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팽창과 주식시장
돈의 흐름을 알면 여러분의 돈을 안전하게 관리할 수도, 근로소득 외에 부가적인 수입을 올릴 수도 있습니다. 필자는 이 돈을 신용화폐라고 말하고 있으며, 신용팽창의 관점에서 경제를 살펴보면 그 돈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을 가격으로 생각하지 않고 신용의 팽창과 수축으로 경제 상황을 해석하자는 것입니다. 신용 팽창은 이자율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물론 경제가 좋아지면 새로운 사업들이 많이 시작되어 신용이 팽창됩니다. 하지만 경제 성장율, 물가지수 등과 같은 경제지표보다 오히려 이자율과 중앙은행의 통화팽창 정책에서 경제상황에 대한 정보를 더 많이 얻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신용의 팽창과 축소에서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것이 부동과 함께 주식시장입니다. 부동산 투자가 큰 돈이 들어가고 묶이는 기간이 길다면 주식시장은 부동산 보다 빠르고 편리하게 재테크를 할 수 있는 장소가 됩니다. 비교적 소액으로 할 수 있고, 직장생활 하면서도 잠깐 잠깐 참여할 수 있다는 매력(?)이 있어서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식시장의 부침도 결국 신용의 팽창과 축소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니 이제 주식시장에 대해서 말씀을 드려야 할 시간입니다. 먼저 원론적인 이야기부터 해야 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시중에 통화량이 늘어나고, 경제가 좋아질 것이니 주식시장에 호재라는 것이 정설입니다. 즉, 이자율이 낮아져서 돈이 많이 풀리게 되고, 그 풀린 돈이 주식시장에 들어오게 되어 가격이 상승하게 될 것이라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런 상식과 달리 중앙은행이 기준 금리를 내릴 때는 경제에 적신호가 커졌다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맞습니다. 이렇게 기준금리를 내린다는 것은 신용이 수축(디플레이션)이 이루어지고 있거나, 자산 가격 상승을 일으킬 만큼의 통화량이 증대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을 막아내기 위해, 신용팽창을 확대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낮추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릴 때 주식을 매입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는 정반대입니다. 중앙은행이 기준 금리를 계속 내릴 때는 기다려야 합니다. 디플레이션이 막 시작되려는 신호를 보내고 있거나 실제로 그렇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므로 실물 자산의 가치는 계속 떨어지고, 화폐의 가치가 높아질 가능성이 높아 지는 시기입니다.
반대의 경우도 성립합니다. 중앙은행이 기준 금리를 올릴 때는 이미 신용팽창이 (인플레이션)이 이루어지기 시작했다는 의미입니다. 주식을 비롯한 부동산 등의 실물 자산의 가치가 벌써 오르기 시작했고, 화폐가치는 이미 떨어지기 시작했다는 뜻입니다. 인플레이션 시기에는 중앙은행이 시중 은행의 이자율을 뒤 따라 오는 것입니다. 중앙은행이 보는 물가지수와 실업률은 주로 늦게 나타나는 경기 후행지표여서 이것을 따라가다 보면 늘 과대한 신용팽창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마치 오래된 샤워기에서 나오는 물의 온도를 조절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주식 시장에 투자를 해야 하는 좋은 시기는 기준금리가 내일 때가 아니고 기준 금리가 막 오르기 시작할 때입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금리인상에 대한 신호가 주식시장에 어떻게 반응했는지 살펴봐야 겠습니다. 지난 금융위기 이후 미국에서는 금리인상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언급되었습니다. 가장 먼저 이야기가 나왔던 시기는 정확하게 2012년 12월이었습니다. 미국 경제가 좋아지고 있으니 금리 인상을 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미국의 다우지수는 상당한 기울기의 상승을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2015년 초에 금리 인상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언급과 함께 하락하던 주식시장은 최근 미국의 고용지표가 좋아지는 것으로 발표가 되면서 다시 상승하고 있습니다. 금리 인상 가능성이 2016년 1월에 거의 확실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으니까요.(이 글은 2015년 11월에 쓴 글입니다)
미국의 이런 상황과는 완전히 별개로 움직이는 시장은 이머징 국가들의 주식시장입니다. 2012년 12월까지만 하더라도 미국시장의 움직임과 비슷하게 움직이던 이머징마켓 지수는 그 시점 이후로 정반대의 길을 걷게 됩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미국 경제에 호재가 되면 글로벌 경제에도 호재가 될 수 있음에도 이머징 마켓 지수는 상당한 하락을 보여왔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었던 것일까요?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연방준비은행(Fed)는 주식시장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주식시장은 전세계 어느 지역에서든 동시에 볼 수 있는 것이기에 상승과 하락이 미치는 영향이 큽니다. 부동산 가격은 직접 눈으로 확인하거나, 동시에 볼 수 있는 방법이 없지만 주식시장은 실시간으로 지수가 공개됩니다. 이에 따라 금융위기 이후 각국의 중앙은행은 주식시장 상승을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부의 효과(weath effect)때문입니다. 부의 효과란 실질 소득의 증가보다는 사람들의 심리를 개선시켜 소비를 늘리자는 개념입니다. 주식시장 상승이 경제성장이라는 관념이 있는 현대 자본주의 국가들은 주식시장의 상승을 유발하는 정책을 집중하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중앙은행들은 지속적으로 유동성을 보충하고, 그 유동성이 주식시장으로 진입하는 것을 최우선 정책으로 했었던 것입니다. 실질 경제성장과의 관계보다는, 먼저 부의효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 주식시장 우선 정책을 펼쳤습니다.
