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노무현 다룬 '변호인', 논란 없이 사랑받을까
출처 OSEN | 입력 2013.11.19 18:01
[OSEN=정유진 기자] 故노무현 대통령의 젊은 시절을 모티브로 삼은 새 영화 '변호인'은 과연 별다른 논란 없이 영화팬 모두에게 사랑 받을 수 있을까.
'변호인'의 연출을 담당한 양우석 감독은 19일 영화 19일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이 같은 논란의 가능성에 대해 "영화가 가진 구조와 팩트(사실)는 다를 수 있다. 모티브는 모티브로 남고 영화는 영화로 풀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사실을 왜곡하거나 미화한 일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영화는 실제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든 작품일 뿐 고인이 된 전직 대통령을 왜곡-미화하려는 정치적인 의도가 없었다는 것. 실제 배우들과 감독들 모두 '변호인'에 모티브를 제공했던 노무현 대통령을 "그 분"이라 칭하며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을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양우석 감독은 이어 "어느 특정 인물을 모델로 했다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치열한 시대, 상식적으로 살려고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는 것"이라며 "상식적인 인물을 연기 해줬으면 해서 송 선배(송강호)의 성에 내 이름을 붙였다"라고 주인공의 이름에 얽힌 이야기를 전했다. 감독이 언급했듯 영화 속 주인공의 이름은 '송우석'이며, 감독의 이름과 주인공인 배우의 성을 따서 지었다.
주연 배우인 송강호 역시 이번 영화를 정치적으로 접근하는 것에 대해 선을 그었다. 그는 "(故노무현 대통령이) 역사상 어떻게 남을지는 모르겠지만 80년대를 관통하며 살아온 삶의 태도나 치열한 열정 같은 것이 큰 울림으로 다가오는 게 분명 사실이다. 정치적 논란이나 잣대로 평가 받고 싶지 않다.
이 영화는 그 시대의 우리의 주변에서 늘 호흡했던 여러 사람들의 모습을 그리는, 대중적인 영화의 출발점에서 시작된 것이 확실하다"라고 밝혔다. 때문에 정치적인 부분에서 영화에 대해 갖게 되는 부담감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송강호가 밝힌 바에 의하면 그는 영화의 출연을 한 번 거절했었다. 그는 "잘 알고 계시는 돌아가신 그 분의 모티브를 해서 이 영화가 만들어졌기 때문에 내 자신이 아닌 타인을 표현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과연 그 분의 인생의 단면을 과연 자신 있게 누 끼치지 않고 표현할 수 있을까, 감히 겁이 났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잊히지 않는 시나리오, 이야기가 얘기가 사로잡았다"라고 밝혔다.
이어 송강호는 변호사 역을 맡으며 겪은 경험담을 털어놓기도 했다.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처음으로 대본 연습을 했다고 밝힌 점. 그는 현장에서 자신의 별명이 래퍼였다며 사투리로 속사포처럼 빠르게 많은 헌법 조항을 읊기 위해 기울였던 노력을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헌법 조항이 그렇게 아름다운 언어였다는 것도 현장에서 감독님이 말씀하셨지만, (헌법이) 우리가 살아있는 생활 속에서 피부에 와 닿는 느낌이 큰 경우는 흔하지 않는데, 연기 하면서 그런 단어가 나올 때 아름다운 언어와 이상을 품고 살아가는데 과연 그렇게 살고 있나 생각이 들었다"며 자신의 느낀점을 전하기도 했다.
'변호인'은 국민 배우 송강호의 2013년 세 번째 작품이라는 점에서 많은 화제를 모았다. 송강호가 출연한 영화 '설국열차', '관상'은 각각 900만 관객을 넘기며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때문에 세 번째 작품인 '변호인' 역시 전작들의 뒤를 이을지 여부가 영화 팬들에게는 작지않은 관심거리.
뿐만 아니라 '변호인'으로 첫 영화에 도전한 제국의아이들 임시완에 대해서도 기대감이 모이고 있다. 이날 임시완은 연기파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던 것에 대해 "여태까지 봐왔던 그런 연기와는 다른 것 같더라. 완전 다른 스케일이더라. 평소엔 설렘이 많았다면 이번엔 긴장감이 많이 느껴졌다. 선배님들 명성에 누를 끼치지 말아야겠다는 부담감이 있었다"라고 토로했다.
또 연기 지도를 해 준 선배를 묻는 질문에 송강호를 첫번째로 꼽으며 "선배님들 그 중에서도 송강호 선배님과 붙어 연기하는 게 많아 이런저런 말씀을 많이 하셨다"며 "사실, 송강호 선배님께 혼도 많이 났다"라고 말해 송강호를 당황하게 하기도 했다.
한편 '변호인'은 1981년 제 5공화국 정권 초기 부산 지역에서 벌어진 '부림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 돈 없고, 빽 없고, 심지어 가방끈도 짧은 속물 세무 변호사 송우석(송강호 분)이 생애 처음으로 돈이 아닌 한 사람의 변호인을 자청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다. 송강호, 김영애, 오달수, 곽도원, 임시완이 출연하며 오는 12월 19일 개봉한다.
eujenej@osen.co.kr< 사진 > 백승철 기자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