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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머니 공습경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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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6. 4. 26.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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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머니 공습경보

매경이코노미|김병수|입력2016.04.22. 15:04

 

 

 

중국 자본이 한국에 몰려오고 있다.

 

우리나라를 방문한 요우커(중국인 관광객) 수는 지난 2010년 187만명에서 지난해 600만명에 이른다. 대규모 자본 투자도 늘고 있다. 중국 자본의 국내 상장채권 보유액은 2월 말 기준 17조5090억원으로 미국보다 3조2000억원가량이나 많은 1위다. 중국인이 취득한 제주도의 건물 규모는 외국인이 보유한 전체 건물의 73%를 차지한다. 국내 기업에 대한 러브콜도 상한가다. 지난해 중국 자본의 한국 기업 인수합병과 지분투자 규모는 19억달러로 전년보다 120%나 증가했다.

 

 

 

중국 자본의 한국 투자는 침체에 빠진 한국 경제에 활성화 계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 금융 시장이 중국 경제에 따라 좌지우지될 수도 있다. 인수합병의 경우에는 먹튀와 기술 유출 논란도 발생한다. 중국 자본의 한국 시장 역습이 얼마나 이어질지,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지 점검해본다.

 

 

돈의 힘 앞세운 무한식탐 ‘거칠 게 없네’

 

 

# 국내 사모펀드 대표 A씨는 최근 중국계 투자자에게서 국내 코스닥 기업을 함께 인수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국내 IT 기업 인수를 추진하고 있으니 지분 투자를 하면 일정 수익률을 보장해 주겠다는 유혹이었다. 하지만 A씨는 중국계 투자자의 실체가 불분명해 제안을 거절했다.

 

# 최근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뤼디(綠地)그룹은 금싸라기로 꼽히는 용산구 한남동 외인아파트 터 매입 검토에 나섰다. 이 땅에 대해 뤼디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입찰에 참여할지 부동산 업계에서는 초미의 관심사다.

 

중국 자본인 ‘차이나머니’의 한국 시장 공략이 거세지고 있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기업의 한국 기업 인수합병 건수는 33건으로 전년에 비해 3배나 늘었다. 거래 규모도 전년 대비 120% 증가한 19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차이나머니 유입량이 늘면서 트렌드도 바뀌고 있다. 과거 중국 자본의 해외 투자는 정부, 국유 기업 중심이었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는 민간기업으로 바뀌었다. 대상 분야도 소비 중심 내수 시장과 IT·미디어·금융·통신을 아우르는 신성장산업 쪽으로 쏠리는 경향이 뚜렷하다.

 

 

 

특히 한국의 엔터테인먼트·IT·금융에 중국 자본의 관심은 남다르다. 이미 초록뱀·FNC엔터테인먼트 등의 최대 주주가 중국 자본으로 바뀌었다. 중국 동심반도체는 지난해 6월 127억원을 투자해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 설계 업체인 피델릭스를 사들였다. 금융 시장에선 동양생명이 중국계 회사가 됐다. KOTRA 관계자는 “중국의 대한국 투자는 서비스업과 제조업에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서비스업의 투자액은 해마다 2배 이상 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시장을 노린 중국 첨단 기업의 진출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이미 샤오미 제품은 중저가 IT 시장을 파고들었다. 최근에는 중국의 구룡자동차가 광주에 전기차 공장을 짓는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중국 경제의 패러다임이 소비 중심으로 달라졌고, 중국 정부 역시 소비 중심의 내수 시장과 IT·미디어·금융·통신을 아우르는 신성장산업 육성을 줄곧 강조하는 게 원인으로 풀이된다. 금융 시장에서 중국 자본의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부터 한국 채권 투자를 늘리면서 지난 1월에는 미국을 제치고 외국인 채권 보유국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중국에 대한 높은 경제의존도와 연관성,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의 상황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중국 자본의 한국 투자는 계속 급증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기술 유출 위기론과 함께 세계 시장으로의 동반 진출 등 윈윈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선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 자본이 한국 기업의 기술과 노하우를 단시간에 확보하려는 목적으로 우리 기업을 인수하고 있다고 본다. 국내에 유입되는 일부 중국 돈의 성격이 불투명하다는 소문도 파다하다. 중국 경제의 국내 영향력이 전방위로 확산되는 가운데 과거에 비해 자금 유출입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반면 국내에 들어오는 중국 자본에 대한 근거 없는 거부감은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산업고도화 전략에 맞는 인수합병 활성화를 유도하는 한편, 무분별한 인수합병으로 인한 리스크도 동시에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 김병수(팀장)·김경민·박수호·노승욱·나건웅·김기진 기자 / 사진 : 류준희·윤관식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854호 (2016.04.20~04.2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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