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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 골칫거리 된 중국의 그림자 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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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4. 5. 2.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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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 골칫거리 된 중국의 그림자 금융

시장 미발달·과도한 규제의 산물…자본시장 발전의 자극제로 삼아야

한경비즈니스 | 입력 2014.05.02 15:24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그림자 금융(섀도 뱅킹)은 미국과 같은 선진 경제에서 규제의 틀을 피해 버섯처럼 자라 온 부정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실제 위기의 주범으로 주목돼 온 '섀도 뱅킹'은 파악되지 않는 위험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규모의 자금 흐름과 포트폴리오 구축에 기여했다.

 


이제 글로벌 위기가 지난 지 5년이 넘으면서 섀도 뱅킹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있다. 최근 들어 중국의 신탁 부실 관련 이슈 제기와 함께 섀도 뱅킹이 중국은 물론 세계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잠재적 불안 요인으로 부각되기 시작한 것이다.

 



 

 

섀도 뱅킹은 성장 위한 임시방편일 뿐

 


사실 섀도 뱅킹은 파생 상품을 활용하는 헤지 펀드와 같이 규제받지 않는 회사가 규제받지 않는 상품을 활용하는 것을 지칭했지만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사태 이후 보다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중국만 보더라도 증권 신탁회사를 통해 제공되는 다양한 고수익 상품의 배경으로 섀도 뱅킹이 커나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규제 대상의 핵심인 은행까지도 시대적 상황이 요구하는 다양한 서비스 제공과 수익 창출을 위해 느슨한 규제의 영역에서 작동하게 된 것이다.

 


그간 여러 에피소드에서 관찰된 섀도 뱅킹의 특징을 살펴보자.

 

 

첫째, 섀도 뱅킹의 이면에는 '발전되지 못한 상태'와 '고도로 발전된' 두 가지의 모습이 관찰되고 있다는 점.

 

둘째, 일련의 규제 체계로 대응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점.

 

셋째, 기존 전통 금융이 변신해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면 섀도 뱅킹 분야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

 

넷째, 불투명한 섀도 뱅킹에 대한 의존도 심화는 경제의 안정적 성장에 잠재적 위협 요인으로 부각될 수 있다는 점 등이다.

 


결론적으로 시장 발달 부재와 함께 과도한 규제가 섀도 뱅킹 발전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각종 규제나 감독(햇빛)을 직접 받는 영역을 규정하고 관리하기 위한 규제 체계는 불가피하게 규제를 느슨하게 받거나 받지 않는 소위 회색지역(그림자)을 만들게 됐다.

 

 

당초 규제는 안정 유지를 위해 필요한 일련의 규칙과 법체계이지만 그 기대 효과의 이면에는 시장 발전을 가로막는 효과도 존재한다. 일방적으로 좋은 규제는 있을 수 없다. 특히 최근과 같이 투자 포지션을 줄이거나 내수 시장 위주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해진 부채 감축(deleveraging)의 상황에서는 상이한 배경의 금융 영역이 과도한 반응을 보이지 않도록 균형 잡힌 정책 기조가 유지돼야 한다.

 


즉, 긍정적인 혜택을 키우고 부작용을 줄이려면 섀도 뱅킹에서 관찰되는 증권화나 유동화, 위험 분산 및 보증 방식 등에 대해 긍정적 자세가 견지돼야 한다. 반면 자기도 모르는 위험 요인에 노출되거나 자금의 원천이 지향하는 바와 달리 엉뚱한 곳에 투자되는 등의 불투명성을 제대로 모니터링 해야 하는 문제도 극복돼야 한다.

 

 

미국에서 촉발된 금융 위기도 '부외 기구(off balance sheet vehicle)'의 문제가 은행 대차대조표를 순식간에 오염시키면서 초래됐기 때문이다.

 


중국은 글로벌 금융 위기의 여파를 지방정부와 공기업을 통한 대규모 투자 확대를 통해 대응해 왔고 그 결과 경착륙을 피할 수 있었다. 사실 금융 시스템이 제대로 발달되지 않은 중국의 경우 글로벌 충격의 여파를 흡수하는 전략으로 이러한 선택이 주효했다. 더욱이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같은 분야는 민간들의 참여가 저조하고 생산성 향상이 정체된 상태에서 바람직한 선택이었다.

