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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상투 잡은 거야?" 고점 대비 수천만원 뚝뚝..'패닉바잉' 몰린 지역 집값 먼저 흔들

부동산

by 21세기 나의조국 2021. 12. 27.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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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상투 잡은 거야?" 고점 대비 수천만원 뚝뚝..'패닉바잉' 몰린 지역 집값 먼저 흔들

매일경제 조성신입력 2021. 12. 27. 10:51수정 2021. 12. 27. 12:54
 
2030 매입 급증 지역 매매 전세 동반 하락
"집값 떨어지면 젊은층 최대 피해"

 

서울 노원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급매가 붙어있다. [매경DB]
 
# 대출을 끌어모아 내 집 마련에 나섰던 30대 김모씨는 요즘 밤잠을 설치고 있다. 투자가 아닌 실거주용으로 매입한 주택이지만, 주변 단지들이 고점 대비 수천만원씩 떨어진 가격에 계약이 이뤄지고 있고 최근에는 대출금리 부담까지 커진 상황에 너무 성급하게 결정한게 아닌가 하는 후회가 들고 있어서다.

올해 2030세대의 수도권 아파트 매입 비율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증가했다. 문제는 이들이 집중적으로 매입한 지역의 아파트값이 최근 하락 전환됐거나 하락이 임박한 곳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집값이 본격적인 하락세로 돌아설 경우 무리하게 빚을 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기)과 '패닉바잉'(공황구매)에 나섰던 젊은층이 가장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27일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올해 1∼10월 수도권 아파트 거래 분석 자료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2030 세대의 매입 비율은 관련 통계가 공개된 2019년 이후 가장 높았다. 2019년 1∼10월 2030 매입 비율이 31.7%였던 서울은 지난해 같은 긱간 36.5%로 늘었다. 올해에는 이 비율이 41.9%를 기록하며 40%를 돌파했다.

 

서울 25개구 가운데 2030세대 매입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강서구로 올해 10월까지 작년(45.4%)보다 6%포인트 이상 상승한 51.8%를 보였다. 성동구도 지난해 48%에서 올해 51.5%로 늘면서 올해 거래된 아파트의 절반 이상을 2030세대가 사들였다.

 

특히 중저가 아파트가 몰려 있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 등 비강남권은 올해 2030세대의 매입 비율 상승폭이 가팔랐다. 노원구는 지난해 37.2%에서 올해 49.2%로 12% 포인트 급등하며 올해 서울지역 중 최다 상승폭을 기록했으며, 같은 기간 관악구는 11.1% 포인트(작년 36.2%→47.3%), 도봉구 10.3% 포인트(31.1% →41.3%), 구로구 5.5% 포인트(41.2%→46.7%)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들 지역은 담보 대출을 받을 수 있는 15억원 이하 아파트가 많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결국 '영끌' 가능한 지역에 젊은 수요자들이 몰렸다고 볼 수 있다. 당장 입주가 어렵다 보니 전세를 끼고 추가 대출을 받아 '갭투자'를 한 젊은층도 많았을 것이라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이들 지역의 아파트 매매, 전셋값이 최근 동반 하락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이 지난 8월부터 한차례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한 데 이어 10월부터 전세자금대출을 일시 중단하는 등 돈줄을 옥죄기 시작하면서 대출 비중이 높은 비(非)강남권이 먼저 타격을 받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지난주 은평구의 아파트값은 -0.03%를 기록하며 1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은평구는 2030 매입 비율이 지난해 32.5%에서 올해 38.1%로 6.6% 포인트 높아진 곳이다. 관악구와 금천구 아파트값도 지난주 보합 전환되면서 하락을 눈앞에 뒀고, 강북(0.02%)·도봉(0.03%)·노원(0.05%) 역시 상승폭이 크게 줄면서 보합 내지 하락 전환이 임박한 상태다.

 

대출을 받을 수 없는 15억원 이상 아파트가 즐비한 강남3구(강남 0.09%·서초 0.12%·송파 0.07%)보다 집값 하락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경기지역도 최근 2030 매입 비율이 급증한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먼저 꺾이는 모습이다. 광명시는 2030세대의 아파트 매입 비율 지난해 1∼10월 38.5%였으나 올해 53.3%로 14.8% 포인트나 올랐다. 이는 서울, 경기를 통틀어 2030 매입 비율이 가장 높았다. 한 달 전까지 주간 상승폭이 두 자릿수에 달했던 광명 아파트값도 대출 규제 등의 여파로 지난주 0.02%로 상승률리 축소됐다.

 

안양 동안구는 2030 매입 비중이 지난해 35.4%에서 올해 51.2%로 15.8% 포인트 오르며 수도권에서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지난달까지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이 36.8%에 달하며 과열 양상을 보였지만, 대출 규제에 입주물량 증가까지 겹치며 2주전(-0.03%, KB부동산 기준)부터 아파트값이 내려 지난주(-0.04%)까지 2주 연속 하락했다. 올해 2030 매입 비율이 45.5%로, 지난해(34%)보다 11.5% 포인트 오른 화성시도 지난주(-0.02%)까지 2주 연속 아파트값이 떨어졌으며, 올해 11월까지 아파트값이 각각 34.1%, 38.7% 급등한 군포시와 의왕시도 지난주에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멈추고 보합 전환(KB부동산 기준)됐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처럼 2030세대 수요가 대거 몰린 곳의 아파트값이 먼저 하락 조짐을 보이면서 젊은층의 피해도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2030 매입 비율이 높은 경기지역의 경우 대부분 광역급행철도(GTX), 신도시 건설 등의 호재로 올해 아파트값이 단기간 상승세를 보인 곳인 만큼, 상승 동력이 떨어지면 낙폭도 커질 수 밖에 없다고 진단한다.

 

정성진 어반에셋매니지먼트 대표는 "이들 지역의 전셋값 하락까지 지속되면 전세를 끼고 매수한 갭투자가 계약 만기시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깡통 전세가 속출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여야 대선 후보들이 내놓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완화 조치가 시행되면 서울보다 수도권 아파트부터 매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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