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준의 중국 재테크] 2015년 '중국판 뉴노멀'을 주목하라
중국 경제성장률 7.2% 예상…‘위협과 기회’ 공존
한경비즈니스|입력2014.11.28 16:46
2015년 전망에 앞서 앞으로 3~5년의 중기적 시각에서 중국 경제를 바라보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중국식 뉴노멀(신창타이:新常態)이라고 할 수 있다. 신창타이는 시진핑·리커창 지도부의 등장과 함께 정부와 금융시장에서 가장 자주 쓰이고 있는 말이다.
대내외 전문가들은 중국식 뉴노멀에 대해 성장률의 점진적인 하락과 부채의 디레버리징으로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내부 정치인과 전문가들은 경제·사회·정치·외교 등 여러 변화들에 대해 좀 더 포괄적으로 접근하는 한편 강력한 의지를 갖고 실현하려는 미래의 모습으로 해석한다.
이에 따라 한국도 중국식 뉴노멀에 적응하고 대응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리다오쿠이 중국 칭화대 교수는 향후 3~5년간 크게 4가지 측면에서 뉴노멀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출과 투자(부동산) 중심의 성장에서 민간 소비와 정부 투자 및 생산성 향상으로 성장 축을 이동하는 과정과 그 속에서 성장률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 ▷블루칼라의 임금 상승, 인구구조 변화, 서비스업의 발전 등으로 조용한 구조조정이 계속될 것이라는 점 ▷금융과 재정 개혁은 빠르게 진행되는 한편 이해관계가 복잡한 국유 기업의 시장화 개혁 등은 힘겹게 진전될 것이라는 것 ▷국제경제 무대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것 등이다.
이러한 중기적인 환경 변화를 가정하고 2015년의 중국 경제를 예상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2015년에도 과잉투자와 부동산 경기 부진, 공급과잉 압력이 여전히 성장률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정부의 정책 대응과 내수 서비스산업의 경기 완충 역할이 더욱 중요질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조용한 구조조정은 신용 위험과 부동산 시장 붕괴를 방지하고 개혁 정책의 초기 수혜는 금융시장(주식·채권)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경제 발목 잡는 부동산 침체
2015년 중국 경제는 연간 7.2% 성장이 예상된다. 이는 2014년 7.4%대 성장률을 소폭 밑도는 것이다. 큰 틀에서 고정 투자 부진과 공급과잉 환경이 지속되면서 강한 경기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2015년 상반기 부동산 시장 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부동산 활성화와 통화 완화 정책이 예상된다. 또 서비스업의 빠른 확장, 민간 소비와 수출 경기의 점진적인 회복이 경기 연착륙을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표면적으로 정부는 고용 안정을 내세워 성장률 둔화를 용인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2014년 수출을 제외한 투자와 소비의 성장 기여도가 크게 하락(6%대)하면서 경기 변동성이 커질 조짐을 보였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정책 대응은 예상을 뛰어넘을 전망이다. 그렇게 되면 2015년 산업 구조조정의 강도가 약화되면서 신용 리스크가 축소되는 한편 개혁은 기득권층 저항도가 약한 쉬운 정책(금융 개혁, 환경, 국유 기업 M&A) 위주로 단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적으로 2015년 중국 경제의 최대 화두는 '부동산 시장의 침체 탈출'과 '내수 소비의 회복' 두 가지다. 전자는 위험 요인이고 후자는 기회 요인이다.
