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이 부자가 된 이유
2004년 친구 사이인 대호와 승엽이는 인생의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기 위해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미 성숙한 나라에서 경제적 기회가 적을 것이라 생각한 두 친구는 경제적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해외 이민을 고민하고 있었고, 둘은 각각 다른 나라를 대상으로 고민 중이었습니다. 둘 다 필자의 다른 책을 이미 읽은 상황이라 인플레이션과 그에 따른 경제적 기회를 알고 있던 터라 향후 신용팽창을 지속적으로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나라를 두고 심사숙고 중이었습니다.
결국 대호는 아프리카 우간다로, 승엽이는 중국으로 이민을 결정하였습니다. 대호가 우간다로 결정한 이유는 중국보다 자산 가격이 저렴했고, 우간다 정부가 신용팽창의 의지가 확고했기 때문입니다. 한국에 있는 아파트를 처분하는 대로 넘어가서 비교적 많은 토지를 미리 사놓고 기다리면 부자가 될 것이라 판단을 한 것입니다. 반면 승엽이는 중국이 우간다 보다 부동산 가격은 비싸지만 무역수지 흑자 폭도 커지고 있으니 신용팽창의 근거가 충분하다고 판단하였고 근거 자산이 있으니 더 안전할 것이라 결론을 내렸습니다. 부자가 되어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떠난 둘의 결과는 두 나라 사이의 거리 만큼이나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중국으로 건너 간 승엽이는 가자 마자 서울의 아파트를 처분한 돈으로 3채의 아파틀 사두고 열심히 일을 하였습니다. 중국의 인구도 많았고, 중국 정부의 수출 드라이브 확대 정책으로 인해 무역수지 흑자가 늘어나면서 외환보유고가 쌓이기 시작하는 중국에서 반드시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품으면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결과는 이미 여러분이 알고 계신 대로 입니다. 가난했던 중국 사람들이 한국 관광객의 핵심으로 부상했고 이들의 숫자가 늘어나는 만큼 중국의 아파트 가격은 폭등에 폭등을 거듭했습니다. 언론에서는 아파트가 부족하다고, 수요가 급증하는 것이라고 이유를 댔지만 실제는 통화량의 급증에서 올라간 가격이었습니다.
신용팽창이 아니라면 중국이 부자가 된 유일한 이유는 수출을 통해서 벌어온 돈 때문입니다. 그런데 늘어난 중국 전체 부의 합계는 경상수지 흑자 금액의 합계보다 훨씬 큽니다. 그 이유는 당연히 벌어온 돈을 무기로 신용팽창을 일으켰고, 그에 따라 자산의 가격이 올랐기 때문입니다. 개인이 부자가 되는 길은 사업이나 직장에서 얻은 소득의 합계, 신용이 좋아지면서 대출을 통해 부동산 투기에 성공에서 얻은 부 때문입니다. 그러나 국가가 부자가 되는 길은 벌어서 신용팽창의 근거가 되는 신용도를 쌓는 대서 시작합니다.
신용의 팽창을 통한 통화량의 급증은 자산가격의 상승을, 자산가격의 상승은 또 다시 신용의 팽창을 일으키는 연쇄 작용을 일으키게 되었습니다. 원래 사람은 가격이 올라갈 때 마음이 급해집니다. 가격이 상승하니 더 상승할 것이라 판단하고 서둘러 은행에 달려가 대출을 받아 따라잡게 됩니다. 중국의 신용팽창에 의한 자산가격의 상승은 2005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승엽이가 천운을 얻어 그 시점에 미리 아파트를 사둔 덕으로 이미 그는 월급으로는 꿈을 꿀 수 없는 부자가 된 것입니다.
이머징 국가들이 신용팽창을 적극적으로 밀기 위해서 필요한 담보자산, 외환보유고가 충분하다고 판단될 때가 그 시점이었던 것입니다.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2004년 6,000억 달러에서 늘어나는 속도를 높이며 2006년 1억 달러를 돌파하며 그 증가의 속도를 높이게 되었습니다.통화량도 그리고 부동산 가격의 상승도 당연히 그때부터 속도를 높이게 되었을 것입니다. 중국 정부가 부자가 되기 위해 외환보유고를 우선 확충하고 그 이후 인플레이션 전략을 사용했기 때문에 중국에서 부자들이 많아졌고 그들이 한국 면세점에서 열심히 화장품을 사주게 된 것입니다.
