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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정치 기사, 정부 먹잇감일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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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4. 4. 1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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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정치 기사, 정부 먹잇감일수도...

[중국 속에서 15년-20] 정치 ⑤ 기자는 공무원에 가깝다
14.04.13 17:03l최종 업데이트 14.04.13 17:11  조창완(chogaci)

 

 

장쩌민 사망 뉴스, 홍콩 보쉰왕이 첫 유출지

 


2012년 5월, SNS를 통해 장쩌민 사망을 알리는 글이 떴다. 상당히 중요한 내용이었기에 나 역시 관심을 집중했다. 그런데 그 소식을 알리는 이는 뉴스의 소스가 홍콩 언론의 보도라고 했다.

 


필자는 바로 홍콩 쪽 언론 사이트에 들어갔다. 그런데 그런 내용은 없었다. 나중에 밝혀졌지만, 이 기사는 중국계 민주운동가들이 활동하는 보쉰왕이라는 곳이 첫 유출지였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소식은 제대로 검증되지 못했고, 우리 중앙 언론까지 받아쓰는 상황에 이르렀다. 명백한 오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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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인민해방군총의원 중국 지도자들의 건강을 관리하는 가장 중심 병원인 301병원. 덩샤오핑이 이곳에서 영면했다
ⓒ 중국인민해방군총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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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을 보면서 필자는 한 보도가 생각났다. 1997년 2월 19일 사망한 덩샤오핑 관련 보도다. 덩의 사망을 보도한 기자는 당시 한 신문의 베이징 특파원으로 일하던 문일현 기자다.

 


문 기자는 중국 지도자들의 전용병원인 베이징 해방군총병원(解放軍醫院 301병원) 등에 정보망을 가동해 세계적인 특종을 했다. 훗날 다른 정치적 사건에 휘말려 일반의 시야에서 멀어졌지만, 당대 중국 관련한 해외 언론이 건질 수 있는 최고의 특종을 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특종은 문 기자가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높다. 덩의 사망만 하더라도 정보통신의 발달이 늦고, 중국의 정치경제적 위상이 지금보다는 낮은 때였다. 필요에 따라 우리 돈 수십만 원으로도 간단한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시대였다. 하지만 지금 중국을 그렇게 보는 것은 오만에 가깝다.

 


정보에 관해서 중국은 이제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나라가 됐다. 현재 표피적인 관계 수준도 쉽지 않은 우리 특파원들이 건질 수 있는 중국 관련 정보는 4류 수준의 먹잇감에 지나지 않는다.

 


비슷한 시기에 우리 언론에도 보도된 한 사건이 있다. 베이징에서 한 사람이 음주운전을 했는데, 훗날 법정에 가니 그가 술을 마시던 장면부터 이동하던 장면 등 모든 것이 녹화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이 사건은 중국에서 정보 감시와 통제의 수준을 그대로 보여준다. 조지오웰의 <빅브라더>나 영화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에 나오는 정보통신은 이제 중국에서 초보적인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이동전화에 대한 완벽한 통제와 감시가 가능한 이 시대에 중국이 가동할 수 있는 정보망은 이미 상상을 초월한다.

 


중국, 정보 독점구조... 완벽한 정보관리 체제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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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안전부 청사 톈안먼 광장의 동편에 위치한 국가박물관 바로 뒤에 위치하고 있다
ⓒ 조창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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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중국의 장점 중 하나는 정보의 독점구조라는 것이다. 여기서 한가지 질문을 해보자.

 


"당신은 중국 최고 정보망에 미국 쪽 스파이가 들어갈 확률과, 미국 최고 정보망에 중국 쪽 스파이가 들어갈 확률 중 어느 것의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하십니까?"

 


필자는 전자는 1%의 가능성도 없다고 생각하지만, 반면에 후자는 20% 정도는 가능하다고 본다. 중국은 톈안먼 사건이 있었던 1989년 이후 정보망 관리에 많은 공을 들였다. 흔히 경찰조직에 비견되는 공안국은 물론이고, 대외 관계를 관리하는 안전부나 정보관리를 담당하는 통전부 등의 완벽한 정보관리 체제를 구축했다.

 


또 해외 중국인이나 화교는 물론이고 유학생 등을 관리하는 총체적인 정보 네크워크도 갖춘 상태다. 이들은 유사시에 정보기관으로 변모할 수 있는 조직이다. 거기에 각종 기기의 발단은 빅 브라더로 하여금 무소불위의 정보통제력을 가질 수 있게 했다. 우리가 최근에 '007' 시리즈 같은 서양 중심의 첩보영화에 익숙해져 그렇지 미국 정보기관의 역사는 불과 100년 정도다.

 


지금 국제 정보유통의 기반이 MS 등 미국 회사가 기반이 되었고, 최첨단의 정보기술을 가진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아무리 최고의 정보기관이라고 하더라도 유대인 금융자본가 등과 밀접히 연결되어 허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러면 중국은 어떨까. 이 부분에서 중국은 수천 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우리에게도 널리 익숙한 <삼국지>만 하더라도 수많은 정보와 심리전이 나온다. 정보가 곧 권력이라는 생리를 그들의 유전자는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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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에 근거를 둔 중국 뉴스 사이트 보쉰왕 다양한 정보가 흘러나오지만 다 믿었다가는 실수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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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자. 이렇게 정보 통제가 가능한 중국에서 장쩌민 사망과 같은 소식이 해외 민주화 사이트에 나올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이런 사이트의 정보 능력은 우리나라에 북한 관련 엉뚱한 소식을 던지는 정보망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또 홍콩은 중국에 편입됐지만, 일국양제로 인해 정보 생산에 대한 책임이 대륙과는 비교되지 않는다.

