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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네 책방 낸 가수 요조 "망하지 말았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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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5. 10. 17.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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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책방 낸 가수 요조 "망하지 말았으면..

 

 

가수 요조(34)는 서울 북촌에 산다. 며칠 전부터 아침에 일어나면 가는 곳이 생겼다. ‘진미용실’이라는 30여년 전 간판이 그대로 붙어 있는 동네 책방 ‘무사(無事)’다. 걸어가서 책방 문을 열면 오전 11시쯤 된다. 오후 7시면 문을 닫고 다시 걸어서 귀가한다. 요조는 ‘무사’의 주인이다.

책방 주인이 된 요조를 만나러 12일 오후 ‘무사’를 찾아갔다. 중앙고 정문 앞에서 우회전해 원서동 방향 길을 따라가다 보면 길옆으로 자리 잡은 작은 가게들 속에서 책방이 하나 보인다. 청바지 차림으로 카운터에 앉아있던 요조가 맞이한다.

“직원이 따로 없나요?” “네. 보시다시피 직원을 둘 만한 사이즈가 아니잖아요? 저 혼자서 일해요.”

7평 남짓한 좁다란 공간의 한 면을 서가로 꾸몄다. 둘러보니 국내외 소설과 시집이 많이 보인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정치의 발견’ ‘세상 물정의 사회학’ 같은 교양서도 있다. 테이블 위에는 소규모로 찍는 독립출판물이 여럿 놓여 있고 ‘킨포크’ ‘GRAPHIC’ ‘LIVE’ ‘AVEC’ 같은 비주류 잡지도 비치돼 있다. 전부 합쳐도 300권이 넘지 않을 듯하다.

요조는 “제가 좋아하는 책만 모아놓았다”고 말했다. 자신이 읽고 남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으로만 서가를 구성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오래전에 나온 책도 제법 발견된다.

“‘서점 콘셉트가 뭐냐?’고 물으면 ‘콘셉트가 꼭 필요한가?’ 그렇게 대답하고 싶어요. 앨범을 내도 콘셉트가 뭐냐고 많이들 묻는데, 저는 그저 제가 좋아하는 노래를 만들 뿐이에요. 서점도 마찬가지죠. 제가 좋아하는 책들을 모아놓은 거예요. 여기 오는 이들이 어떤 이름을 붙여주지 않을까 싶어요.”

‘요조가 좋아하는 책’이 이 서점의 콘셉트라면 콘셉트인 셈이다. 학창시절부터 책을 좋아했다는 요조는 “마음껏 책만 읽고 싶다는 생각이 늘 있었다”며 “언젠가는 도시를 벗어나서 서점을 하고 살아야지, 그런 막연한 꿈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의 꿈을 잘 아는 지인이 ‘지금 서울에서 책방을 하면 왜 안 되느냐’며 부추겼고, 결국 사는 동네에서 작은 서점을 열게 된 것이다.

“저로선 오랜 꿈을 이룬 거니까 축하를 받아야 되는데, 주변에선 걱정을 많이 해요. 망하면 어떡하느냐고. 돈을 벌진 못하더라도 최소한 월세는 나와야 하는데 실제론 어떨지 모르겠어요. 제발 무사해야 되는데, 그런 생각을 하다가 ‘무사’라고 책방 이름을 지었어요. ‘무사히 망하지 말자’는 뜻이에요.”

요조는 “가수로서 스케줄이 생길 땐 스케줄을 소화하고, 스케줄이 없을 땐 서점에 나온다”며 “서점을 열고나서 이상적인 하루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걸어서 출근하고,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누가 오면 책 추천해 주고, 같이 수다 떨고. 그런 하루가 저한테는 좋아요. 평화로운 하루가 돼요.”

일이 있으면 친구들에게 잠깐씩 서점을 맡기기도 한단다. 요조가 고정 패널로 출연하는 ‘김제동의 톡투유-걱정 말아요 그대’(JTBC) 녹화가 있는 토요일에는 대개 문을 닫는다. 요조는 “1주일에 하루나 이틀은 문을 못 열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요조는 서점에 나와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사람들을 만난다. 조만간 독립출판 형태로 책도 낼 예정이다. 그는 자신의 인생과 음악에서 책은 “분리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가 노래를 만들잖아요? 좋은 노래를 만들려면 잘 살아야 돼요. 제게 잘 산다는 것은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음악을 듣고 사람들을 만나 얘기하는 것이죠. 서점에서 하루를 보내는 것은 제 음악의 양분을 만드는 것이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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