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은 이렇게 결정된다.
돈(money)은 빚(debt)입니다. 그러므로 한 국가의 돈의 가치는 빚(debt)의 건전성이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한 국가의 돈은 국가가 국민에게서 세금을 걷어 갚겠다는 빚(debt)의 증서가 됩니다. 미국의 달러화는 미국이 미국 국민에게 세금을 걷어 갚겠다는 빚의 증서이고, 엔화는 일본이 일본 국민에게 세금을 걷어서 갚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유로화는 조금 헷갈립니다. 여러 나라가 같은 화폐를 쓰지만 세금은 동일하게 걷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돈을 많이 빌린 그리스와 스페인 및 이탈리아 국민을 위해 경쟁력이 높은 독일과 네덜란드 국민의 세금을 사용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같은 대한민국, 서울시에 있는 강남구와 서초구에 충분한 지방세를 강북의 다른 구를 위해 사용하자고 해도 난리인 판에 그리스, 스페인 및 이탈리아를 위해 자국 국민들이 낸 세금을 쓰자고 말할 수 있는 독일, 네덜란드 정치인이 있다면 그들은 다음 선거에서 정권을 내놓아야 합니다. 그리고 실업수당을 청구하면서 불편한 삶을 감수해야 하는데 그럴 용기는 아무에게도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유로화는 한계가 명확합니다. 무슨 어려운 전문 용어를 가지고 설명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런 돈의 구조가 빚의 증서라는 것만 알면 유로화의 결론은 정해져 있습니다. 더 많이 긴축해서 빚을 갚든지, 그게 아니라면 재정을 통합해서 국가적 통합을 하든지 그게 싫다면 결국 못사는 나라들은 자국 통화로 복귀해서 환율 상승을 통한 경쟁력을 회복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런 점을 감안하여 결론을 내면 "환율이란 결국 한 국가의 빚의 건전성"이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그 나라가 갖고 있는 전체 돈(결국 부채겠죠)의 건전성을 상대적으로 평가하게 되면 환율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국가의 부채건전성은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그것은 개인의 신용도를 평가하는 것과 거의 비슷하다 생각하시면 됩니다. 개인의 신용도를 평가하는 기준은 자산,소득,직업 및 미래성공가능성입니다. 이를 국가로 바꾸어 놓으면 다른 나라 사람들도 인정하는 객관적 지표가 됩니다.
즉 국가의 자산, 국가의 소득, 국가경제의 성장가능성, 미래 경쟁력지표 등입니다. 이것을 글로벌 경제에서 통용되는 지표로 바꾸게 되면 그것은 외환보유고, 외환보유고 창출능력(경상수지 흑자능력), 경제성장성(GDP 성장률), 신성장 동력 확보 정도가 될 것입니다. 그런데 개인의 신용도와 다른 점은 빚(debt)의 건전성이니 앞에서 말한 것은 분모가 되고, 분자는 바로 통화량이 되겠습니다. 돈은 빚이고, 빚의 총합의 통화량이니 그 통화량이 분자, 앞에서 말한 경쟁력 지표가 분모가 되는 것입니다. 이것을 식으로 만들어 보겠습니다.
“국가의 화폐란 국민의 세금을 걷어 갚겠다는 빚의 증서이다”
이 말에서 환율을 평가하는 것이 시작합니다. 경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돈이 지속적으로 늘어나야 합니다. 과거 금본위제에서 금본위를 포기하고 신용본위 화폐가 된 이유도 결국 돈이 늘어나는 한계를 철폐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이 상식입니다. 금은 연금술이 없으니 오로지 광산을 발견하여 캐내는 수밖에 없고, 그것이 싫으면 과거 중세시대처럼 침략전쟁을 통하는 강도 짓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불가능하고, 이제 국가의 신용도를 높이는 길이 돈을 늘리는 길이 되었습니다. 즉 위에서 말씀 드린 공식에서 분모를 지속적으로 강화시키게 되면 분자에 나오는 돈의 총량의 건전성이 유지되는 것입니다. 만약 분모의 경쟁력이 강화되지 못하고 분자가 늘어나게 되면 가분수가 되고, 그것은 바로국가적 돈의 가치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당연히 분자가 늘어나는 만큼 분모가 따라오지 못하면 환율이 상승(자국통화 가치 절하)하는 것입니다.
