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인터넷그룹 알리바바의 충격이 전세계 IT업계를 강타하고 있다. 알리바바의 공모가는 68달러, 첫날 상장 마감가는 공모가보다 38%나 높은 93.89달러. "월마트보다 큰 기업이 될 것"이라고 창업자 마윈이 한마디 보탤 때 이날 장중 주가는 10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IT 강국'이라는 한국에서는 알리바바라는 인터넷 기업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하지만 상장 첫날 시가총액은 삼성전자를 훌쩍 넘어섰다. 미국에서도 충격받기는 마찬가지다. 전자상거래를 중심으로 하는 알리바마가 상장하자마자 미국이 자랑하는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과 이베이의 시가총액을 합친 것보다 많다는 것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창업 15년만에 중국 공식 최고 갑부 자리에 오른 마윈은 "향후 15년 뒤 우리 때문에 세상이 바뀔 것을 기대한다"면서 "그때 사람들이 우리가 마이크로소프트, IBM, 월마트처럼 세상을 바꾼 기업이라고 말해주길 희망한다. 우리는 월마트보다 큰 기업이 되길 원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시가총액으로만 보면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다. 이미 알리바바의 시가총액은 2314억 달러(242조 원)로 200억 달러만 더 보태면 월마트의 시가총액을 능가하게 된다. 알리바바가 "온.오프를 망라한 세계 최대의 유통그룹으로 등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알리바마의 시가총액은 글로벌 IT 기업 가운데 애플(6090억 달러), 구글(4000억 달러), 마이크로소프트(3870억 달러)에 이은 4위다. 페이스북(2016억 달러)과 아마존(1530억 달러)을 제치고, 삼성전자(175조 원)와 현대자동차(43조 원)의 시가총액을 합쳐도 알리바바에 못 미친다.
50만 위안(8000만 원)으로 알리바바를 창업한 마윈 회장은 220억 달러(23조 원)의 재산을 가진 중국 최고 부자가 됐다. 창업 초기 마윈으로부터 사업 비전에 대해 단지 6분간 듣고 2000만 달러를 투자한 일본의 사업가 손정의는 알리바마 상장의 최대 수혜자 중 한 명이다. 손정의의 결정으로 그가 이끄는 소트프뱅크는 알리바바 최대 주주로 지분이 32%나 된다. 지분 가치는 투자 당시의 3700배인 740억 달러가 됐다.
일각에서는 '제2의 닷컴버블'에 대한 경고를 하고 있다. 알리바바의 지난해 매출은 86억 달러(약 9조 원)로 아마존의 8분의 1에 불과하다. 수익성이 뒷받침되지 않는 데 주가는 너무 높게 형성됐다는 것이다.
알리바바의 이익률은 업계에서도 매우 높은 축에 속한다. 알리바바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률은 43.4%로, 이베이(18%)나 구글(27%)을 웃돈다. 하지만 현재 사실상 세계 최대 인구를 지닌 내수시장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알리바마가 전세계를 상대로 한 기업으로서 이런 이익률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에 따라 알리바바의 최고 전성기가 "상장 첫날"이 아니냐는 '거품론'도 만만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