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서 전쟁 자체는 악재 아니다:우크라이나 긴장 상황을 보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했다는 연이은 소식이 글로벌 증시에 큰 부담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복잡한 국제 정치 그 안에서 우크라이나를 십 수만의 러시아 군대가 포위하며 긴장감이 연이어지다 보니, 지금 당장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증시 그리고 한국증시는 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제법 큰 하락을 만들고 있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전쟁 그 자체는 결정적인 악재는 아닙니다.
▶ 전쟁은 부정적인 이슈이지만, 증시에서는 냉정하게도….
전쟁이 발생한 지역은 이루 형용할 수 없을 큰 고통이 발생합니다.
군인들은 생사를 오가고, 전쟁이 발생한 국가나 지역은 파괴되며, 주민들과 국민의 직접적인 인명 피해뿐만 아니라 살아남은 이들은 파괴된 도시에서 비참한 삶을 살 수밖에 없습니다. 전쟁은 그러하기에 매우 부정적인 이슈이고 전 세계가 가슴 아파하는 현실입니다.
그런데 전쟁은 아이러니하게도, 당사자가 아닌 다른 국가들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이지요.
오히려 전쟁이 발생하지 않은 지역은 전쟁이 발생하여 수혜를 입기도 하고, 혹은 전쟁 불안감이 커질 때는 금융시장이 요란하게 반응하다가 시간이 지나고 보면 악재였나 싶을 정도로 담담하게 지나갑니다.
대표적으로 1950년 한국 전쟁 당시 일본은 군수물자 생산기지로서 큰 수혜를 입었고, 1949년 말 대비 1953년에는 일본 TOPIX 지수가 거의 3배 가까이 상승하였었고 그 후에도 강세장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 한국 전쟁 전후 일본 TOPIX 지수 추이, 자료 참조 : 동경 증권 거래소 ]
냉정한 이야기이지만, 이렇듯 금융시장은 전쟁 당사국이 아닌 경우에는 결국 지정학적인 전쟁이 글로벌 증시에 큰 악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되지는 않습니다. 이는 한국증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2003년 이라크 전쟁의 경우 2003년 3월 전쟁 발생 가능성과 긴장감이 고조되는 과정에서는 당시 한국증시가 코스피 500p 부근까지 밀리며 불안감이 고조되었지만, 막상 전쟁이 발생하고 나서는 되려 주가가 상승하면서 강세장이 만 5년여 이어지기도 하였습니다.
전쟁이 증시를 강세장으로 만든 데에는 여러 가지 해석이 있습니다만, 전쟁 자금을 집행하고 전쟁 분위기로 인한 경기 위축을 막기 위한 경기 방어 정책들이 쏟아지면서 유동성의 힘이 반영된다고 해석하기도 합니다.
물론, 전쟁 발발이 전쟁 지역 외 국가들 증시를 무조건 상승시킨 것은 아닙니다. 90년 초반 걸프전쟁 당시 한국증시와 글로벌 증시는 지지부진한 흐름이 이어졌다가 93~94년이 되어서야 강세장이 나타나기도 하였습니다.
[ 90년대 이후 주요 전쟁들과 코스피 종합주가지수 ]
▶ 전쟁 그 자체는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 그러하기에
전쟁 당사국이 아니라면, 혹은 전쟁이 발생한 지역이 아니라면 해당 이슈 자체는 증시에 결정적인 변수가 되지는 않습니다만, 그 시점에 증시 상황을 증폭시키는 심리적 변수로서 촉매처럼 작용하게 됩니다.
당장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임박이 증시 약세장을 더 깊게 낙폭을 키우고 그 결과 마진콜과 강제 청산 그리고 손절매를 유발하여 증시 패닉을 만드는 것처럼 말입니다.
과거 세계적으로 이슈화된 전쟁이 있을 때마다 이런 상황은 꼭 반복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러다 막상 전쟁이 발생하거나 혹은 기적적으로 전쟁 재료가 사라지게 되면서 투자론적인 표현으로 “재료가 노출”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증시는 해당 이슈를 잊게 됩니다.
치솟던 유가는 갑자기 약세로 돌아서고 낙폭을 키우던 증시에는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게 되지요.
▶ 그날은 언제일지 알 수 없기에 긴장감은 한동안 증시에 작용하겠지만
현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언제 발생할지 아무도 모릅니다.
사람마다 여러 의견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중국 동계 올림픽 이후라는 썰, 동계 올림픽 중에도 언제든지 가능하다는 썰, 러시아가 함부로 침공하지 못한다는 썰 등 엇갈린 의견들이 혼재되어 있습니다.
의견이 분분하다는 것은 불확실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요.
그러하기에, 이번 이슈는 과거 2003년 이라크 전쟁처럼 D-day가 명확하기보다는 긴장감을 증시에 계속 안겨주면서 한 번씩 금융시장을 꾹꾹 누르는 재료가 될 듯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금융시장은 이 이슈에 대해서 무디어져 가겠지요.
언제나 그러했듯 말입니다.
2022년 2월 14일 월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및 가치투자 처음공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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