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공포의 대상이 되었으니
증시가 겁나게 나자빠지고 있다. 食怯(식겁), 겁을 먹은 사람이 어디 한 둘이 아닐 것이다. 연일 날만 밝았다 하면 계좌에서 돈이 줄줄 새고 있으니 말이다.
종합주가지수(kospi)의 경우 작년 최고치 3,316.08 포인트를 찍은 후 오늘 종가가 2,292.01이니 대략 31%의 손실률이다.
국민 우량주인 삼성전자를 한 번 보자. 작년 상반기 평균주가는 82,800 원 정도였는데 오늘 마감이 56,400 원이니 그간에 26,400 원이 빠진 셈, 대략 32% 정도 손실을 보고 있다. (최고치로 따지면 42%의 손실이다.)
어지간한 종목은 반 토막이 났고 약간 소형의 ‘잡주’성 종목은 1/3이 기본이다.
글로벌 침체다 인플레이션이다, 스태그플레이션이다, 금융위기 직전이다, 등등 말은 무성하지만 ‘사실 나도 잘 모르겠다’는 미국 연준 의장의 맥 빠지는 實吐(실토)처럼 장차 어떻게 될 것인지 현 시점에서 아는 사람은 없다고 본다. 그린(Green)을 외치던 유럽에선 전기 생산을 위해 석탄을 때기 시작했다고 하고, 독일의 거대 에너지 업체들은 구제금융을 긴급 신청했다는 말도 들린다.
아무튼 큰 문제에 글로벌 경제가 봉착했다는 것, 엄연한 현실이다.
실은 늘 겪어온 일이라서
그런데 말이다, 지금의 이런 모습, 상황, 장면, 나 호호당은 사실 전혀 놀랍지 않다. 1983년부터 근 40년간 주식이란 것을 해오면서 그간에 꽤나 많이 겪었던 일이기 때문이다.
증시는 1986-1989년까지 무려 7배나 올랐다가 그 이후 1990년에 대폭락했다. 절반 이상 꺾어지는 폭락장은 이번까지 포함하면 10번이나 된다. 30년간 10번의 대폭락이니 거의 3년에 한 번은 이런 일이 생겼다. 10번의 폭락이 있었으니 그 반대의 경우 즉 큰 상승장도 10번은 된다.
해마다 치르는 연례행사는 아니지만 증시는 늘 이렇다. 30년간 10번의 폭락과 10번의 급등이 있었으니 전혀 놀랄 일도 아니다. (정말 힘들었던 것은 2011-2016 사이, 무려 6년에 걸친 지루한 횡보국면이었다. 사실 이 때가 오히려 나 호호당으로선 정말 주식을 그만 둘까 하는 마음이 들 정도였다.)
다시 말하지만 증시는 늘 이렇다. 거침없이 상승했다가 이윽고 무지막지하게 하락한다. 늘 되풀이되는 이런 과정은 사실 증시의 茶飯事(다반사)라 하겠다.
이런 말을 쓰고 나니 약간 걱정은 된다. 독자들 중에 주식 하락으로 힘들어하시는 분이 분명히 있을 것인데 기분이 상할 것 같아서 말이다. 하지만 이 글은 바로 그런 분을 위해서 쓰고 있다.
그렇다고 위로하려는 것은 아니다. 손해가 난 것은 현실이고 현실은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어차피 증시란 것에 한 번 발을 들여놓은 이상 이런 일은 앞으로도 늘 겪게 될 것이란 얘기를 드린다. 아예 이번 일로 다시는 손을 대지 않으면 모를까, 다시 눈이 가고 손이 간다면 이런 상황에 대해 익숙해져야 한다고 말씀드린다.
작년부터 나 호호당이 해온 과정, 도움이 될 것도 같아서
이 대목에서 나 호호당이 작년부터 해온 과정을 조금 알려드리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다.
내 경우 작년 7월 중순에 대세 꼭지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감지했고 그 이후 늘 조심하기 시작했다. 목표가를 낮게 잡은 상태에서 스윙거래, 비교적 단기간에 걸쳐 사고팔고를 반복해왔다.
그 이후 예상대로 서서히 내리는 국면이 이어졌지만 그럼에도 또 다시 상승으로 전환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도 세심하게 살폈다. 물론 꾸준히 내리다 보면 언젠가 소나기처럼 쏟아지는 때가 올 거란 점, 능히 예측하고 있었다. 바로 지금처럼 말이다. (이 시각 서울 우면동 집 창밖으로 폭우가 쏟아지고 있다, 시간당 30 밀리미터의 장대비가.)
제1차 예상 지지대
하락이 나올 경우 제1차 지지대를 코스피 2700-2600 포인트대로 설정하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 전만 해도 그렇게 끝나는 줄 알았다. 그 바람에 이젠 바닥이 나왔다고 글까지 올렸는데 그만 틀렸다.)