반면 우간다로 간 대호는 그야말로 “망연자실”입니다. 우간다는 대통령 무가베의 의지대로 강력한 신용팽창 정책을 취했습니다. 대부분의 정부지출은 세금 수입이 적었기에 돈을 찍어내서 충당 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인플레이션은 살인적이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낮아지는 돈 가치에 의해 대호가 예상한대로 부동산가격은 천정부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랐습니다. 그런데 그것으로 끝이었습니다. 우간다의 돈의 가치를 어느 곳에서도 인정을 해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돈의 전체 양으로 따지면 우간다 돈이 중국보다 훨씬 적었음에도 돈의 가치는 중국과는 비교도 안되게 낮았습니다. 아니 아무도 가치를 인정해 주지 않아 우간다를 돌아다니는 개들도 돈을 가지고 다닐 정도의 쓰레기가 된 것입니다.
이미 앞장에서 말씀드린대로 기축통화국이 아닌 나라들이 신용팽창을 일으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돈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만큼의 담보자산, 외환보유고였습니다. 외환보유고 없이 신용을 팽창한다는 의미는 아무도 그 돈을 돈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우간다 화폐를 화폐로 인정하지 않게되니 대호가 미리 사둔 땅은 그냥 땅이었을 뿐 가치환산이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거래도 안되었고, 그 땅을 팔고 싶어도 사줄 사람이 없었던 것입니다. 이것이 그 유명한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의 하이퍼인플레이션과 똑 같은 상황입니다.
결국 우간다 정부는 자국 화폐를 포기하고 경제적 거래를 미국 달러화로 한다고 발표하였습니다. 한 나라가 자국의 언어를 포기하고 다른 나라의 말을 쓰는 것과 같은 황당한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화폐를 포기하는 것은 결국 경제 주권을 포기하는 것이고, 경제주권이 없으니 이제 식민지와 별반 다를 것이 없습니다. 대호씨가 미리 사둔 땅을 파는 방법이라고는 그 땅에서 석유나 금광이 발견되어 대외적인 가치를 갖게 될 때입니다. 안타깝지만 쓰레기를 높은 가격에 산 것이나 다를 바가 없었던 것입니다.
요즘 명동에 가면 온통 중국 관광객입니다. 불과 10년 전에 일본인 관광객이 있었다면 지금은 전부 중국인 일색입니다. 10년 만에 중국사람들이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 주요 관광지를 휩쓸고 있는 이유는 그들이 미국이나 유럽에서 왕서방처럼 물건을 많이 팔아서 부자가 되었기 때문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물론 알리바바, 웨이보 등의 벤처 기업의 성공으로 부자가 된 경우도 있지만 그것은 극히 일부입니다. 중국인들이 부자가 된 것은 결국 신용팽창에 이유가 있었고, 그렇게 시작된 통화량 증대가 그들이 갖고 있던 부동산의 가격을 올려줬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러한 신용팽창의 근거는 무역수지 흑자를 통한 외환보유고 확충에서 시작되었던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다른 나라의 주식이나 부동산의 투자를 고려하고 계시다면 고려해야 하는 점입니다. 당연히 경상(무역)수지 흑자 여부, 이로 인한 외환보유고 확충 여부가 중요합니다. 물론 무역수지 흑자에서도 단순 원자재 수출 보다는 제조업을 통한 흑자가 더 중요합니다. 원자재 수출의 흑자는 원자재 가격 변동에 의해 뒤집힐 수 있지만 제조업을 통한 흑자는 한국, 중국 등에서 보듯이 지속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이런 나라를 찾으면 승엽이 처럼 부자가 될 기회를 얻게 되는 것입니다.
정리해 보겠습니다. 어떤 나라가 국민을 부자로 만들고 싶다면 우선 경상수지 흑자를 통하여 외환보유고를 늘려야 합니다. 이런 경상수지가 지속되려면 원자재를 통한 수출도 좋은 방법이지만, 이는 가격 변동에 민감하기에 오래가기 힘이 듭니다. 그러므로 제조업 강국이 되어 수출경쟁력을 확보하여 무역수지를 개선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일본이나 독일의 신용도가 높은 이유가 그것입니다. 이렇게 제조업을 통해 벌어오는 돈이 많아지면 정치인들과 자본가들은 더 부자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의 마음을 교묘하게 이용합니다. 점진적인 통화량 팽창으로 자산 가격을 올리게 됩니다. 물론 이 때 그들은 대출을 미리 받아 먼저 투자를 하게 되고, 오른 후에 되팔면서 부자가 됩니다. 그런데 이런 사이클의 끝은 항상 버블입니다. 앞장에서 계속 설명을 드렸지만 부채라는 것은 한없이 늘어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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