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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4. 7. 8.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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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중국의 미래다

2014.07.08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이 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시점도 점점 당겨졌다. HSBC가 2050년을 시작점으로 얘기하자, 도이치방크는 그보다 10년 빠른 2040년을, 세계은행은 거기서 또 10년이 당겨진 2030년을 세계 경제의 패권이 바뀌는 때라고 얘기했다. 골드만삭스(2020년)이나 IMF(2016년)처럼 몇 년 안에 변화가 나타날 거라 본 기관도 있다. 전망이 한 쪽으로 쏠리면서 경쟁적으로 추세에 편승한 결과다.

 

기대와 달리 중국 경제가 힘을 못 쓰고 있다. 올 1분기 경제 성장률이 7.4%로 떨어졌다. 2012년 3분기 이후 최저다. 일부 기업에 부도까지 발생해 중국 경제가 구조적 침체에 빠진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낳았다. 투자도 문제가 되고 있다. 투자는 그 동안 중국 경제를 끌고 가는 핵심이었는데, 과잉산업 구조조정과 부동산 버블 억제로 둔화되고 있다. 소비를 새로운 대안으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아직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 경제 둔화는 구조적 변화 때문에 발생

  

1988년에 우리나라 성장률이 피크를 쳤다. 5년 평균 GDP를 가지고 성장률을 계산해 봐도 1988년에 성장률이 정점을 찍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그리고 25년이 지난 지금 성장률이 3%대로 낮아졌다.

       

2007년 2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4.2%로 최고를 기록했다. 그리고 7년이 지난 지금 성장률이 7%대 중반으로 떨어졌다. 고점 대비 절반 수준으로 내려온 것이다. 중국이 우리와 유사한 과정에 밟는다고 가정할 경우, 앞으로 중국 경제 둔화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왜 ‘88년에 한국 경제가 정점을 기록했던 것일까? 중국 경제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 한번 짚어봐야 할 문제다. 어느 나라든 성장의 정점은 반드시 온다. 피크 이후 경제가 급격히 둔화되느냐, 아니면 상당기간 고점을 유지하느냐 하는 차이만 있을 뿐 정점을 피할 순 없다. 경제 규모가 커지고 성숙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 경제가 80년대 후반에 피크를 맞은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다.

       

물론 유독 ‘88년을 즈음해 성장 피크가 나타난 이유도 있다. 80년대 후반을 지나면서 우리 경제 구조가 이전과 달라졌다. 80년대 초중반 까지 한국 경제는 값싸고 질 좋은 노동력으로 생산해낸 제품을 국제 시장에 싼 가격에 내다 팔아 수익을 올리는 걸 기본 모델로 해 움직였다.

 

그러나 ‘88년이 되면서 이 구조가 더 이상 유지되기 힘든 상황이 됐다. 80년대 중반부터 실질임금이 두 자리수 상승을 시작했는데 이 추세는 ‘87년 대규모 노동쟁의를 거치면서 더 강화됐다. 5년 만에 누적 임금이 70% 상승할 정도였다. 비용 증가로 인해 더 이상 과거의 경제 운용 패턴을 유지하는 게 불가능해진 것이다. 때마침 ‘3低 호황’이 끝나면서 내수 팽창으로 인한 물가 상승, 자산가격 버블, 유휴 생산능력 증가 등 후유증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런 특수 요인과 구조적 요인이 맞물리면서 우리나라의 성장률이 추세적으로 하락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지금 중국은? 지난 수십년 간 노동력이 중국 경제의 경쟁력을 확보해 준 주요 요인이었던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싸고 질 좋은 노동력이 있었기 때문에 선진 기업이 대규모 투자를 할 수 있었고, 산업을 뒷받침할 수 있는 인프라 투자 역시 가능했다. 이제 더 이상 동일한 구조를 지탱하기 힘들어졌다.

         

무엇보다 유휴 노동이 한계를 드러내 성장을 견인할 힘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한 자녀 정책으로 중국의 인구 증가 속도가 줄고 고령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산업화가 이루어지면서 더 이상 농민공의 공급도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이 때문에 노동 투입이 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계속 약해지고 있다.

 

1979년 이후 10년간 중국의 평균 성장률이 9.6% 였다. 이중 노동 공급에 의한 성장 부분이 1.4%였다. 1990~2002년에 성장률이 10.2%로 올라갔지만 노동 기여율은 0.5%로 떨어졌다. 노동이 빈 공간을 자본 투자가 채웠다. 2003년 이후 7년간 성장률이 10.5%로 좀 더 높아졌지만 노동기여율은 반대로 0.3% 로 떨어졌다.

          

노동 투입이 어려워질 경우 적정 고용을 유지하려면 임금을 올려줘야 한다. 싼 인건비를 핵심 경쟁력으로 삼고 있는 중국 입장에서 심각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투자효율 저하로 과거 같은 대규모 투자를 기대할 수 없어

 

        

노동 투입에 문제가 있어도 투자가 늘면 성장이 계속될 수 있다. 이는 2010년 이전 15년 동안 중국 경제를 지배했던 그림이다. <그림 2>를 보면 중국의 GDP구성에서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2001년 35%에서 2010년에는 46%로 상승했음을 알 수 있다. 투자가 성장의 가장 중요한 동력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그림이 재현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오히려 낮은 효율로 인해 투자 증가율이 계속 낮아지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표 1>이 수십년 간 대규모 투자가 경제에 남겨 놓은 우울한 결과 중 하나다. 상당 수 업종에서 높은 공급 압력이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철강, 시멘트, 조선 업종의 가동률이 75%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공급 압력의 영향이 중국에서 다른 나라로 확산되고 있다. 디플레가 수출되고 있는 것인데, 0.25% 이하 금리와 배럴당 100달러가 넘는 유가에도 불구하고 선진국 중 물가 상승률이 2%를 넘는 나라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의 효율성이 높아질 수 없기 때문에 투자 또한 약해질 수 밖에 없다.

