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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수의 저주에 빠진 남자 쇼트대표팀, 회생은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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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4. 2. 15.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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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수의 저주에 빠진 남자 쇼트대표팀, 회생은 가능한가?

출처 위드인뉴스 | 입력 2014.02.14 13:06

 

 

 

[위드인뉴스 권혁신]

 


100년이 훌쩍 넘는 오랜 역사의 미프로야구에는 여러 가지 속설이 있지만 그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밤비노의 저주다. 밤비노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의 스타인 베이브 루스의 애칭으로 1920년 그를 라이벌인 뉴욕 양키즈로 이적시킨 보스톤 레드삭스는 그후 오랜 시간 동안 월드 시리즈 우승을 차지하지 못하다가 2004년에야 가까스로 우승한다.


84년이나 지속된 밤비노의 저주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대한민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도 그와 유사한 안현수의 저주에 빠진 것처럼 보인다. 쇼트트랙 첫날 1500m 준결승에서 박세영이 안현수와 충돌하며 페이스를 잃고 탈락한 것을 시작으로, 이어진 경기에선 선두로 달리던 신다운이 미끄러지며 2위 이한빈까지 거는 바람에 두 선수가 함께 넘어지는 악재가 발생했다.

 

비록 이한빈은 피해 받은 것이 인정되어 AD로 1500m 결승에 진출했지만 충돌의 여파로 스케이트날이 손상되고, 참가선수 중 맨 뒤에서 출발하는 등의 악조건을 극복하지 못하고 6위에 그치고 만다.

 



 

 

둘째 날은 더 큰 일이 벌어졌다. 계주 준결승 1조에서 카자흐스탄, 네덜란드, 미국과 함께 치열하게 결승 진출을 다투던 남자 대표팀은 맏형 이호석이 코너에서 인코스로 추월을 시도하려는 미국 선수의 발을 건들면서 함께 미끄러졌고 결국 실격당하면서 결승 진출이 무산됐다.

 

남은 종목 중 그나마 메달 획득이 유력한 종목이자 병역 미필인 선수들이 모둔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남자 계주에서 12년 만에 결승 진출이 무산되면서 대표팀의 분위기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물론 남자 계주에선 안현수가 속한 러시아와의 대결은 없었다.

 


하지만 안현수가 있었다면 결과가 다르지 않았을까 싶은 것은 준결승 2조에서 러시아가 안현수의 대활약에 힘입어 결승 진출에 성공한 장면과 너무나도 대비되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세계최강 캐나다가 넘어진 틈을 타 중국까지 제치며 조 1위로 결승에 진출했고, 안현수는 전매 특허인 코너링에 이은 인코스 추월로 러시아의 결승행을 견인했다.

 

대한민국 대표 시절에도 여러 차례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며 계주 우승으로 이끌었던 안현수이기에 러시아의 결승행을 지켜보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가슴은 쓰라리다. 물론 이 시간 가장 힘든 것은 선수들과 그 가족들이리라. 부디 마음 가다듬고 심기일전하기를 당부할 뿐이다.

 


이미 예견된 안현수의 저주

 


사실 안현수가 러시아로 귀화했을 당시부터 이러한 결과는 어느 정도 예견됐다. 전 세계 스포츠 역사상 세계선수권 5연패와 올림픽 3관왕의 위업을 달성한 선수가 외국으로 귀화한 전례는 전혀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기에 그 결과는 베이브루스가 뉴욕 양키즈로 트레이드 된 것과 비슷한 파급 효과를 낳을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문제는 안현수의 경기 스타일과 전략이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과 매우 유사하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은 열에 여덟, 아홉은 선두를 내주고 경기 후반 추월을 시도하는데, 비슷한 전략을 펴면서 경험이 풍부하고 기량까지 뛰어난 안현수가 한 조에 있으면 당장 다음 라운드 진출이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이고 동선이 겹쳐서 레이스를 마음대로 운영하지 못하는 것이다.

 

경기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측면에서도 안현수가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보다 더 많은 주목을 받고 기사화가 되면서 들러리 내지 바람잡이가 된 듯한 기분까지 들 수 있다. 그래서 무리한 추월을 시도하거나 어떻게든 견제하며 탈락시켜보려고 하지만 당연히 쉽지 않을뿐더러 자칫 실격을 당하거나 미끄러지는 상황도 발생한다.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로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현 상황이다.



마인드 컨트롤과 전략 변경으로 나서야

 


이미 엎어진 물이니 지난 경기들은 어쩔 수 없고, 남은 1000m와 500m에서 최소한 노메달의 수모는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선수들만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코칭 스태프들이 출전 선수들을 대상으로 자신감을 불어넣고 정신무장을 새롭게 해야 할 것이다. 또한 기존의 경기 후반 추월 전략을 버리고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레이스를 주도해야 한다. 그래야만 최악의 결과를 피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생긴다.


최고의 실력과 경험을 갖춘 데다가 홈 그라운드의 이점까지 등에 업은 안현수, 아니 빅토르 안이 소치 올림픽 최고의 난적이 될 것은 이미 몇 년 전에 예견됐다. 그런데도 구태의연한 선발전 방식을 고수하고 선수 관리와 재활에 큰 힘을 기울이지 않은 빙상연맹이 이번 참사의 원흉이지 선수들에게는 열심히 해서 국가대표가 된 잘못밖에 없다.

 

그들의 부진과 불운을 비웃거나 비난하지 말고 안타까워하며 응원하고 선전을 기원하는 것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국가대표 선수들을 대하는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까 한다.

 

 

사진제공 : 아이스뉴스 정호형

barabogi@citizen.seou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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