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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산업 경쟁력 어디까지 왔나]중국 경제 아킬레스건 '과잉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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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4. 7. 5.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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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산업 경쟁력 어디까지 왔나]중국 경제 아킬레스건 '과잉투자'

매경이코노미 | 입력 2014.07.04 15:15

 

  

정부 주도 성장으로 국유·민간 기업 자생력 떨어져 기술은 미국·일본, 가격은 동남아에 밀려 '샌드위치'

 


한 나라 경제가 탄탄하게 유지되려면 경제의 골격을 이루는 기업이 튼실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중국이 안정적인 성장을 유지해 나가려면 기업이 핵심 동력이 돼야 한다. 그러나 그간 중국 경제를 이끌어온 것은 정부 주도의 인프라 투자였다. 앞으로는 기업이 바통을 이어받아야 하지만 상황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 지난 5년간 중국 정부의 과잉투자 탓에 중국 기업 이익률이 줄어들고 있다. 사진은 중국의 한 폴리에스테르 공장 모습.

 

 

문제는 경제에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국유 기업의 취약성이다. 국유 기업들은 정부 보호막 아래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보장받으면서 성장했다. 그러다 보니 스스로의 힘으로 시장을 헤쳐 나갈 수 있는 경쟁력이 떨어진다.

 


최근 한국의 감사원 격인 중국 심계서가 대표적인 국유 기업 11곳에 대해 실시한 감사에서도 국유 기업들의 고질적인 병폐가 여실히 드러났다. 무분별한 투자와 이익 빼돌리기, 복지 남발 등 3대 고질병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과잉투자로 주요 기업 이익률 급감 국유 제조업 이익 증가율 '반토막' 인프라 투자 늘리면 구조조정 지연

 


더 큰 문제는 국유 기업들을 중심으로 주요 업종에 만연돼 있는 과잉투자다. 중국 정부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2009년부터 쏟아부은 4조위안의 경기 부양 자금이 치명타였다. 막대한 자금이 시중에 살포되면서 기업들은 판매에 대한 고려 없이 무조건 투자를 늘렸다. 이런 투자 덕분에 국내총생산(GDP)이 늘어나면서 금융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지만 그로부터 5년이 흐른 지금은 무리한 투자의 후유증이 가시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부작용이 기업의 이익률 저하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집계한 국유 제조업의 이익 증가율은 지난해 6.4%에서 지난 1~4월 2.6%로 급감했다. 이런 추세로 가면 연말에는 이익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익을 내지 못하면 기업의 미래를 위한 투자를 담보할 수 없다.

 


수익률 저하는 비단 국유 기업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잘나가는 민영 기업들도 시장점유율 늘리기에 급급한 나머지 수익률이 형편없다. 중국 토종 휴대폰 업체들은 삼성전자와 애플이 주도하는 시장에서도 저가를 무기로 50% 정도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그러나 휴대폰 시장 전체 이익에서 중국 업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1%도 안 된다. 이는 연구개발(R&D) 분야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치열한 기술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것은 자명한 일이다.

 


철강과 시멘트, 석유화학 등 과잉투자가 상대적으로 더 심각한 업종은 산업기반 붕괴마저 염려되는 상황이다. 그나마 정부가 성장률을 높이려 인프라에 대한 재정 투자를 늘렸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으면 도산 기업이 속출할 수 있는 상황이다. 정부가 과잉투자 업종에 대해 링거 처방을 내린 탓에 정작 필요한 구조조정이 지연되면서 경제적 왜곡 현상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잘나가는 제조업에서도 핵심 부품 수입 의존도가 과도하게 높은 것이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이다. 전자 산업이 발전한 중국이지만 핵심 부품인 반도체는 전체 수요의 80%를 수입에 의존한다. 그 금액이 지난해 2000억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지난해 원유 수입액(약 2200억달러)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기술로는 미국과 일본, 한국에 뒤지고 가격으로는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에 밀리는 중국 제조업은 지금 총체적 위기를 맞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혁훈 매일경제 베이징 특파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764호(07.02~07.0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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