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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4. 7. 1.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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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경제 위기는 역사적 필연인가

매경이코노미 | 입력 2014.06.30 09:33

 

 

 

투자율과 경제성장률은 장기적으로 '정'의 관계를 갖는다. 투자를 꾸준히 많이 한 나라는 자본 축적이 빨라지고 성장률도 높다는 얘기다.

 


그중에서도 중국은 독보적으로 높은 투자율과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 20년 동안 평균 투자율은 무려 37%였으며, 같은 기간 평균 경제성장률은 10.4%다.

 


투자율이 높을 때 성장률도 함께 올라가는 이유는 뭘까. 대부분의 저개발국은 투자율이 매우 낮은 수준이고 따라서 성장률도 낮다. 그러다 어떤 계기를 통해 투자가 늘기 시작하면 생산을 위한 자본이 축적되고 경제 전체의 생산량이 늘기 시작한다. 본격적인 경제 성장이 시작되는 것이다.

 



 

한국도 한동안 이런 식으로 고성장을 경험했다. 하지만 자본 축적, 즉 투자만으로 성장률이 계속 높게 유지될 수는 없다. 자본 축적이 어느 정도 이뤄지면 더 이상 자본 축적을 할 곳이 마땅해지지 않으면서 자본의 생산성도 떨어진다.

 

 

성장 초기에는 고속도로와 같은 자본이 생산에 매우 높은 기여를 하지만 고속도로가 점점 더 많이 건설되면 새로운 고속도로의 생산 기여도는 점점 떨어지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미국과 같은 선진국 투자율이 20%보다 낮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도 선진국에 근접해 감에 따라 투자율과 성장률이 낮아지고 있다.

 


이런 면에서 중국은 자본 축적의 효율성이 가장 높고 이에 따라 성장률도 가장 높은 지점을 통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최근 중국에 이상 징후가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최근 7년만 보면 투자율은 증가했는데 오히려 경제성장률은 떨어졌다.

 

 

중국은 2007년만 해도 투자율 39%에 경제성장률은 14%가 넘었다. 하지만 2012년 투자율은 47%로 증가한 반면 경제성장률은 7.8%에 지나지 않았다. 2013년 들어 더욱 악화돼 투자율이 50%를 훌쩍 넘어섰는데도 불구하고 경제성장률은 7.7%에 불과했다.

 


최근 중국의 투자율이 높은데도 성장률이 낮은 이유는 투자 비효율성이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아직도 중국 경제에서 비중이 높은 공기업은 민간기업에 비해 효율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권력기관과 밀착돼 있는 기업에 은행 대출이 집중되면서 제대로 된 투자를 행할 기업에는 자금이 흘러가지 않고 있다.

 


중국의 최근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20여년 전 한국 경제의 모습이 떠오른다. 1990년대 들어 한국 경제는 투자의 효율성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었다. 은행은 정부가 결국은 책임져줄 것으로 믿고 부도 직전의 재벌기업에도 계속적으로 자금을 쏟아부었다. 그 결과 투자율은 높아졌지만 비효율성 증가로 경제성장률은 오히려 낮아졌다.

 

 

정부는 어떻게 해서든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해외 자본 시장 개방이라는 방식으로 자금을 외부에서 끌어들일 여건을 마련해 줬고, 부도 직전의 재벌기업은 해외 차입으로 비효율적인 투자를 늘렸다. 그 결과는 우리가 다 알듯이 1997년 외환위기다.

 


며칠 전 한 회의에서 중국 경제 전문가가 중국은 절대로 위기를 맞을 수 없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 그는 그 근거로 중국의 저축률이 높고 외채가 거의 없으며 경상수지가 흑자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때 그 이야기를 들은 일본 학자는 일본도 정확히 그런 상태였지만 1980년대 후반 위기가 시작됐다고 반박했다.

 

 

중국 경제의 독보적인 경제성장 시기는 이제 저물어가는 듯하다. 7%대 성장을 당연시해야 할 것이다. 어쩌면 경제성장률에 더 급격한 조정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 하락으로 가장 타격을 받을 국가 중 하나는 다름 아닌 한국이다.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신관호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763호(06.25~07.0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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