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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_중국] 차이나 달러 앞세워 원전 수출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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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3. 12. 6.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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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_중국] 차이나 달러 앞세워 원전 수출 총력전

개도국 넘어 영국 시장까지 공략… 한국 추월할 기세 

한경비즈니스 | 입력 2013.12.06 10:18

 

 

  

11월 27일 파키스탄의 항구도시 카라치 중심에서 서쪽으로 20km 떨어진 해변. 나와즈 사리프 파키스탄 총리가 모습을 보였다. 원자력발전소 기공식에 참석한 그는 "파키스탄 에너지 역사에서 자랑스러운 순간이다. 전력난이 없는 파키스탄을 실현하게 됐다"며 흥분했다.

 

 

이 원전이 완공되면 매일 2200메가와트의 전력을 공급하게 된다. 사리프 총리는 이어 "중요한 시기에 도움을 준 중국 정부에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기공식에 참석한 주파키스탄 중국 대사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이 원전에는 중국핵공업그룹이 자체
지식재산권을 보유한 원자로 ACP1000 2기가 투입된다. 중국의 원자로 4기가 이미 파키스탄에서 가동 중이지만 2세대급이다. 이번에 첨단 원자로를 첫 수출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중국 언론들은 평가했다.

 



 

남아공·베트남·태국서 공격적 행보

 


이보다 이틀 앞선 11월 25일 루마니아의 수도 부쿠레슈티. 동유럽 순방에 나선 리커창 중국 총리와 빅토르 폰타 루마니아 총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중국광둥핵전그룹과 루마니아원자력공사가 체르나보다 원전의 3, 4호기 건설을 위한 협력 의향서를 체결했다.

 


중국이 원전 수출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넘쳐나는 차이나 달러가 후원군이다. 파키스탄의 관료들은 카라치 원전에 필요한 자금의 80% 정도를 중국이 대출해 준다며 조건도 매우 좋다고 만족해 했다고 중국 언론들은 전했다. 루마니아의 체르나보다 원전 역시 마찬가지다.

 

 

2기를 가동 중인 이 원전은 2010년과 2011년에 협력 파트너인 체코·프랑스·독일·스페인 전력 회사들이 경제와 시장의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프로젝트에 잇따라 손을 떼면서 자금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3, 4호기 원자로만 소요 자금이 총 51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가운데 40%를 중국 측이 댈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광둥핵전그룹은 이미 남아프리카공화국·베트남·태국 등과도 원전 건설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할 만큼 해외시장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중국의 원전 수출 지역이 개도국에만 그치지 않는다. 160억 파운드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는 영국의 신규 원전 건설에도 참여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 10월 15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5차 중국·영국 경제 대화의 양국 대표인 마카이 중국 부총리와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이 '민용 원자력 분야 협력 양해각서' 체결식에 참석하면서 이 같은 소식이 흘러나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당시 중국 광둥핵전그룹이 프랑스 전력 회사와 함께 영국에 지어질 새 원전 건설에 참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12월 베이징을 찾을 것으로 알려진 영국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협의할 정상 외교 의제에 이 프로젝트가 오를 것이라는 설도 나온다.

 


거침없는 중국의 해외 원전 시장 개척은 내부 문제로 해외 사업이 발목 잡힌 한국 원전의 현실과 오버랩된다. 중국 언론들은 한국이 아랍에미리트연합 원전을 수주할 때만 해도 선진 기술을 수입해 독자 기술을 개발한 뒤 해외시장을 개척한 한국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하지만 우리가 원전 비리 등으로 내부 문제에 골몰하는 사이 한국을 스승으로 받들던 중국은 이미 한국을 추월할 기세로 질주하고 있다.

 


베이징 = 오광진 한국경제 국제부 기자 kj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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