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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콘의 비극: 중국 수출산업의 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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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3. 10. 16.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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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콘의 비극: 중국 수출산업의 실상

세일러의 블러그  2013.1014

 

 

 

중국경제의 붕괴아마도 내전

 

1. 중국 펀드가 부진한 이유

           2. 팍스콘의 비극: 중국 수출산업의 실상

           3.

 

 

 

* 중국 수출산업의 실상이 어떤 것인지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사태 파악의 핵심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를 요령있게 설명하는 것이 쉽지않아서 고심하느라 글 올리는 것이 생각보다 늦어졌습니다. 앞으로는 더 자주 글을 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이하 아래가 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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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팍스콘Foxconn은 애플의 아이폰을 하청받아 생산한다.

미국 회사인 애플의 아이폰은 2012 1년 동안 대략 1 5000만대가 판매된 것으로 추산되는데, 애플은 정작 미국 내에서는 아이폰을 전혀 생산하지 않는다. 그에 따라 아이폰을 생산하는 제조업 일자리는 미국인들이 아니라 전부 중국인들이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팍스콘은 1998년 심천에 공장을 준공한 이후 빠른 성장을 거듭하여, 2008년 총 수출액이 556억 달러로 혼자서 중국 전체 수출의 3.9%를 차지하였다. 중국 내에서 82만 명을 고용하고 있는데, 심천 공장에서만 무려 45만 명을 고용하고 있다.

 

 

이처럼 그 규모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아이폰이 중국에서 생산되는 이 사례는 미국의 제조업이 경쟁력을 잃어서 쇠퇴한 모습을 보여주는 대표적 케이스로 거론되기도 하고, 미국에서 제조업 일자리가 유출되고 있다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늘상 거론하는 케이스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하여 마크 파버 같은 이는 아예 중국의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중국이 지금까지 외환보유고로 미국의 국채를 지속적으로 매입해줌으로써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계속 편안하게 상품을 수입해갈 수 있도록 배려(?)했던 이유는, 미국의 제조업을 공동화시키고 중국의 제조업을 육성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언론에서 ‘G2로 부상한 중국’이라는 관점의 기사를 실을 때면 언제나 미국에 대한 중국의 제조업 상품 수출 급증이 바로 미국과의 제조업 경쟁에서 중국이 승리한 증거인 것처럼 묘사한다. 중국의 수출 증가는 중국의 제조업 경쟁력이 약진하면서 미국의 제조업을 눌렀기 때문이고, 그 결과 중국의 약진은 곧바로 미국의 세계 패권에 위협이 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관점이 과연 올바른 것일까?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상황을 달리 볼 여지가 있다.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는 팍스콘이지만, 열악한 근무환경으로도 악명이 높아서 지난 3년간 20차례 직원들의 투신자살이 이어졌다. 특히 2010년의 경우 13명의 근로자가 연속으로 투신자살하여 전세계를 경악시켰던 적이 있다.

 

 

팍스콘은 중국 수출산업의 실상을 보여주는 상징과도 같은 존재여서 필자는 팍스콘에 관심이 많다. 심천을 방문했던 길에 직접 찾아가 보기도 했는데, 공안이 공장 정문을 지키고 있어서 눈치를 보며 정문 앞 사진이나 찍는 데 만족해야 했다.

 

 

미국에서 아이폰이 한 대당 549달러(2010년 현재)에 팔리면 이곳 팍스콘에서 생산된 아이폰이 미국으로 선적되는데, 이 때 1대당 229달러가 중국의 수출실적으로 잡힌다. 그 만큼이 미국의 무역적자액으로 기록되고, 이렇게 해서 쌓인 막대한 무역적자는 미국의 제조업 쇠퇴와 무능함을 보여주는 증거로 간주되곤 한다. 하지만 이를 통해 중국이 실제로 얻는 이익이 얼마나 될까를 구체적으로 짚어볼 필요가 있다.

 

 

이 아이폰의 수익분배 구조에 대해서는 캘리포니아 대학(UC버클리) 등이 연구 발표한 자료가 2011년에 전 세계적으로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아래 그래프에서 그 구체내역을 볼 수 있는데, 이에 따르면 소비자가격 549달러인 아이폰 한대가 팔릴 때마다 중국이 얻는 수익gross profits 10달러(이 중 팍스콘의 수익은 약 4달러로 추정됨)로 전체의 1.8%에 불과하다.

 

 

 

 

                                                   (출처: 캘리포니아 대학(UC버클리) 등의 발표 논문)

 

 

 

반면 애플이 얻는 수익은 321달러로 전체의 58.5%에 달한다. 중국이 얻는 수익은 우리나라의 삼성과 엘지가 부품(AP, 메모리칩과 디스플레이) 제공을 통해 얻어가는 수익 26달러(4.7%)에 비해서도 턱없이 적다.

 

 

(이에 대해 우리나라가 대단하다고 기뻐할 것도 없다. 이전 제품인 아이팟 생산에서는 일본업체가 그 몫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던 것이 애플이 마음을 바꾸자 일본업체에서 우리나라로 넘어온 것 뿐이며, 애플이 다시 한 번 반대 방향으로 마음을 바꾸는 데에도 걸림돌이 거의 없다.)

 

 

이와 같은 결과가 빚어지는 이유는 아이폰 생산에서 중국은 최종조립만 담당할 뿐 그 외에 모든 부품과 소프트웨어가 수입된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아이폰 1대를 미국으로 선적할 때마다 229달러를 받지만, 대부분의 금액을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부품 공급사들에게 분배해야 하고, 중국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일부 저급부품 생산 인건비와 조립 인건비(이 부분이 팍스콘의 몫이다) 외에 아무 것도 없다.