먼저 부동산 경기가 경기 흐름상 바닥을 확인해야 하는 이유는 ▷주택 판매 감소가 개발사의 신규 투자를 제약하고 ▷재정의 50% 이상을 부동산 수익으로 충당하는 지방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감소하며 ▷투자 관련 산업(소재·산업재·내구재)의 공급과잉 심화와 설비투자 제한으로 귀결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계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15년 부동산 시장은 버블 균열의 초기 단계 모습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적극적인 정책 대응을 통해 연중 바닥 확인에는 성공할 전망이다. 2014년 중 계속된 트리플 약세(가격·거래량·착공)는 2015년 1분기부터 거래량, 가격, 신규 착공 순서로 안정화될 전망이다. 다만 구조적인 변수가 계속 남아 있다는 점에서 바닥을 확인해도 강한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구조적인 변수는 각각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수요 측면에서 보면 가계 소득 둔화로 주택 가격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지고 있다. 과거 15년간 도시 가처분소득 증가율은 주택 가격 상승률을 웃돌면서 높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했다. 다만 최근 3년간 소득 증가율 둔화로 주택 가격 상승률을 밑돌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는 과거 일본·홍콩 시장 장기 조정의 초기 모습이라는 점에서 계속 확인할 필요가 있다.
공급 측면에서는 3~4선 지방도시의 공급과잉이 심화되고 있다. 완공 면적과 거래량 기준으로 3~4선 이하 지역의 비중이 60%를 웃돌면서 이미 1~2선 지역을 뛰어넘은 상태다. 문제는 해당 지역의 실제 도시화와 인구 이동 대비 건설투자가 과도하게 앞섰고 취업과 교육 인프라 미비에 따른 실수요 부족이 공급과잉을 야기하고 있다. 2014년 개발 투자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해당 지역의 신규 투자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향후 구조적인 변수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실질 수요를 촉진하기 위한 정책은 물론 개발사 공급과잉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 이미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2014년 3분기부터 적극적인 금융정책 완화와 개발사 지원을 통해 부동산 시장 방치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내수 소비의 회복은 2015년 중국 경제에 보너스 요인이 될 전망이다. 사실 중국의 신정부 출범 이후 성장률 하락과 함께 소비 경기의 부진도 계속되고 있다. 성장률 하락의 핵심 원인은 고정 투자와 수출의 성장 기여도 하락이지만 소비 역시 구조적 요인들이 중첩되며 반등의 구심점을 찾지 못했다.
예상보다 더 나은 중국의 내수 소비
최근 2년간 소비 시장이 위축된 직접적인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성장률 하락과 함께 도시지역 중심으로 가처분소득 성장세가 둔화된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반부패 캠페인 및 삼공 소비(관용차·공무접대·해외출장) 억제로 정책 효과가 큰 정부 소비가 큰 폭으로 축소된 것이다.
이 밖에 구조적으로 오프라인 유통 채널이 가격 버블, 정부 소비 축소, 온라인 채널의 폭발적인 성장에 따른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또 통계 관점에서 소매 판매 지표의 90% 이상이 일반 재화 소비로, 최근 크게 늘고 있는 서비스 지출과 온라인 채널 소비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원인이다.
2015년 소비 경기는 2014년 대비 개선되면서 전체 경기의 연착륙을 유도할 전망이다. 구조적인 부진 요인은 남아 있지만 실질 소비가 투자 경기 대비 양호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4년 온라인 소비를 포함한 소매 판매 증가율은 전년 대비 13.4% 증가했다. 발표 수치 12%보다 높은 수치로 물가를 제외한 실질 소매 판매는 7월을 저점으로 반등이 시작되는 모습이다.
또 서비스업의 국내총생산(GDP) 비중이 2013년 처음으로 제조업을 웃돈 이후 상승세가 유지되며 내수 경기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정부 소비 축소와 오프라인 유통 채널의 구조조정 역시 최악의 국면을 통과하고 있다, 정부 소비는 신정부 3년 차에 돌입하는 3월 양회(전인대)를 기점으로 일부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 유통 채널의 구조조정은 소비 버블이 걷히면서 2015년 중 막바지 단계에 돌입할 전망이다.
결론적으로 2015년 중국 경제는 2013년 이후 진행되고 있는 경제의 뉴노멀(성장률 하향과 산업 구조조정)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고 기간별로는 정부의 통화 완화 정책과 부동산 부양 정책 강도에 따라 '상저하고'의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 추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주식·채권 등 금융시장은 금융시장 개방과 금리 자유화 등 시장화 개혁 그리고 통화 완화 효과로 전반적인 상승세가 예상된다.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