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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어쩌다 세계경제의 골칫거리가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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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6. 1. 12.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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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어쩌다 세계경제의 골칫거리가 됐나?

KBS|임승창|입력2016.01.12. 09:58|수정2016.01.12. 10:01

 

 

 

세계은행이 지난 6일(현지시각 기준) 올해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2.9%로 발표했습니다. 기존 전망치보다 0.4%p, 비교적 큰 폭으로 낮춘 것입니다. 이 전망대로라면 세계 경제는 5년 연속 3%를 넘지 못하게 됩니다.

 

▲ 월드뱅크&카우시크 바수 수석 이코노미스트

■ 중국, '세계의 공장'→'골칫거리'

 

중요한 이유는 바로 중국입니다.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로 원자재 가격 하락세가 길어지면서 브라질과 러시아 등 주요 원자재 수출국의 경기침체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7%에서 6.7%로 하향 조정됐고, 브라질과 러시아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세계은행은 예측했습니다.

 

 

실제로 두바이유 가격은 11년 만에 배럴당 30달러 선이 무너질 정도로 세계 원자재 시장은 큰 어려움을 겪고 있죠. 이 때문에 세계 경제가 세계금융위기, 유럽의 재정위기에 이어 세 번째 침체를 향해 가고 있다는 진단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수십 년간 세계 경제의 성장세를 이끌며 미국과 함께 'G2'의 반열에 올라선 중국이 이제 세계 경제의 골칫거리 신세가 된 겁니다.

 

 

■ 중국 경제의 성장통, 세계 경제도 "아파"

 

중국이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요? 위 그래프를 보시면 2012년부터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을 알 수 있죠. 2012년은 중국이 성장정책을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바꾸기 시작한 해입니다.

 

2010년부터 중국의 양적 성장에 대한 한계가 꾸준히 지적돼 왔고, 그냥 두면 '경착륙', 쉽게 말해 성장률이 가파르게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중국이 '안정적 성장 속의 구조조정과 개혁'으로 경제 정책의 기조를 바꾼 것입니다. 부실한 지방 재정, 부동산 거품, 그리고 은행과 유사하지만 규제받지 않는 비금융기관들이 돈을 돌게 하는 이른바 '그림자 금융', 이런 중국 경제의 3가지 주요 불안 요인을 없애겠다는 게 중국 정부의 목표인 것이죠.

 

문제는 구조조정과 개혁을 하는 동안에는 경제가 다소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세계의 공장'으로 전 세계에서 쓰는 웬만한 물건은 다 만들었던 게 바로 중국인데요. 중국의 제조업 가동률은 60%로, 말하자면 공장 10곳 가운데 4곳은 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공장을 많이 지었는데, 세계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이 공장들이 할 일이 없어진 것이죠.

 

수요가 적어지니 생산이 줄고, 생산이 주니 일자리가 없어집니다. 그래서 중국 정부가 서비스업을 포함한 내수 중심의 성장을 꾀하는 건데 몇 년 만에 산업 지도가 바뀌기는 힘들기 때문에 중국 경제가 과도기 진통을 겪고 있는 것입니다.

 

중국 경제의 이런 '성장통'은 다른 신흥국까지 아프게 하고 있습니다. 최근 10년 동안 전 세계 원자재 수요 증가분의 절반 정도를 중국이 가져갔는데 중국이 주춤하니 브라질, 러시아 같은 원자재 수출국들까지 힘들어진 것입니다. 세계은행은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5대 신흥국인 'BRICS'의 성장률이 1%p 추가 하락할 때마다 다른 신흥국 성장률이 0.8%p, 전 세계 성장률은 0.4%p 하락한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 중국 증시

■ 중국의 '환율 전쟁'. 세계 금융시장까지 "아파"

 

중국의 이런 상황은 연초부터 세계 금융시장까지 흔들고 있습니다. 중국 입장에서 보면 수출이 주는데 그 피해를 줄이려면 환율이 높아야 합니다. 같은 1달러짜리 물건을 팔아도 위안화의 환율이 1달러에 5위안에서 6위안으로 올라가면, 1위안을 앉아서 버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7일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환율을 0.51% 절하했습니다. 환율을 평가절하했다는 건 가치를 떨어뜨렸다는 뜻이기 때문에 숫자로 보는 환율은 올라가는데요, 당시 인민은행 고시환율은 1달러에 6.5646위안으로 약 5년 만에 가장 높았습니다. 그 파장은 커서, 당일 중국 주식시장은 개장한 지 30분도 안 돼 문을 닫았습니다. 주가가 폭락하면서 비상장치인 '서킷 브레이커'가 작동했기 때문입니다. 안 그래도 중국 경제에 대한 의구심이 큰데, 인민은행이 환율에 손을 대면서 '아! 중국이 환율까지 건드려야 버틸 수 있는 정도구나'라는 신호를 줬기 때문입니다.

 

■ 중국 경제, 경착륙 가능성은?

 

중국은 지금 줄타기를 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경제 체질을 바꿔야 하는데 그런 와중에 피해를 최소화해야 하니까요. 문제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다른 나라들에게 얼마나 악영향을 미칠 지일 텐데요. LG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성장률 방어에 치중해 금융위기 직후처럼 공격적으로 경기를 부양하거나 구조조정 및 개혁을 미룬다면, 잠시 숨을 돌릴 수는 있겠지만 결국 경제 체질이 허약해져 머지 않아 더 큰 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 정반대로 너무 빠른 속도로 구조조정이나 개혁이 추진될 경우, 기업 대량파산이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고 이에 따른 신용위축이 전반적인 경기의 급락으로 어이지는 악순환이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LG경제연구원을 포함해 대부분의 국내외 기관들은 중국 경제의 경착륙, 즉 경기 급락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분명한 건 중국 경제의 체질 전환이 계속되는 동안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경제 성장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것입니다.

 

우리 경제도 중국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우리 정부가 본격적으로 경제 체질 바꾸기에 나선 데에도 중국이 하나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바깥 환경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도 중국처럼 안을 튼튼히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중국의 줄타기는 남의 일이 아닙니다. 우리도 세계 경기 둔화에 따른 악영향을 최소화하면서 내부에 문제점을 없애고 기초 체력을 다지는 시기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입니다. 그 기간 동안 서민들의 살림살이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고, 기업들은 튼튼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정부가 항해사 역할에 얼마나 충실하냐에 따라 앞으로 우리 경제의 성적표가 달라질 것입니다.

 

 

임승창기자 (scl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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