일본의 엔화가치가 아베노믹스가 등장한 지난 2012년 겨울부터 급격하게 하락하였습니다. 그 이유를 보면 분모를 늘리는 것에 관심이 없고 경제를 살리기 위해 분자를 급격하게 늘리기 위해 머니프린팅을 했기 때문입니다. 유로화의 약세도 그렇고 미국이 양적완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을 때 달러가치가 하락하기 시작했던 것도 이 때문입니다. 최근 이머징 국가들의 환율이 급상승(화폐가치 하락)한 이유도 분모가 전혀 개선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원유가격이 하락하면서 분모의 능력이 악화된 러시아 및 브라질 등 거의 모든 이머징 국가들은 환율속락의 피해를 피할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한국이 이들 이머징 국가들과 다르게 미국의 금리인상(TAPERING)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안정적인 환율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도 다른 이머징 국가들과는 다르게 경상수지 흑자 능력, GDP 성장률 등의 확충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은 과거시점입니다. 만약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분모의 확충가능성보다 분자의 증가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면 돈의 가치는 하락하게 되고 그것은 바로 환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아마 현재의 원-달러 환율의 상승은 그 점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외환보유고의 증가는 결국 경상수지 흑자 능력이 있을 때 가능합니다. 경상수지는 크게 자본수지와 무역수지의 총합입니다. GDP 성장율은 세금과 관련이 깊습니다. 경제가 성장할 때 세금이 많이 걷히게 됩니다. 세금을 많이 걷을 수 있다면 부채의 건전성은 높아질 수 있습니다. 경제성장률은 결국 소비와 밀접하게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소비가 되어야 기업이 투자를 늘리고, 투자가 늘어나야 고용이 안정되면서 다시 소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미 여러분도 저도 알다시피 이 연결고리는 끊어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한국 경제가 기댈 수 있는 것은 수출확대를 통한 소득증대라는 외통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나….이것도 어쩌면 기대 난망입니다.
여기에 미래 성장동력도 무척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불과 얼마전까지 한국 경제와 무역수지 흑자를 이끌어 왔던 중화학, 자본집약적 산업은 이미 중국과 경쟁을 통해서 치열한 도전을 넘어서 추월까지 당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중국과 경쟁을 통해 이겨내기 위해서는 결국 신 성장 동력을 개발하여 합니다. 신성장 동력은 다시 경제성장과 경상수지, 외환보유고와 밀접하게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물론 이런 것이 없어도 현재의 수준에서 수출이 늘어나면서 경제가 다시 회복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오로지 선진국의 경제가 좋아지고 성장할 때 이야기입니다. 선진국, 특히 미국이 경제가 성장하면서 소비를 늘리게 되면 한국의 수출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으니까요. 문제는 선진국의 경제 성장을 최근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인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알고 있다는 점입니다.
결국 분모의 경쟁력은 약해지고 분자의 증가율은 지속되고 있으니 원화의 가치가 하락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흐름입니다. 물론 필자는 이렇게 급격한 하락은 당분간 없을 것이란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아직 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수 있는 여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금리를 인하하면 결국 실물 경제와는 상관없이 부동산에 들어가서 반짝하면서 성장율을 올리고 사라질 수 있으니 환율이 다시금 1,180원대 정도 오지 않을까 했었는데 북한 인공위성 발사와 함께 그냥 사라져 버린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앞에서 제가 제시한 그 수식에서 분모와 분자의 가능성을 차분하게 생각해 보십시요. 결국 여러분이 생각하는 대로 환율은 그 방향을 가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반드시 기억하셔야 할 것입니다. 하락이든 상승이든 수직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결론은 정해져 있지만 중간중간의 속임수는 여러분을 힘들게 하고, 그때마다 마음 약한 사람들은 오판을 합니다. 그릭도 그 오판은 재정적 손실로 이어집니다.
추세는 거역하기 힘이 듭니다. 그 추세안에서 작은 움직임은 무조건 존재합니다. Dead cat bounces도 있고, 중간 중간 펀더멘털의 개선에 따를 수도 있고, 경기부양을 위한다는 단기 처방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환율이 추세를 형성하게 된 근본 원인을 개선하지 않는 한 작은 변동은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없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글을 쓰고 알려드려도 우리는 사람인지라 쉽게 잊어 먹는 것이겠지요. 앞에서 제시한 분모의 가능성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환율의 상승과 하락을 예측해 보십시요. 그럼 추세를 찾아가고 따라가는데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원화의 환율이 궁금하든, 달러의 환율이든, 유로화든, 헤알화든 분모와 분자만 생각해서 판단하시면 될 것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마지막 3부를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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