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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中國]속도 내는 국유기업 개혁..국유기업 개혁해야 경제체질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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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4. 9. 16.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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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 입력 2014.09.15 09:01

 

  

 

중국에서 국유기업이 차지하는 위상은 절대적이다. 국유기업 숫자가 전국적으로 15만5000개, 직원 수가 3700만명에 달한다. 이들 국유기업 매출액이 지난해 47조1000억위안(약 7780조원)에 달해 국내총생산(GDP, 56조8845억위안)의 83%를 차지했다. 자산 총액은 104조1000억위안으로 GDP의 1.8배를 넘어섰다. 중국 경제는 국유기업에 의해 굴러간다고 할 수 있다.

 

국유기업의 이런 위상은 정부의 보살핌 덕분에 가능해진 결과다. 정부가 시장을 통제하는 중국에서 국유기업은 독과점적인 지위를 보장받는다. 경쟁을 하지 않아도 앉아서 쉽게 돈을 벌 수 있다. 정부의 국유기업 지원은 관료들의 이해와도 잘 맞아떨어진다. 국유기업이 관료들을 지극 정성으로 접대하는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국유기업 경영진은 정부 관료 중에서 많이 발탁된다. 반대로 국유기업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이 정부 고위층으로 옮겨 가는 경우도 많다.

 

당 정치국 상무위원급으로는 신중국 설립 이후 처음으로 사법처리 절차를 밟고 있는 저우융캉 전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도 그런 경우다. 그는 중국 최대 다칭유전의 연구원을 거쳐 석유 분야 기업에 종사하다 중국석유천연가스(CNPC) 사장을 지낸 뒤 국토자원부 부장(장관)에 발탁되면서 정계로 진출했다. 그의 부패가 증명하듯 국유기업은 정부와의 유착 관계 속에서 각종 비리를 만들어낸다. 워낙 앉아서도 돈을 잘 벌다 보니 국유기업 간부들이 친인척 명의로 별도 회사를 설립해 회사 이익을 공식적으로 빼먹는 경우도 수두룩하다. 이런 국유기업의 문제를 바로잡지 않고 중국 경제 체질을 개선한다는 건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다.

 

취임 직후부터 강도 높은 반부패 드라이브를 통해 공직사회 기강 바로잡기에 나서고 있는 시진핑 주석이 최근 들어 국유기업 개혁에 착수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다.

 



 

 

중국 15만 국유기업 매출액 7780조원 반부패 척결 위해 간부 급여 삭감 실시 외부 전문경영인 영입에 지분 매각도

 

최근 중국 당국이 추진하려는 국유기업 간부들에 대한 급여 삭감 계획은 중국인들로부터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다. 그동안 국유기업 간부 급여는 아무런 견제 장치 없이 치솟아 사회적 위화감 조성의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급여 삭감은 중국 인민들의 당에 대한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는 점에서 반부패 정책과 일맥상통한다.

 

당국은 국유기업 간부 급여가 과도하게 책정된 사실이 인정될 경우 최대 70%까지 삭감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또한 삭감 후 연봉이 60만위안(약 9900만원)을 넘지 못하도록 규제할 계획이다. 공상은행과 건설은행, 농촌은행, 중국은행, 교통은행 등 5대 국유은행 간부들의 지난해 연봉이 대부분 100만위안을 넘어선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국유기업의 지배구조를 바꾸는 방안도 추진된다. 홍콩 도시철도인 홍콩메트로(MTR)식 개혁 모델이 그중 하나로 검토되고 있다. 정부가 국유기업 이사회를 먼저 구성한 뒤 이사회에서 공개 채용을 통해 외부에서 전문경영인(CEO)을 영입하는 방식이다. 이사회에서는 정책의 큰 방향을 결정하고, CEO가 경영을 총괄하는 것. CEO에게는 국제적 수준의 연봉을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국유기업 지분의 최대 30%를 민간자본에 개방하는 방안도 구체화되는 중이다. 중국 최대 석유회사인 시노펙(SINOPEC·중국석유화공)이 전국에 보유하고 있는 3만개 이상의 주유소를 총괄하는 영업판매사업부에 민간자본을 끌어들이는 식이다. 전문가들은 시노펙 판매사업부가 30%만 민간자본을 끌어들여도 200억달러(약 20조3400억원)의 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한다.

 

시노펙은 중국의 대표적 인터넷 기업인 텅쉰과 업무협력 계약도 체결하기로 했다. 기존 사업에 인터넷을 접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서다. 그중에서도 전국 2만3000개 주유소에서 운영하는 편의점 사업에 텅쉰의 온라인 쇼핑몰 비즈니스를 접목하는 사업이 우선 추진될 예정이다. 온라인 마케팅을 통해 편의점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면서 온라인 주문 시스템까지 도입해 매출을 늘린다는 복안이다.

 

'철밥통'의 대명사인 중국 국유기업이 혁신에 가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우리 공기업들은 제대로 변신을 하고 있는 것인지 자못 궁금해진다.

 


[베이징 = 정혁훈 특파원 moneyjung@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773호(09.03~09.1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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