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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숫자에 얽힌 아파트 층간소음 비밀..210, 1999 그리고 71 >>>

부동산

by 21세기 나의조국 2018. 1. 7.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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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Eye] 숫자에 얽힌 아파트 층간소음 비밀..210, 1999 그리고 71

류정민 입력 2018.01.06. 08:30 



 

위층·아랫층 210mm 경계막, 1999년 이전 아파트 특히 취약..층간소음 대다수 차지하는 아이 뛰는 소리, 발걸음 소리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부동산 Eye’는 부동산을 둘러싼 흥미로운 내용을 살펴보고 정부 정책의 흐름이나 시장 움직임을 분석하는 연재 기획물입니다.


“차라리 1층으로 이사를 가야 하나.” 아파트 위주의 주거 생활이 보편화한 요즘 ‘층간소음’은 아이를 둔 부모의 공통된 고민이다. 1970~1980년대 독채 양옥집 시절에는 아이들이 집안과 거실에서 마음껏 뛰어놀아도 아무런 걱정이 없었다. 집 안마당에서 뛰어놀 수도 있었다. 하지만 집에서 마당은 사라진 지 오래다.


주거 형태가 바뀌면서 대다수는 아파트에서 생활한다. 한참 뛰고 놀고 싶은 아이들에게 ‘살금살금’ 걷기를 당부하지만 지키기 쉽지 않은 다짐이다. 아랫집의 항의 전화와 경비실의 ‘자제’ 촉구 전화 등을 받고 나면 기분이 좋을 리 없다. 각자가 자기 위주로 생각하다 보니 본인들이 층간소음을 일으킨 것은 고려하지 않은 채 항의를 한 이들에 대해 불만이 쌓인다.


층간소음은 결국 어른 싸움으로 이어지고 회복하기 어려운 ‘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아파트 층간소음의 실태는 어떨까.


국가소음정보시스템인 ‘이웃사이센터’에 따르면 층간소음이 너무 심해서 방문상담을 희망한 가구는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6167건에 이른다.


매달 500건 안팎의 방문상담건수가 추가되는 것을 감안하면 10월~12월 증가분까지 고려한 2017년 추정치는 7000건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2012년 연간 1829건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5년 사이에 4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생각보다 많은 가구가 층간소음 문제로 고통을 받고 있는 셈이다. 층간소음은 아파트에 사는 수많은 사람의 공통된 고민이다. 미래 재산가치의 피해를 감수하고 아파트 1층으로 이사하려는 이들까지 생겨나고 있다. 층간소음은 부동산 시장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아파트 층간소음 문제에 접근하려면 3개의 숫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선 210, 1999 그리고 71이다. 무슨 암호와도 같은 이들 숫자는 어떤 비밀을 담고 있을까.


210은 아파트 층간소음의 경계를 가르는 중요한 숫자다. 아파트는 크게 벽식 구조, 무량판 구조, 라멘 구조로 지어진다. 벽식 구조와 무량판 구조는 상대적으로 바닥 충격음에 취약하다. 위층에서 바닥을 통해 소음을 발생할 경우 아랫집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과거 층간소음이라는 개념이 모호할 때는 위층과 아래층을 가르는 슬래브 두께가 더 얇았다. 2005년 7월 이전까지만 해도 슬래브 두께는 120~180㎜로 시공했다. 층간소음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심화하면서 2005년 7월 이후 2014년 5월까지 슬래브 규정이 강화됐다.


바닥 슬래브 두께는 벽식 구조의 경우 210㎜ 이상, 무량판 구조는 180㎜ 이상, 라멘 구조는 150㎜ 이상으로 규정했다. 2014년 5월 이후 현재까지는 벽식 구조와 무량판 구조 모두 210㎜이상, 라멘구조는 150㎜ 이상 바닥 두께를 규정했다.


위층과 아래층의 층간소음 방어막은 210㎜의 슬래브라는 얘기다. 더 두꺼워지면 층간소음을 막는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일정 수준 이상 두께를 강제할 경우 그만큼 건설사의 공사비 부담이 가중된다.


층간소음 문제에서 잊지 말아야 할 또 하나의 숫자는 1999다. 이웃사이센터 조사결과를 보면 층간소음 문제의 77.6%는 아파트에서 발생한다. 아파트 주거 인구가 절대적으로 많다는 점에서 자연스러운 결과다.


흥미로운 지점은 아파트 건립연도에 따라 층간소음 피해의 차이가 크다는 점이다. 특히 1999년도 이전에 지은 아파트는 전체 층간소음 피해의 29.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웃사이센터는 “(1999년도 이전의) 아파트 슬래브 두께는 120㎜로 층간소음에 취약한 구조여서 층간소음 갈등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예전에 지은 아파트일수록 층간소음 문제가 심하고 특히 1999년도를 기점으로 피해사례가 증가한다는 얘기다.


또 하나 기억해야 할 숫자는 71이다. 층간소음이라고 하면 어떤 문제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까. 망치질 소리, 가구를 끄는 소리, TV나 세탁기 등 가전제품 소리, 피아노 등 악기 소리, 러닝머신과 같은 운동기구 소리도 층간소음을 일으키지만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따로 있다.


바로 아이들이 뛰는 소리와 사람의 발걸음이다. 이 문제로 층간소음 피해를 겪은 비율은 71%에 이른다. 망치질이나 가구, 피아노, 러닝머신 등 다른 층간소음 문제의 경우 각각 1~4%에 불과한 실정이다. 결국 아이들의 뛰는 소리와 사람의 발걸음 문제만 조심해도 층간소음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다는 얘기다.


LH는 지난 12월7일 LH 경기지역본부에서 국토부, 건설업계, 유관기관 연구원 등이 참여하는 '제1회 층간소음 저감기술 공유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국토교통부는 층간소음 문제를 해결하고자 다양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국토부는 ‘우리家 함께’ 행복지원센터를 통해 층간소음 문제에 대한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국토부 등 관련 기관과 층간소음 저감기술 개발을 위해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LH는 지난해 10월부터 자체적으로 운영하던 층간소음 순회상담서비스 시범 사업을 올해부터는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LH 관계자는 “입주민들 스스로 층간소음에 대한 경각심을 갖도록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층간소음 경보시스템도 개발 중”이라며 “올해 하반기 개관 예정인 주택성능연구개발센터를 활용해 층간소음 저감을 위한 최적의 구조형식 검증과 평면개발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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