또한 주식시장이 상승하면 대출의 증가와 비슷한 신용팽창의 효과가 있습니다. 삼성전자 주가가 1만원 상승했다는 의미는 단순하게 만원이 오른 것이 아니라, 전체 주식 수가 147,2999,337주이므로 전체 주식 수에 1만원을 곱한 돈이 늘어났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하락할 때는 그만큼 돈이 줄어들게 됩니다. 그래서 중앙은행은 주가 상승을 원하고 되도록 많은 우량기업을 발굴하여 주식시장에 상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주가상승이 신용팽창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효과를 내고 있으니까요.
문제는 이러한 정책이 전세계에 동일하게 적용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머니프린팅을 통한 적극적인 주식시장 부양정책을 실시할 수 있는 나라는 한정되어 있습니다. 이런 정책은 국가와 중앙은행이 직접 나서서 통화량을 증대시킬 수 있는 양적완화를 실시할 수 있는 나라에서만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양적완화를 실시할 수 있는 나라는 기축통화를 갖고 있는 선진국 일부에 한정됩니다. 이머징 국가는 기축 통화국이 아니기에 이런 정책은 그림의 떡일 뿐입니다. 아래는 일본의 아베정권이 들어선 이후 실시했던 무제한 양적완화와 주식시장, 그리고 일본 경제성장율을 비교한 그림입니다. 돈을 무제한 풀어뒀지만 경제 성장은 없었고 오로지 주식시장만 상승했을 뿐이었네요. 즉, 앞에서 말씀 드렸던 것처럼 진짜 부양책은 머니 프린팅이나 가격 정책이 아니라 실질 소득의 증대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늦게라도 아베총리가 기업에게 급여인상을 권하는 것도 이 때문이겠네요. 문제는 내가 사는 나라는 일본이 아니라 한국이라는 것이죠. 그냥 부러워지네요.
일반 가계가 더 이상 부채를 짊어질 능력이 되지 않아서 신용의 팽창이 어렵다면 국가가 나서서 통화량을 증대할 수 있다고 이미 말씀 드렸습니다. 이럴 때 워낙 금리가 낮으니 그 돈은 생산활동에 가지 못하고 주식시장에 흘러가서 수익률 게임에 매진하게 됩니다. 당연히 생산에 쓰이지 못하니 통화유통속도가 하락하고, 이는 다시 부의효과가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그리 크게 경제에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여러분도 주식시장에 투자하고 있으니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 하신다구요? 저를 포함한 우리들의 투자하는 금액은 정말 작은 수준입니다. 전체 주식시장의 비율을 따지면 아마 상당히 작은 비중일 것입니다.
그렇게 올라간 주식시장은 돈이 많은 부자들, 자본의 이익에 귀결됩니다. 그렇게 번 돈이 소비로 나올 때 일자리가 늘어나고 우리의 소득도 늘어날 수 있지만 그럴 가능성이 없어 보입니다. 금융시장의 성장으로 선진국이 된다는 말이 고용이나 소득이 늘어난 다는 의미라기 보다는 자본의 이익이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차라리 주식시장을 부양하기 위해 돈을 쓰는 것 보다 생산활동이나 기술혁신을 통한 경쟁력, 소득 증대를 위한 정책에 집중하는 것이 낮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서 독자 여러분은 궁금증이 발동합니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이머징 국가들도 미국,일본 등의 기축통화 국가들처럼 화끈하게 통화량의 증대를 시도하지 않느냐는 점입니다. 이것은 결국 환율 때문입니다. 한 국가의 돈 가치인 환율은 상대적입니다. 그 나라 돈의 가치는 그 국가가 국민에게 세금을 걷어 갚겠다는 능력에 따라 좌우되고, 그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 결국은 환율입니다. 환율이 하락하게 되면 돈의 구매력이 감소하게 되므로 그 국가의 신용도는 상당한 훼손을 당하게 됩니다. 환율절하를(머니프린팅) 통해 경기를 부양할 수 있는 나라는 기축통화를 가진 나라에 한정됩니다. 이런 이유로 글로벌 경제구조는 이미 선진국 들이 벌려 둔 판이라 보셔도 됩니다. 무슨 이유로 이머징 국가들은 선진국처럼 화끈하게 유동성 잔치를 벌리지 못하는 것일까요? 다음 글에서 자세히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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