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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주가 상승, 믿을 만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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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4. 12. 13.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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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더멘털에 의한 주가 분석 펀더멘털에 의한 주가 분석

中 주가 상승, 믿을 만한가?

2014.12.12

중국 주식시장이 3000P를 돌파했다. 3년 8개월 만에 처음이다. 첫 번째 상승 이유로 후강통(沪港通)을 꼽고 있다. 상해에 상장돼 있는 주식과 홍콩에 상장돼 있는 주식을 서로 교차 매매할 수 있게 한 제도인데, 이로 인해 수요가 늘어날 거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중국은 세계 주식시장에서 이단아였다. 2007년 한 때 상해지수가 6000P를 넘기도 했지만, 버블 우려가 제기되면서 1년 사이에 70% 넘게 하락했다. 그러고 2009년부터 올 7월까지 조금씩 내려오는 형국이었다. 해당 기간 미국과 독일 시장이 3배, 이머징 국가인 인도 역시 3배 가까이 오른 걸 감안하면 초라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상대적으로 주가가 지지부진했기 때문에 계기가 주어지면 상당히 오를 거란 기대가 있었는데 후강통이 그 역할을 했다.

 

한국의 개방 경험에 비춰볼 때 후강통은 재료에 지나지 않아


 

후강통은 정말 주식시장에 효과가 있을까?

 


제도가 시행되고 한 달도 안된 시점에 정책 효과를 논하긴 이르지만, 현재까지 움직임은 기대 수준에 못 미치고 있다. 유입 규모가 일 평균 30억 위안 정도로 투자한도액의 30%를 밑돌고 있다. 투자 종목 역시 고배당주 등 몇몇 테마에 집중되고 있다.

 


유사한 예를 가지고 향후 모습을 가늠해 볼 필요가 있다. 외국인에게 우리 주식시장을 처음 개방한 ‘92년이 그 경우에 해당될 것이다. 문호 개방을 통해 새로운 수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유사한 부분을 많기 때문이다. 차이가 있다면 투자 허용 이전에 우리나라는 코리아펀드 등 소수의 폐쇄형 펀드만 허용됐던 반면, 중국은 후강통 이전에 외국인 투자 전용시장을 만들고, 큐피(QFII;Qualified Foreign Institutional Investors) 쿼터를 획득한 투자자들은 자유롭게 주식을 매매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 정도다. 후강통이 시행되는 시점에 중국시장이 우리보다 개방도가 높았다고 볼 수 있다.

 


외국인 투자가 시작된 이후에도 종합주가지수는 별 변화가 없었다. 개방 첫날 624P로 시작된 주식시장은 한달 동안 상승을 통해 691P까지 10.7% 올랐지만, 석 달이 지난 후에 (-)수익으로 기울었고, 일곱 달 후에는 26%가 떨어지는 상황이 됐다. 외국인 매수가 예상보다 크지 않았던 데다, 국내 경제가 바닥을 향해 내려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92년 8월 이후 주가가 상승하긴 했는데 외국인 매수보다 그 시점을 전후해 국내 경기가 바닥을 치고 올라온 게 역할을 했다.

 


지금까지 후강통이 재료로써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이는 ‘92년 1~2월 사이 우리 시장이 외국인 투자 허용이란 재료를 누린 것과 같은 형태다. 문제는 재료 효과가 사라지고 난 후인데, 중국 경제 상황과 실제 투자액에 따라 주가가 결정될 것이다.


 

 

중국시장이 이머징 마켓이어서 후강통 효과가 부풀려지고 있는 부분도 있다.

 


중국은 역사가 일천한 시장이다. 중국이 신흥국가라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그래서 중국 주식시장도 이머징 마켓이 겪는 문제에 똑같이 부딪칠 수 밖에 없는데, 재료에 대한 과다한 의존과 높은 변동성이 그것이다.

 


이머징 마켓은 기반이 취약하기 때문에 주가 변동이 심하다. 중국시장도 마찬가지였는데, 지난 10년간 주가 흐름이 이를 명확히 보여준다. 2006년 1월 이후 1년 10개월 만에 상해종합지수가 430%나 오르더니, 상승이 한번 꺾이자 이번에 반대로 1년 사이에 72%나 하락했다. 2008년 11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반등조차도 상승률이 100%에 달할 정도로 움직임이 컸다.
이번 상승도 후강통이란 재료로 인해 변동성이 일시적으로 커진 때문이 아닌가 의심된다.