 

 

문제는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대규모 신용을 특정 분야에 특정 참여자(지방정부·개발업자·공기업)를 통해 공급하다 보니
도덕적 해이 문제가 불거지게 됐고 이후 상황에 맞게 포지션을 조정하기 어렵게 됐다.

 


특히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소위 '투자에 의존한 정책 구사'는 엄연한 한계에 봉착하게 됐다. 더 이상 지방정부가 매각하는 부동산의 저당 가치가 섀도 뱅킹의 침체로 새로운 투자를 위한 신용 창출로 이어지기 어렵게 됐다. 섀도 뱅킹은 분명 임시방편으로는 훌륭한 선택이었지만 이후의 부작용을 관리할 만한 역량이 제대로 구비되지 못했던 것이다.

 

 

이제 중국 정부는 섀도 뱅킹이 자본시장 발전의 자극제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지기 전에 다수의 참여자를 끌어들여 시장 중심의 자구책을 속히 강구해야 하는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기존 체제의 금융 소외 완화 노력도

 


시장의 미발달과 과도한 규제가 섀도 뱅킹의 배경인 이상 대응책은 시장 발달을 위한 균형 잡힌 규제와 감독 체계의 정비로 가닥을 잡을 수 있다. 안타깝게도 현실은 향후의 방향조차 가늠하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900페이지에 달하는 도드-프랭크법(Dodd-Frank Rule)이 만들어졌지만 금융 안정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전통 은행들에 대한 촘촘한 규제 방식과 대조적으로 명문화하기도 어렵고 이를 관철하기는 더욱 어려운 난제다. 혜택과 위험이 공존하는 새로운 금융 방식(
지식재산권과 녹색금융 등)에 대해 어떠한 자세를 견지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합의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시장 발전 없이 섀도 뱅킹에 대해 단편적인 규제로 일관한다면 우리의 주변은 대마불사와 도덕적 해이로 기능이 저하될 것이 분명하다. 이에 따라 기존 금융권은 금융 소비자들이 원하는 질 좋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노력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또한 현 규제 감독 체계 밖에서는 별도의 특화 기구를 구축해 구성원들의 책임 하에 자생적 금융 네트워크(신용조합이나 새마을금고)가 커나갈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지방정부의 서민금융 체계 구축이나 모바일 뱅킹 관련 시장 친화적 서비스는 포괄적 차원의 준비만 철저하다면 충분히 기존 금융 체계의 금융 소외 현상을 완화할 수 있다. 물론 금융 부문의 재균형 작업에 있어 특정 참여 집단이나 기득권과의 연계를 통해 이뤄지는 섀도 뱅킹의 영역을 투명성이 제고된 여건으로 전환하려면 새로운 시장 기구의 확충과 이와 관련된 법제도의 규제 체계 정비가 대폭 강화돼야 한다.

 


결과적으로 섀도 뱅킹은 위기로 잔뜩 움츠러든 시장 참여자들에게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인정돼야 한다. 그러나 그림자는 어디까지나 태양이 있어야 존재하는 만큼 기초 자산과 핵심적인 은행 금융의 건전성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나치게 섀도 뱅킹에 의존하려는 경향을 극복하고 균형 잡힌 금융 시스템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기구 확충과 규제 체계 정비를 포함한 재균형 작업이 가장 시급한 과제다. 시장 참여자들은 각자의 책임과 규율을 스스로 보여줌으로써 황폐해진 금융 분야의 생태계 재조성에 스스로 앞장서야 한다.

 

 

이와 함께 재균형 작업의 핵심인 정책 당국은 폭넓은 시각을 가지고 금융 이용자의 보호와 혜택 증진을 위해 새롭게 변모해야 한다.

 


워싱턴(미국)=최공필 한국금융연구원 상임자문위원·IMF 방문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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