 

 

이와 같은 결과는 중국의 미국에 대한 수출 급증이 미국에 위협이 되는 듯 묘사되는 것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중국이 미국 애플사의 아이폰을 전량 도맡아 생산함으로써 언뜻 보기에는 마크 파버의 분석처럼 미국의 제조업을 공동화시킨 듯 보인다. 하지만 정작 가장 많은 이익은 미국이 가져가고 있어서 중국의 아이폰 생산은 전혀 실속이 없는 속빈 강정에 불과하다.

 

 

그리고 이와 같은 상황이 아이폰 만의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컴퓨터 수출국이지만 이 역시 아이폰과 유사하게 단순 조립생산 수준이어서 턱없이 낮은 수익을 가져갈 뿐이다.

 

 

미국의 컴퓨터회사 델의 PC가 미국 내에서 700달러에 판매되는 경우 중국의 하청생산업체는 미국에 470달러에 수출한다. 이 금액만큼이 미국의 무역적자로 집계되지만 중국 업체가 가져가는 수익은 고작 5달러(전체의 0.7%)에 불과하다.

 

 

가장 많은 수익을 가져가는 곳은 운영체제인 윈도우windows를 공급하는 미국회사 마이크로소프트로 180달러, 다음으로 CPU를 공급하는 인텔로 35달러, 델의 수익은 그 다음으로 30달러이다.(정작 컴퓨터회사인 델의 수익 역시 4.3%밖에 안된다는 점에서 애플의 아이폰과는 또 다르다) 기타 부품은 일본, 한국, 대만으로부터 수입되며, 이들 각 나라로 수익이 분배된다.

 

 

결국 중국의 컴퓨터 생산 역시 저임금 노동력에 의존한 단순 조립생산일 뿐 고부가가치 생산과는 거리가 멀다. 아이폰의 경우처럼 속빈 강정인 셈이다.

 

 

중국의 수출산업 중 휴대폰, 컴퓨터 등의 전자산업만 이런 구조인 것도 아니다. 미국에서 바비인형을 파는 완구업체 마텔 역시 중국에 하청생산을 주고 있다. 바비인형 하나를 팔 때 마텔은 약 4,060원의 수익을 올린다. 하지만 중국의 하청생산업체는 개당 겨우 약 16원의 수익을 가져갈 수 있을 뿐이다. 완구가 중국 수출품목 중 수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그 실상은 이런 것이다.

 

 

결국 중국의 수출산업은 철저하게 저임금에 의존하는 단순조립 생산일 뿐이어서 극히 낮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데 그치고 있다.

 

 

이에 대해 지금 당장은 경제발전 초기 단계이므로 조립생산에 머무르는 것이지, 앞으로는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할 지 모르겠다. 우리나라의 경험이 바로 그러했으니 우리 한국인들에게는 이와 같은 생각이 자연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중국이 이루어온 경제성장 과정을 과거 우리나라나 대만이 경제발전을 이루어온 과정과 같은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

 

 

중국의 경험을 한국, 대만과 비교해보는 것은 의미를 갖는다. 왜냐 하면 가난했던 저개발국가가 첨단기술 생산 단계로 도약하여 부유한 국가와의 소득 격차를 감소시키는 데 성공한 사례로는 20세기 후반에 이를 달성한 한국과 대만이 유일한 나라들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성공 사례가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우선 주목할 필요가 있다. 19세기의 독일, 20세기 중반의 일본도 그러한 사례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있지만, 이들 나라들은 ‘선진국 중에서’ 후발주자였을 뿐 당시에도 이미 선진국이었으므로 사정이 다르다)

 

 

그리고 나서 21세기 초인 지금 중국 정도가 바로 이와 같은 목표를 막 달성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는 중이다. 그렇다면 과연 중국은 한국과 대만이 밟아갔던 경로를 따라가고 있는 것일까? 그래서 이번에는 21세기 초의 중국의 차례일까?

 

 

이에 대해 MIT의 스타인펠드 교수는 그렇지 않다고 단언한다. 그는 성장의 정치경제학이 전공인 학자로서 MIT의 ‘산업성과센터Industrial Performance Center’를 이끌면서 현대 중국에 대한 여러 프로젝트의 총책임자로서 연구활동을 지속하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그는 이와 같은 질문에 대답해줄 수 있는 최고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도 번역소개된 그의 저서 <왜 중국은 서구를 위협할 수 없나>는 오늘날의 중국에 대해 막연한 통념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실상을 제대로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필독서라고 할 수 있다.

 

 

책에서 교수는 오늘날 중국이 세계 첨단기술 제조업의 중심지가 되었다고 보는 것은 착각이며, 중국은 과거 한국과 대만이 밟아갔던 경로를 따라가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과연 어떻게 다른 것일까?

 

 

중국이 세계경제에 뛰어들었던 시기는 공교롭게도 세계경제 자체가 전면적인 변화를 겪고 있던 시기와 일치하는 것이었다. 이 변화가 어떤 것이었는지는 일찍이 1990년대부터 드러커 교수가 줄기차게 말해오던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과거에 불었던 드러커 열풍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거의 이해되지 못하고 있다. 그 때문에 중국을 둘러싼 상황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오판하게 된다.

 

 

이에 대한 이해는 중국 만이 아니라 미국은 물론 우리나라의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도 필수적인 지식이니 반드시 인지해둘 필요가 있다.

 

 

 

덧붙이는 글:

일단 여기까지 올려두고, 이어지는 글은 마저 정리해서 내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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