 


지금도 파룬궁에 대한 시위가 가능하고, 수많은 정보채널이 홍콩 안에서 가동한다. 이들은 진위에 상관없이 이슈만으로도 클 수 있는 기회를 엿본다. 사실 이번 사건으로 인해서 전혀 인지되지 않았던 보쉰왕이라는 사이트가 세계에 알려졌으니 그들로서는 별로 손해 본 장사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받아 쓴 이들은 '눈뜬 장님'이 되고 만 셈이다. 이후에도 보쉰왕은 보시라이 비리 폭로나 장쯔이의 성 상납설 등을 보도했다가 사과하는 등 복잡한 행로를 걷고 있다.

 


문제는 이런 모든 과정이 논리를 바탕으로 씌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덩샤오핑은 사망 당시 정치적 힘을 별로 갖고 있지 않았다. 그를 호위하던 세력이랄 만한 그룹도 별로 없었다. 문제가 있다면 얼마의 가신과 덩부팡이나 덩롱 등 자식들이었다. 그 때문에 자연스럽게 자식이나 가신의 후사만 챙겨주면 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장쩌민은 경우는 전혀 다르다. 당시 장쩌민은 아직도 건재하고 여전히 힘이 있는 상하이방의 대부였다. 당시 중앙권력을 가진 9명의 상무위원 가운데 5~6명을 점하고 있다.

 


고로 장쩌민의 안위 문제는 수십 수백 명 수준이 아니라 세계 양대 헤게모니인 중국 권력의 향배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최고의 뉴스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2012년 10월 말경에는 18기 중앙정치국 상무위원단이 구성되는 상태라 장쩌민의 존재 유무는 중국을 뒤집어 놓을 중대 사안이었다.

 


중국 관한 정보 거르고 거르지 않으면 정보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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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지도자들이 거주하는 중난하이 베이하이 공원쪽에서 바라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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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세상에 나오는 모든 중국에 관한 정보는 거르고 거르지 않으면 정보가 아니라 중국의 의도에 따라 던져지는 먹잇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실제로 그간 주한중국대사를 지냈던 고위급 인사부터 시작해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는 것을 포함해 고초를 겪는다. 앞으로 이런 상황은 더욱 엄혹해질 것이다.

 


고로 대 중국 정보 활동은 철저하게 기초부터 파악해서 하지 않으면 실수의 연장이 될 수 밖에 없다. 물론 실무 현장에서 뛰는 이들이야 이미 상황을 몸으로 느낄 것이다. 하지만 중국을 직접 접할 수 없었던 상급자들이나 이들을 지시하는 정책자들의 중국에 대한 이해는 초보 수준도 되지 않을 것이다. 이런 판단은 결국 중국에서 우리 요원의 희생이라는 결과로 점철될 수 밖에 없다.

 


어떤 이들은 이런 희생을 고귀하게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희생이 초보적인 판단도 부족한 지시선의 실수에 의한 것이었다면 그 희생의 가치는 웃음거리가 될 수도 있다. 그런데 그 이면에서 피 눈물을 흘리고 있을 희생 요원들의 가족을 생각하면 얼마나 비통한 일인가. 문제는 이런 비통한 상황이 지금 진행형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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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한 방송사의 보스 조절 모습 여느 방송국과 다름이 없지만 이곳을 통해 송출되기 위해서는 거치는 것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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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중국 정치 기사의 산출통로는 그리 많지 않다. 공산당의 기관인지인 런민르바오(人民日報)와 통신사인 신화사(新華社)가 주로 쓴다. 하지만 이곳을 통해 나오는 뉴스는 잘 포장된 정부의 입장이다. 문화대혁명 등의 사례에서처럼 의도적으로 지배세력의 의도를 흘려 대중을 선동하는 역할까지 했다.

 


현재 국내에도 다수 중국특파원들이 주재하고 있는데, 이들은 저널리스트의 역할을 하지만 한쪽으로는 공무원에 가까운 사명의식을 갖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중국에도 저널리즘을 표방하려는 흐름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난팡저우모(南方週末) 등 광둥지역에 기반을 둔 매체들이 저널리즘을 표방하다가 고초를 겪은 것도 있다. 반면에 홍콩의 밍바오(明報), 신바오(新報), 따공바오(大公報) 등의 자율적인 보도 문화는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그 때문에 중국의 내면을 파헤치는 기사는 서로의 정치적 목적에 따라 복잡하게 나오고 유통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가령 최근 가장 민감했던 사안인 보시라이 사건에 관한 기사는 보쉰왕을 통해 많이 나왔는데, 이는 오히려 보시라이를 제거하려는 역정보들로 가득 차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만약 이런 정보 유통과정이 사실이었다면 그 기획자는 적으로 적을 제거하는 이이제이(以夷制夷)를 잘 실천한 셈이 되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연재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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