        

역사적으로 GDP의 50%를 신규 자본 형성에 쏟아 부은 나라 치고 과잉 생산 문제와 부실 채권에 시달리지 않은 곳이 없었다. 지금 중국 역시 실물 자본, 사회 기반시설, 과잉 자본 투자에 따른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잘못 할당된 자본으로 이윤 저하가 나타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신규 투자가 큰 폭으로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는 건 논리에 맞지 않는다. 
         

              

      

  

기술 부족으로 생산성 증가도 크지 않아

         

노동과 자본 투입이 늘지 않는 상태에서 적정 성장을 유지하려면 생산성 향상이 이루어져야 한다. 중국의 경우 투자비중을 GDP의 40%로 고정시킨 상태에서 연간 8%의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3.1%의 생산성 향상이 이루어져야 한다. 10% 성장을 가정하면 그 수치가 5.6%로 높아진다.

      

 

지난 30년간 중국 경제의 성장요인을 분석해 보면 1979~89년까지 평균 성장률 9.6%중 8% 이상이 자본 투입에 의해 이루어졌다. 그만큼 자본의 힘이 절대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1990~2002년에 해당 수치가 8%대에서 6%로 줄어든 반면 생산성 향상에 따른 성장 부분이 1% 에서 4%로 높아졌다. 문제는 2003년 이후다. 생산성 기여분이 4%에서 3.3%로 오히려 줄었다. 

        

 

80년대 투입된 자본은 숙련도 향상을 통해 90년대에 생산성 증대에 기여했다. 중국의 기술 수준이 워낙 낮은 단계여서 범용 기술로도 생산이 대폭 증가할 수 있었는데 그 효과의 주로 90년대에 나타난 것이다. 이 단계를 지난 후 추가적인 생산성 향상을 이루기 위해서는 기술이 한 단계 높아져야 하는데 아직 이 부분이 해결되지 않았다. 그 여파로, 2000년대에 들어오면서 생산성 기여도가 낮아지고 있다.

         

 

중국 경제가 최고 효율을 기록할 때 올릴 수 있는 생산성 증가율은 3~4%대다. 이런 효율이 더 이상 나오기 힘든 걸 감안할 때 앞으로 생산성 증가율은 3%대 조차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판단된다.

 


소비 확대를 통한 경제 구조 개편은 오랜 시간 후에나 가능

 

      

중국 경제를 끌고 왔던 기존 틀이 약해지고 있다. 그건 요소 투입에 의한 고도 성장의 마무리를 의미하며 이를 대체하기 위한 새로운 틀의 필요성을 높여주고 있다.

     

 

새로운 틀로 중국정부가 내세운 게 ‘소비’다. 기존 정책이 투자를 통해 부를 창출할 수 있는 중간 도구에 중점을 뒀다면, 소비로의 전환은 형성돼 있는 부를 이용해 새로운 부를 창출해 내는 작업이다.

      

 

금융 위기 이전부터 소비를 경제의 중심에 놓는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2006년 11차 5개년 계획에서 소비 증대를 통해 경제성장을 모색하는 모델이 거론된 적이 있다. 그러나 두드러진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2011년 12차 경제개발 계획에 이 부분이 다시 거론된 걸 보면 진행과정이 중국 정부가 만족할 만한 형태가 아니었던 것 같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현재 중국 내수 수준으로는 지난 십수년과 같은 성장 속도를 기대하기 힘들다. 이미 우울한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소비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1년 45%에서 10년 사이에 오히려 10%P 줄었다. 저축이 늘어나 소비지출이 감소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저축능력이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보다 기업이 만들어낸 부가가치 중 가계로 가는 몫이 줄어든 것이 더 큰 원인이 아닌가 생각된다.

    

세계은행의 추정에 따르면 1998년 53%였던 가계의 몫이 2005년에 41%로 줄어들었다. 기업에 떨어지는 이윤과 정부가 차지하는 비중은 반대로 늘어났다. 이 부분이 바로 잡혀야만 임금 소득 증대에 의해 소비가 활성화되는 선순환 구조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유휴인력 감소로 더 이상 값싼 인력을 공급받기 힘든 상황. 과잉 생산 체제로 자본 투입을 늘리기 어려운 상태, 기술 부족으로 생산성 향상을 기대하기 힘든 상태. 지금 중국 기업들이 겪고 있는 난제들이다.

      

 

이러한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중국 기업들은 임금 인상을 통한 보상에 나서야 한다. 최대 경쟁력의 일부가 훼손되는 걸 감수해야 된다는 의미다. 이미 수년 전부터 이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앞으로 중국기업들이 치러야 하는 비용은 늘어났으면 늘어났지 줄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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