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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오른 투자 열기에 요동치는 중국 증시 시진핑도 믿고 산다는 '중국 주식' 15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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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5. 7. 15.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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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오른 투자 열기에 요동치는 중국 증시 시진핑도 믿고 산다는 '중국 주식' 15선

매경이코노미|배준희·류지민|입력2015.07.13. 09:35|수정2015.07.13. 09:38

 

 

 

뜨겁다 못해 쳐다보기 불안할 정도다. 중국 주식시장 얘기다. 한편에선 “지금 올라타도 10년 뒤 인생이 바뀔 수 있다”며 대박론을 부르짖는다. “올라도 너무 올랐다. 주가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신중론도 팽배하다.

 

현재 중국 증시는 잔뜩 달궈졌다 식었다를 반복한다. 지난 6월 12일 금요일에는 5166.35까지 상승하며 연고점을 갈아치웠다. 2000 초반이었던 1년 전 6월 말보다 2.5배 치솟았다. 그러나 그 다음 주 바로 상황이 돌변했다. 딱 일주일 만에 대한민국 전체 시가총액(1510조원, 5월 말 기준)을 웃도는 9조2400억위안(약 1650조원)이 증발했다. 한 주간 13% 이상 급락해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이후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을 정도다.

 

상하이 푸동지구 금융가.
상하이 푸동지구 금융가.

 

기회일까, 거품일까. 본토 금융시장을 전격 개방한 후강통 시행 이후 전 세계 금융가가 중국 증시를 주목하고 있다. 중국 금융가의 뜨거운 분위기와 갑론을박을 현장에서 담았다.

 

지난 6월 9일 흥업증권의 중국 상하이 민성루(民生路) 영업지점. 중국 금융의 중심지 푸동지구에서 동쪽으로 약 5㎞ 떨어진 곳에 위치한 민성루 지점은 상하이 내 흥업증권의 최대 영업점이다. 이날 점심시간이 가까워올 무렵 람보르기니 1대가 굉음을 내며 지점을 빠져나갔다. 람보르기니는 대당 가격이 한국 돈으로 최소 3억원을 호가하는 슈퍼카다.

 

상하이 와이탄 강변에 위치한 황소상.
상하이 와이탄 강변에 위치한 황소상.

 

주식공화국 상하이

금융자산 백만장자 세계 2위

 

“우리 고객 중에는 큰손이 많아요. 지점에서는 최소 100만위안 이상을 맡기는 고객부터 VIP 등급으로 분류합니다. 그런데 5월 말 기준으로 100만~300만위안이 658명, 300만~1000만 위안이 309명, 1000만 위안 이상 고객 수도 99명이나 됩니다. 한국 돈으로 금융자산 20억원 정도를 맡기는 사람이 100명 가까이 되는 셈이죠.”

 

흥업증권의 우젠빈 민성루 영업지점장은 ‘뭘 이 정도에 놀라느냐’는 투로 본토 큰손들의 자금력을 자랑했다. 우젠빈 지점장은 “5월 말 기준 VIP 고객들 위탁 자산만 5억위안(약 1000억원)가량 됩니다. 이들 고객은 람보르기니, 벤틀리 같은 슈퍼카를 몰면서 주말이면 글로벌 기업 고위층과 부호들이 사는 상하이 서쪽 외곽의 수십억원짜리 호화 별장으로 향합니다”라고 덤덤하게 덧붙였다.

 

중국에서 거액 금융자산가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주식시장이 초호황인 최근 들어 더욱 두드러진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세계 부(富)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주식시장 호황으로 세계 62개국 백만장자는 지난해보다 200여만명(13%) 늘어난 1700만명에 달했다. BCG가 조사한 백만장자는 부동산이나 소유 기업, 소장품, 보석류를 제외한 금융자산만 100만달러(약 11억원) 이상인 자산가를 말한다. 이 중 중국은 2014년 백만장자 400만여명으로 세계 2위에 올랐다. 최근 1년간 상하이종합지수가 200% 이상 치솟는 등 쉼 없이 뜀박질한 결과다.

 

증시 호황의 온기는 비단 슈퍼리치들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서점가에서 경제서적 판매가 급증하는 등 개인투자자들도 너 나 할 것 없이 주식시장에 ‘점프’하고 있다는 표현이 딱 맞다.