그런데 6월 9일자 금요일 마감 시황을 보면서 아니란 걸 알았다. 다음 주 초반에 급락이 나올 경우 이거 왕창 밀리겠는데 싶었다. 그래서 그 날 주식 보유액을 원금의 27% 대로 대폭 줄여놓았다.
제2차 예상 지지대
작년 여름부터 설정해놓은 제2차 지지대는 종합지수 2300 부근이었는데 지금 바로 그 상황까지 왔다. 그런 까닭에 최근 며칠 사이 주식의 매수비중을 원금의 35% 로 조금 높였다. 그런데 과연 이 선에서 마무리가 될까 하는 생각도 든다. 원래 일이 닥치면 그런 법이다.
최후의 예상 지지대
당연히 마지막 지지선, 즉 제3차 지지선을 하나 더 설정해놓은 게 있다. 종합지수 週棒(주봉)에서 634주 이평선인 2180 포인트대가 그것이다. 지금보다 120 포인트 정도 밑인데 그 선이면 과감하게 베팅에 들어갈 생각이다.
주봉으로 634주 이평선은 12년 이동평균선(52 곱하기 12)에 해당되는데 이는 우리 경제의 死活(사활)을 결정짓는 선이라 보기 때문이다.
이 선을 잠시 무너뜨리면 모를까, 그 선 아래로 내려오는 일이 기본이 되면 그게 바로 우리 경제의 장기침체 시작이라 봐도 무리가 아니다. 그러니 나중엔 그렇게 될 순 있어도 반드시 그 선에선 반등이 나올 것이고 그로서 상당한 수익이 기대되기에 대거 베팅할 생각이다.
물론 지금의 2300 선대를 위 아래로 놀다가 위로 돌아서는 모습이 확정되면 당연히 매수비중을 65% 이상으로 높이면 된다.
사실상 지금이 바닥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
2180 포인트 대의 마지막 제3 지지선은 아직 올지 말지 모르는 일이고, 사실 지금 2300 포인트 대가 바닥권이라 여긴다. 다시 말하면 지금쯤 매수해두면 얼마를 먹어도 먹고 나올 수 있을 거라 여긴다. 강조하지만 이미 벌써 주식은 ‘매수의 영역’이란 얘기이다.
2600-2700 선대가 이젠 저항구간으로 바뀌었다는 점
그리고 하나 강조해둘 것이 있다. 강조 또 강조!
장차 반등이 올 것인데 그 우선적인 목표치는 종합지수 2700-2600 포인트 구간이란 점이다. 앞에서 작년 여름 하락이 올 경우 제1차 지지선으로 설정했던 바로 그 지점이 이젠 ‘저항대’로 바뀌어 있기 때문이다.
작년부터 고점에서 많이 물려있는 경우 무조건 본전을 찾을 때까지 들고 있을 게 아니라 일단 2700-2600 구간까지 반등할 경우 어느 정도 비중을 줄여 놓을 필요가 있겠다는 얘기이다.
바로 그 저항대를 돌파하고 세게 반등할 확률은 대단히 희박하다는 점, 나중에 오른다 해도 그건 꽤나 훗날의 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선수라면 그 정도에서 일단 損切(손절)하고 후일을 기약하는 법이다.
지금이 바닥일 수 있는 근거
앞에서 제3차 지지선으로 2180 포인트대를 얘기했지만 환율을 보면 지금 2300 포인트 구간이 바닥일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는 얘기를 드린다.
그 근거는 국고채 3년물과 원/달러 환율이다.
환율의 경우 그간 상한선으로 보고 있던 1303.86원을 넘어섰다는 점이다. 이는 일종의 極限(극한)에 도달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국고채 3년물의 금리가 최근 3.260을 넘어갔다가 되돌아서고 있다는 점이다.
이 모두 일시적인 일이라 본다. 그렇기에 현재의 2300 선 정도면 충분히 바닥권에 도달했다고 볼 수 있다는 얘기이다.
(반대로 얘기하면 원/달러 환율이 1303.86원 위에서 고착화될 경우 그건 우리 경제의 장기침체 시작이라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일단은 일시적인 상황이고 확정적으로 단정 짓기엔 너무 이른 감이 있다.)
오늘의 글을 정리하면 현재 구간 즉 종합지수 2300 이하에선 바닥권이란 점이다. 일시적으론 2180까지 생각해볼 순 있겠으나 그건 아직 모르는 일이고 이 정도면 매수 영역으로 보기에 무리가 없다는 것, 그렇기에 손실 때문에 번민하는 분이라면 이젠 좀 더 인내할 일이란 얘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