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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련없이 떠나는 예능PD들, 그저 돈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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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4. 2. 15.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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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련없이 떠나는 예능PD들, 그저 돈 때문일까

엔터미디어 | 작성 이만수 | 입력 2014.02.14 16:21

 

 

 

이명한 사단과 여운혁 사단으로 헤쳐모이는 예능PD들

 


[엔터미디어=이만수 기자] 최근 MBC의 < 무릎팍도사 > , < 아이돌육상대회 > , < 나혼자 산다 > 를 연출한 오윤환 PD와 < 무한도전 > 을 담당했던 마건영 PD가 JTBC로 이적한다고 밝혔다. < 황금어장 > 의 여운혁 CP, < 위대한 탄생 > 의 임정아 PD, < 스타의 친구를 소개합니다 > , < 쇼바이벌 > 등의 성치경 PD가 이미 JTBC로 이적해 있는 상태라, 어찌 보면 MBC의 유망한 예능 PD들이 JTBC로 모여들고 있는 느낌마저 든다.

 



 

JTBC가 작년 거둔 성과 중 가장 큰 것은 예능 분야에서의 성취다. 그런데 그 성취의 상당 부분은 바로 이 MBC에서 이적한 예능 PD들이 만들어내고 있다. < 썰전 > 과 < 닥터의 승부 > 의 여운혁 CP가 그렇고 최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 유자식 상팔자 > , < 님과 함께 > 등의 성치경 PD가 그렇다.

 

즉 MBC의 유망한 예능 PD들이 굳이 JTBC 행을 결정하는 데는 여운혁 CP를 위시한 MBC 출신 PD들이 JTBC를 통해 괜찮은 시도와 성적을 내고 있다는 것이 작용했다는 점이다.

 


MBC 예능 PD들이 JTBC로 가고 있다면 KBS 예능 PD들은 CJ E & M 행을 택하고 있다. 최근 < 불후의 명곡 > 고민구 PD가 그렇고 < 1박2일 > 초창기 멤버였고 잠시 SBS로 이적해서 < 강심장 > , < 화신 > 을 연출했던 신효정 PD가 그렇다.

 

물론 이렇게 된 것 역시 작년 CJ E & M 행으로 헤쳐모인 이명한 사단( < 꽃보다 > 시리즈의 나영석PD, < 응답하라 > 시리즈의 신원호PD, 이우정 작가까지)이 상당히 파괴력 있는 성취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작년 예능 부문에서 JTBC와 CJ E & M은 꽤 괜찮은 성적표를 보여주면서 지상파보다 한 발 앞선 참신한 예능 프로그램을 만들어내는 방송사로 입지를 다졌다. 이 부분은 예능PD들에게는 결정적인 이적 결심을 만들어낸 요인이다. 다른 분야보다 특히 예능 부문은 트렌드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

 

좀 더 트렌디하고 도전적인 시도를 하지 않는다면 예능 PD로서는 도태되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 그러니 이런 도전과 시도를 하고 있는 방송국에 눈이 가게 되는 것이다. 물론 먼저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있는 선배들이 있기 때문에 새로운 환경에 대한 부담감이 적다는 것도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최근 MBC PD 협회는 이러한 PD들의 이적이 "자율성이 사라졌고 비전도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재철 체제가 들어선 이후 자율성이 사라졌고 공영성, 공정성, 경쟁력이 모두 곤두박질 쳤다는 것.

 

미래도 비전도 없는데다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경영진 때문에 PD들은 미련 없이 떠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MBC 경영진의 입장은 이들의 선택이 그저 '돈' 문제 때문이라는 입장이지만 여기에 공감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KBS측 역시 'CJ의 또다시 시작된 공격적인 스카우트'에 당황하면서 "더 이상의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내부적으로도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이 말이 얼마나 PD들에게 실감을 줄 지는 의문이다.

 

무언가 새로운 것을 도전하고 싶고 만들어내고 싶은 PD들이지만 그 개인의 성취 욕구를 충족시켜주기보다는 샐러리맨처럼 이 프로 저 프로를 전전하게 만드는 시스템이 바뀌지 않는 한 '대책 마련'이라는 말은 공염불처럼 들릴 것이다.

 


결국 PD들을 끌어 모을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제작환경이다. 그들이 마음껏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고 그것의 성과를 스스로가 느낄 수 있게 해주는 환경. 과연 지금의 지상파들은 그런 환경을 제공하고 있을까. 끝없이 이탈하는 PD들을 '그저 돈 때문'이라 치부하기에는 사안이 너무 중대한 것이 아닐까. 결국 방송국을 움직이는 건 그들이다.

 


이만수 기자 leems@enter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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