 

지난 6월 10일, 푸저우루에 위치한 상하이 최대 서점 상하이수청. 1층 베스트셀러 코너에서는 중장년층부터 대학생까지 삼삼오오 자리 잡고 앉아 주식투자 관련 책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알리바바의 마윈 전기가 쫙 깔려 있었지만 현재는 그 자리를 증권서적이 꿰찼다. 이곳에서 만난 한 대학생은 친구들과 주가 그래프를 돌려보며 즉석에서 시황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장리 상하이수청 매니저(점장)는 “올 들어 5월까지 상하이수청의 경제서적 판매 비중은 전체 2.8%로 과거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증권서적의 인기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현재까지 중국 증시가 폭등하면서 관련 서적의 판매율 증가를 가져온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지는 중국 경제, 특히 주식시장의 성장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열기를 반영하듯 지난 4월 20일 상하이거래소에서는 하루 거래대금이 1조위안(약 180조원)을 돌파해 거래소 통계 시스템이 고장 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5월 마지막 주 본토 A증시에 신규 개설된 계좌는 440만개. 역대 최대치다. 일주일간 신규 계좌를 튼 사람의 숫자가 한국 전체 주식투자자 수 500만명보다 더 많았다.

 

샴페인 터뜨리는 증권가

금융맨 몸값은 부르는 게 값

 

주식시장 호황으로 중국 본토 금융가는 그야말로 연일 샴페인을 터뜨리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본토 금융맨들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특히 영어를 할 줄 알면서 외국계 증권사에서 선진 분석기법을 습득한 본토 애널리스트, 펀드매니저들은 그야말로 달라는 대로 연봉을 줘야 할 정도라는 게 현지 한국 법인장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한 한국 금융사 법인장은 “외국계에서 서로 스카우트 경쟁을 벌이고 있어 한국 법인으로 데려오려면 최소 2억~3억원 이상은 줘야 그나마 관심이라도 가진다. 법인장이다 보니 직접 직원 연봉 액수를 확인하고 연봉을 지급하는데 나보다 적은 연봉을 받는 이가 한 명도 없더라”고 털어놨다. 또 다른 법인장은 “거시경제를 담당하는 한 베스트 애널리스트가 ‘외국계 증권사로부터 연봉 10억원 이상을 제시받았다’고 배짱을 부리며 연봉 협상을 시도하더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유례없는 호황에 중국 금융가는 신바람이 났다. 대부분 증권사의 올 1분기 순이익이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을 훌쩍 넘어섰다. 흥업증권 법인영업부의 코니 해외팀장은 “중국 증권사 중 전 직원을 분기마다 해외여행 보내는 곳이 적지 않을 정도로 분위기가 좋다. 분기 실적이 조금 안 좋을 때도 최소한 중국 내 여행은 보내주려고 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금융 서비스가 보다 세분화, 고급화되는 등 변화 추세도 뚜렷하다. 보통 100만위안(약 1억8000만원) 이상 예탁하면 별도의 방에서 리서치센터장 강연, VIP 간 커뮤니티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요즘에는 이런 공간이 부족해 미리 예약을 받을 정도라는 게 현지 금융가의 공통된 목소리다. 객장 풍경도 한층 차분해졌다. 과거 3~4년 전만 해도 중국 증권사 객장에서는 개인투자자가 주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컴퓨터가 마련된 2층과 3층 등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지금은 이런 모습을 찾기 힘들다. 한국처럼 HTS(홈트레이딩), MTS(모바일트레이딩)가 빠른 속도로 보급되면서 거래플랫폼 전산화가 진전된 덕분이다.

 

휘황찬란한 푸동지구 야경.
휘황찬란한 푸동지구 야경.

 

본토 자금에 혼란스러운 홍콩

변동성 커질 우려 고조

 

본토 자금의 막강한 영향력은 홍콩 증권가의 풍경도 빠른 속도로 변화시키고 있었다. 무엇보다 후강통 효과 덕분에 증시가 활기를 띠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라는 게 홍콩 금융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지난 4월 8일 홍콩항셍지수는 3.8%(961.22포인트) 급등한 2만6236.86으로 마감, 2008년 5월 이후 7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본토 자금이 홍콩 증시에 훈풍을 불어넣은 결과다. 이날 홍콩 증시 거래대금은 원화 기준 약 42조원. 앞서 1~3월 평균 거래대금의 3배가 넘는 수준이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홍콩 금융가에서도 본토 금융맨이라면 두 팔 벌려 환영하는 분위기가 뚜렷하다.

