져 멍-하니 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다.

 

이 영화에 있어 결말은 겉보기엔 무척 중요할 것 같지만 실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어차피 모든 영화는 결말을 보아야 하니 볼 뿐이다. 그보다는 그 도중의 장면들이 훨씬 더 중요하다. 시시각각 변해가는 장면들, 그것들이 즐겁든 고통스럽든 감내하기 어려운 것이든 상관없이 그 모든 일과 사물의 連鎖(연쇄)와 그 흐름(flow)을 즐길 뿐 그를 떠나 내 삶의 장편 영화에서 즐길 것은 달리 없다.

 

나는 내 삶을 살아간다. 삶은 힘들고 고통스러울 때가 더 많다. 하지만 그건 내 삶의 리얼한 영화이다. 그러니 그 영화를 보면서 즐긴다. 영화 관람은 결국 엔터테인먼트 아니겠는가!

 

출처: https://hohodang.tistory.com/ [희희락락호호당:티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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