 

중국시장은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여건을 가지고 있다. 오랜 시간 세계 주식시장과 별개로 움직이면서 충분히 하락 조정을 거쳤기 때문에 대부분의 투자자가 주가가 낮다는 사실에 공감하고 있다. 이런 상태에 호의적인 재료 하나만 나와도 그 효과가 사실 이상으로 증폭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중국 경제 상황에 따라 주가가 결정돼


 

개방 직후 우리 시장의 경험으로 보면 경제 상황이 뒷받침되지 못할 경우 외국인 매수도 제한적인 역할밖에 하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후강통이 재료로서 역할을 다하고 나면, 추가 상승 여부는 중국 경제에 의해 좌우될 수 밖에 없다.

 


중국경제가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금년 1/4분기에 7.4% 성장한 이후 2/4분기에 7.5%로 성장률이 높아졌지만, 3/4분기에 7.3%로 성장이 다시 둔화됐다. 하반기 들어 수출이 늘어나긴 했지만, 소비와 고정자산 투자 둔화 폭이 커져 금년 성장률 목표치 7.5%를 달성하기 힘들어 졌다. 내년도 마찬가지다. 12월 9일부터 열리고 있는 ‘중앙 경제공작회의’에서 내년 성장 목표를 올해보다 낮은 7% 안팎으로 조정하지 않을까 예상된다. 성장 가속화보다 고도 성장기 때 누적된 거품을 조정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중국 경제의 성장 여력이 약화된 걸 고려한 결정이다.

 


이렇게 성장이 둔화된 데에는 대외 상황이 역할을 했다.

 


유로존의 경기부진이 중국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해당 지역이 중국의 최대 수출 상대국인 걸 감안하면 유럽이 0%대 성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게 중국 경제에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과 유로존으로 수출 증가에 힘입어 중국의 전체 수출이 증가하고 있긴 하지만, 유로존의 부진이 빠른 시간 내에 개선되기 힘든 점을 감안할 때 중국의 수출 역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내수도 문제다.

 


중국정부는 부동산 버블과 그림자 금융을 억제해 왔는데, 최근에 그 영향으로 부동산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10월에 중국 70개 도시 평균 부동산 가격이 전월 대비 0.8%가 하락해 6개월 연속 하락을 기록했다. 부동산경기 하락은 중국 경제에 위험을 키우는 요인이 된다. 두 가지로 영향이 나타나는데 첫째는 상승 과정에서 버블이 형성되는 경우다. 주요국 중 중국의 부동산 가격이 유일하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넘었다. 이 상태에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경우 가계와 금융기관 자산 건전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S&P의 추정에 따르면 작년 전체 대출의 0.5% 였던 중국 상업은행의 부동산 관련 부실 대출 비율이 올해에는 0.7%로 늘어났다. 중국 기업 대출의 30% 이상이 부동산을 담보로 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가격의 하락이 부실율 상승으로 연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의 경기회복이 만만치 않음에 따라 중국 정부가 다각적인 대책을 내놓고 있다.

 


금년 4월에 철도건설투자 확대, 중소기업 감세 등을 골자로 하는 미니 경기부양책을 실시했고, 일부 지방은행에 대한 지급준비율을 인하하는 등 제한적인 유동성 완화책도 실시했다. 10월에는 수위를 한 단계 더 끌어올려 전격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 경기 둔화가 경제 구조 재편을 위해 필요하다고 얘기하고 있을 수 만은 없었기 때문이다.

 


2015년에는 중국정부가 경제의 구조조정보다 경기침체를 더 걱정해야 할지 모른다. 상황에 따라서는 인민은행이 내년에도 지급준비율과 대출금리 추가 인하 등 적극적인 경기부양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중국 주가 수준이 한 단계 높아진 건 인정해야


 

비록 중국시장이 후강통이라는 재료에 의지해 올랐지만, 상승이 마무리된 후에도 주가가 원점으로 돌아가진 않을 것이다.

 


두 가지 이유 때문인데 우선 경제의 누적된 힘이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5년간 비록 중국 시장은 하락했지만 경제가 후퇴하진 않았다. 과거 두 자리 수 성장을 재현하지 못했을 뿐 7~8%대씩 꾸준히 성장했다. 그만큼 주식시장에 힘이 축적되고 있었다는 의미가 되는데, 그 힘이 분출된 만큼 상승이 마무리되더라도 2014년 중반 수준으로 되돌아 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다른 나라와 주가 차이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중국 시장이 제자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동안 선진국 시장은 3배 가까이 상승했다. 높은 주가에 부담을 느끼는 외국인이라면 중국 시장을 외면하긴 힘들다.

 


설혹 중국 시장이 추가 상승하고, 3000P 위에 안착한다 하더라도, 우리 시장은 중국과 따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2006년과 다른 형태다. 당시에는 경기 활황이 중국 시장을 끌어올리는 동력이었던 반면, 지금은 후강통이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 경제의 누적된 힘은 이미 종합주가지수에 반영된 상태다. 후강통은 중국 시장과 관련된 것일 뿐 우리 시장에 적용될 수 있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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