 

“본토 출신이면 일단 채용하고 보자는 분위기가 강하다. 홍콩 증권사들이 본토 투자자들에게 항공권 등을 제공해 홍콩에 와서 직접 계좌를 개설하도록 돕는 경우가 적잖은데 이때 본토 인력이 도움 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증권사들 역시 중국 본토 기관투자자를 알고 있는 주식영업 전문가를 본격적으로 고용하기 시작했다. 금융위기 이후 다년간 영업에 어려움을 겪은 증권사들이 최근 증시 호황의 기회를 놓치지 말자며 적극적으로 임하는 모습이다.” 홍콩 한 증권사 법인장의 분석이다.

 

본토 출신 인력이 대거 유입되면서 기존 현지 인력들과 일자리 갈등을 빚는 모습도 나타난다. 한 운용사 법인장은 “홍콩 당국은 기본적으로 외국 법인에 현지 인력 채용을 독려해왔지만 최근 들어 그 정도가 더욱 심해진 것 같다. 외국계 법인이 중국 본토 인력을 채용하려면 홍콩 이민국에서 현지 인력으로 대체할 노력을 얼마나 했는지 등을 서류상으로 입증하라고 요구하는데, 이 과정이 과거에 비해 무척이나 까탈스러워졌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본토 자금 유입이 홍콩 증시의 변동성을 키울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홍콩 증시를 점령한 본토 자금은 대부분 중소형주로 흘러들고 있다.

 

“유동성이 늘어나는 점은 호재지만 홍콩 고유의 투자 스타일이나 문화가 많이 변할 것이란 점은 우려스럽다. 펀더멘털을 중시하는 홍콩 증시에 본토 자금이 유입되면 지금까지 경험 못한 종류의 변동성을 경험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론 상호 융합하는 과정에서 본토 투자자들이 홍콩 시장에 새로운 색채를 입힐 수 있는 투자자군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 켈빈 탕 삼성자산운용 홍콩법인 CIO(최고운영책임자)의 진단이다.

 

‘어르신’ 장세에서 ‘20대’ 장세로

고PER주 공격적으로 사들이며 상승 주도

 

중국 증시가 속등하는 진짜 이유는 리커창 총리의 경제정책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2014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리커노믹스’의 핵심은 공급 감소에서 수요 확대로 방향이 바뀌었다. 일대일로(육해상 신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포함한 수많은 SOC(사회간접자본) 프로젝트가 수요 확대 정책의 일환이다. 현재 중국 경제는 부동산 하락, 수출 감소, 경기 하강 등 3중고에 처해 있다.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도 높다. 경기 하강으로 부실채권이 늘면서 은행 자산의 부실화도 우려된다. 이 모든 걸 일거에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바로 증시 활성화라는 게 중국 정부의 판단이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단기자금을 풀고 지준율을 낮춰 시중자금을 넘치게 하고 부동산에 묶인 돈을 증시로 몰고 있다. 이것이 리커창 총리 금융정책의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거래 플랫폼 변화로 바링허우(1980년 이후 출생자·1980년대생), 주링허우(1990년 이후 출생자·1990년대생) 세대가 증시 전면에 등장한 것도 증시 폭등의 배경이다. 특히 신규 가입자의 60% 이상이 전문대졸 이상의 고학력자로, 스마트폰으로 주식거래를 한다. 기존 ‘어르신’ 투자가들은 저PER(주가수익비율)주를 사고, 20대는 고PER주를 공격적으로 사들이며 중국 증시에 새로운 추세를 만들고 있다는 게 현지 금융가의 진단이다.

 

신정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상하이법인 사장은 “본토에서도 최근 온라인, 모바일 주식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주식투자에 나서는 연령대가 20~30대로 점차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취재 : 배준희·류지민 기자, 사진 : 배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815호 (2015.07.08~07.1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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