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금융뒷담]"죄다 사라고만".. 증권사리포트를 어이할꼬

◆투자노트

by 21세기 나의조국 2022. 4. 2. 12:07

본문

[금융뒷담]"죄다 사라고만".. 증권사리포트를 어이할꼬

김경택 입력 2022. 04. 02. 06:00 
 


“국내 증권사 리포트 가운데 매도 의견은 1%도 안 됩니다. 매도 의견이 없어요, 없어. 그런데 이 문제는 제재를 할 수도 없는 것이고….” 금융당국이 매수 의견 일색인 증권사의 분석보고서 개선 문제를 놓고 고심 중이다.

기업 분석이나 투자 정보 등이 담긴 증권사 분석보고서는 대형주 위주일 뿐 아니라 대부분 매수 의견 위주로 작성된다. 증권사 입장에선 평가 대상인 동시에 중요한 ‘고객’인 기업들을 깎아내리는 보고서를 내기는 쉽지 않다. 보고서를 작성하는 애널리스트들이 증권사와 투자자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매도 의견을 내느니 차라리 리포트 대상에서 그 종목을 제외하거나 중립 의견을 내는 방법을 택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분석보고서 내용을 직접 제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지난해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에 대한 문제 제기에 “(분석보고서는) 연구자 나름의 예상을 투자자들에게 전달하는 건데 이 부분에 대해 ‘왜 이렇게 예상을 했느냐’고 따지기 어렵다”고 답했다. 분석보고서는 분석과 의견을 담은 것인데 한쪽 방향으로 쏠려 있다고 해서 제재를 가할 수 없다는 의미였다. 법적 처벌이나 제재는 애널리스트가 분석보고서에 매수 추천으로 적은 종목을 미리 다른 사람에게 알려줘 시세차익을 얻게 한 범죄나 기업 금융 업무와 관련된 성과 보수를 애널리스트에게 지급한 경우 등에만 가능하다.

 

하지만 금감원은 증권사 분석보고서 개선 과제를 올해 업무 계획에 포함시켰다. 독립적인 리서치 기관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은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등이 공동 출연해 지난 1월 만든 기업리서치센터 사례를 눈여겨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2일 “미국이나 유럽에선 이미 활성화 돼 있는 독립리서치제공사(IRP) 사례를 들여다보고 벤치마킹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오래 전부터 여러 대책이 추진됐는데도 개선 조짐을 보이지 않는 고질적 관행이 이번에 개선될지는 미지수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 .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