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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같은 영화, 영화같은 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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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3. 8. 25.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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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같은 영화, 영화같은 마술

[리뷰] 영화 <나우 유 씨 미 : 마술사기단>
오마이뉴스  2013.08.24 17:58l최종 업데이트 2013.08.24 17:58김준수(deckey) 

 

 

 

 

21세기가 되면서 사람들은 마술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듯하다. 2000년 대가 되면서 과학적인 분석이 대세가 되었다. 그것은 드라마나 영화를 비롯해서 공중파 방송의 각종 매체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면서 점차 마술은 '속임수를 이용한 쇼'의 성격보다 '미신'처럼 치부되는 추세였다. 신비로움을 잃은 손기술은 사람들의 흥미를 잃었고, 점차 다른 볼거리들에게 관객을 내어주어야 했다.

 


반면, 2013년 그런 마술을 소재로 다룬 영화가 한 편 개봉했다. 바로 지난 22일 개봉한 <나우 유 씨 미 : 마술사기단>의 이야기다.

 


네 명의 마술사가 벌이는 기상천외한 마술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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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나우 유 씨 미 : 마술사기단>의 한 장면.
ⓒ 데이지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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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초반, 길거리 공연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각기 다른 네 명의 마술사들은 누군가 남겨놓고 간 타로카드에 쓰여진 주소로 모여든다. 탈출마술, 카드마술, 독심술, 문열기 등 다양한 특기를 갖춘 주인공들은 1년 뒤, 라스베가스에서 호화로운 무대 위에서 공연을 열게 된다.

 


첫번째 무대에서 그들은 프랑스의 거대은행 금고를 털어 수백만 유로를 관객석에 뿌리는 충격적인 마술을 선보인다. 이에 FBI 요원 딜런 홉스(마크 러팔로)가 수사를 맡게 되고, 국제경찰인 인터폴 알마(멜라니 로랑)도 같이 참여한다.

 


끊임없는 말장난과 눈속임으로 용의자 심문에서 유유히 빠져나간 네 명의 마술사 일당 '포 호스맨'은 다음번엔 더욱 큰 마술쇼를 통해 거액의 돈을 빼돌리겠다고 예고하는 지경에 이른다. 이에 마술의 비법을 폭로하는 쇼를 진행하는 태디어스(모건 프리먼)도 그들의 뒤를 쫓게 되고, 마술사와 FBI의 추격전은 더욱 숨가쁘게 진행된다.

 


과연 딜런은 그들의 행각을 멈추고 검거할 수 있을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마술의 트릭을 알아낼 수 있을까?

 


심각한 고찰없이 진행되는 볼거리, 영화 자체가 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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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나우 유 씨 미 : 마술사기단>의 한 장면.
ⓒ 데이지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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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마술쇼와 점점 배후가 드러나는 추리극이 절묘하게 조합된 유희적 성격이 강하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프레스티지>(2006)에서 두 마술사의 기구한 삶을 다루면서 '쇼를 만드는 사람'의 애환을 다루었던 반면, <나우 유 씨 미 : 마술사기단>은 시종일관 유쾌한 분위기로 관객의 흥미를 잡아끌고 영화의 결말로 쉼없이 내달린다.

 


거기다 관객의 감정이입을 더욱 쉽게 돕는 장치는, 네 명의 마술사기단이 부패한 사람과 은행의 돈을 털고 벌주는 모습이다. 이는 마치 '로빈후드'같은 의적을 연상케 한다. '포 호스맨'의 행각이 비록 절도와 사기로 가득한 것일지라도, 부정한 돈을 빼내어 카트리나 태풍 피해자같은 가난한 서민들에게 나누어주는 장면은

 

 

일반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환호할만한 설정이다. 그 과정으로 비추어지는 상상을 초월하는 마술은 덤이다. 마치 <오션스 일레븐>에서 11명의 인물들이 그러했듯이 말이다.

 


영화는 마치 그 자체가 마술인 것처럼, 네 명의 마술사가 보여주는 다채로운 마술을 현란한 특수효과를 통해 구현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마술이 미처 다 할 수 없는 것들을 해보이면서도, 마술이 '끝내 트릭을 다 보여주지 않음으로써 신비로움을 유지'하는 것을 깨트리고 모두 다 보여주면서 끝을 맺는다. 마술마저도 그저 영화에선 작은 도구로 쓰일 따름이다.

 


덕분에 관객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객석을 떠날 수 있다. 2시간의 눈요기는 여운을 남기지 않고 스크린 안에서만 소비될 재미로 깔끔하게 가공되어 있다. <인크레더블 헐크>와 <타이탄의 분노>로 이름을 알린 루이스 리터리어 감독의 마술은, 여름철 관객의 시각적 흥미를 또 한번 충족시키는 데 성공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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