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소치 동계올림픽이 열리고 있습니다. 동계 스포츠에 강하지 않은 대한민국이지만, 올림픽이라 그런지 TV와 신문은 물론이고 거리 곳곳에서 소치 동계올림픽 관련 행사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500m 경기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박승희 선수가 동메달을 목에 걸고 눈물을 흘리고 있는 장면입니다. SBS는 이 사진의 제목을 '금같은 동메달'이라고 적고 있습니다.
동메달은 동메달이지 금메달은 아닙니다. 그런데 왜 저런 표현을 했을까요? 금메달을 못 딴 아쉬움을 표현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열심히 경기를 했던 선수의 눈물은 안타까움과 함께 가슴을 무겁게 만들었습니다.
물론 박승희 선수는 영국 선수 엘리스 크리스틴의 반칙으로 억울하게 금메달을 놓쳤을 수도 있습니다. 박승희 선수의 억울한 사연은 제외하고라도 대부분의 올림픽 경기에서 한국 선수들은 동메달을 딴 모습에 그리 기뻐하지 않습니다.
한국은 금메달 유망주가 메달을 따지 못하면 죄인 취급을 하거나 죄인처럼 행동하기도 한다. 그들이 무엇을 그토록 잘못했길래.....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결승에 출전한 모태범 선수 관련 기사. 출처:SBS
한국은 금메달 이외에는 그리 대접을 해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에 반해 외국에서는 동메달을 획득한 선수가 은메달을 딴 한국 선수보다 더 좋아하고 신이 나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영국 쇼트트랙 국가대표 엘리스 크리스틴 선수 페이스북
물론 화가 납니다. 영국 선수만 아니었으면 박승희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했을테니,,, 그러나 엘리스 크리스틴 선수는 이미 자신의 잘못을 사과했습니다.
▲엘리스 크리스틴 선수가 페이스북에 올린 사과문
TV보다가 화가 나서 욕을 하는 것과 직접 그 선수의 페이스북에 가서 욕설을 남기는 것은 엄연히 다릅니다.
꼭 그렇게 욕을 써야만 했을까요?
▲중앙일보 인터넷판 화면 캡처. 출처:중앙일보
기사 내용이야 별거 아닙니다. 그러나 연예인도 아닌 국가대표 선수를 이용하여 저런 표현을 썼다는 사실이 참 보기가 안 좋습니다.
언론은 이상화 선수의 취미, 남자친구, 손톱 모양 등 머리부터 발끝까지 기사를 써댑니다. 이들이 이런 수백 개의 기사를 쓰는 동안, 비인기 동계종목 선수들의 아픔을 심층 보도하는 기사를 쓰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TV와 언론에서 연예인 뒷조사와 같은 뉴스를 계속 봐야 합니까?
▲소치 동계올림픽 금,은,동메달
한국은 금메달이 아니면 별로 취급도 하지 않습니다. 이 차이는 오로지 금메달만이 성공한 삶으로 인정하겠다는 의식입니다.
금메달을 따면 당연히 좋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금메달을 땄으니 행복하고 은메달이나 동메달, 그리고 메달을 따지 못했으니 불행하다고 만들고 있습니다.
올림픽을 보면서 가끔은 우리의 모습이 약간은 이성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을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동계 스포츠에 문외한인 아이엠피터는 그냥 올림픽에 참가한 모든 선수가 멋있기만 합니다.
올림픽 금메달을 좋아해도 정도껏 해야 한다. 과도하고 어긋난 금메달 집착은 간혹 스토커의 삐뚤어진 사랑을 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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