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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불법사찰의 본질

노짱, 문프

by 21세기 나의조국 2012. 4. 3.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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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불법사찰의 본질

슬픈한국 (chltmdwhc****)   2012.04.02 17:55

 

 

이명박 박근혜와 노무현의 차이

-솔직하지 못하다면 그런 것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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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한동안 어머니의 지갑에 손을 댄 적이 있다.

 

매월 일정액을 훔쳤는데 내심 알면서도 한동안 말씀이 없으셨다.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왔는데 심각한 표정으로 날 부르셨다. 순간 불길한 예감이 흘렀다. 드디어 걸렸구나.

 

"엄마한테 솔직하게 털어놓을 이야기 없니?"

"ㅇㅇ액을 훔쳤어요. 잘못했습니다"

"두번 다시는 그러지 안하겠다고 약속할수 있니?"

"네. 약속할께요."

 

한참을 망설인 끝에 나는 솔직하게 시인했다. 불같이 화를 내실줄 알았던 어머니는 의외로 순순하게 넘어가주셨다. 그리고 그걸로 끝이었다. 이후 나는 타인의 돈에 손을 대는 식의 나쁜짓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켰고 어머니 역시 그 일을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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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정권이 국가권력을 동원해 불법으로 민간인을 사찰한 정황이 도처에서 드러나고 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그러한 범죄 자체가 아니다. 잘못 자체를 시인하지 않는 부정직성(솔직하지 못함)이다.

 

솔직하게 잘못을 인정하고,잘못한 만큼 책임지고,잘못을 줄여 나가겠다라는 약속을 하고,그 약속을 지켜내는 신뢰를 보여주지못하는 정치. 이명박과 박근혜(이하 이명박근혜)가 저지른 민간인 불법사찰의 본질은 바로 거기에 있는 것이다.

 

이명박근혜는 노무현때는 불법사찰이 없었느냐고 주장한다. 사람이 거짓말을 할때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전가심리다. 내가 어머니앞에서 망설였던 이유도 "집이 비었을때 도둑이 들어와 훔쳐갔다"라는 핑계가 통할거란 일종의 기대감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러한 기대감은 장판밑의 신문지에 말린 돈의 일부만 매달 일정하게 없어질수 있겠는가란 합리적논거 앞에서 무너졌다.

 

사실 내가 어머니에게 잘못을 인정한 이유는 뒤늦게나마 도덕적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라기보단 그러한 계산이 더이상 먹힐수 없는 궁지에 몰렸기 때문일것이다. 그날 어머니도 나에게 자식이 돈을 훔친것에 대한 충격보다도 행여나 끝까지 버티며 거짓말을 할까하는 걱정이 더 컸다고 한다.

 

지금 많은 국민이 집중해서 바라보고 있는 지점도 마찬가지다. 이명박근혜가 잘못을 했느냐 노무현도 잘못을 했느냐가 아니라 방점은 어디까지나 너무나 뻔한 증거 앞에 놓인 이명박이 솔직하게 인정하는가 박근혜가 그러한 이명박과 단절해 앞으로는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약속할수 있겠는가 하는데 있는 것이다.

 

잘못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가 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두번째 문제인것이다. 사람들이 이런 문제에 담담한것 같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대다수국민은 적어도 도덕적 잣대의 영역에서 소위 지도층이라고 불리는 인사들보다는 바른 삶을 살아가려 훨씬 더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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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이 있고 법이 있다. 법은 도덕의 최소한이다. 법이 안지켜지는데 도덕이 바로 서있을리가 없다. 법이 안지켜진다라는것은 도덕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도덕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간다. 위에서 바로 세워야 아래도 바로 서길 기대할수 있다. 나에게서 남에게로 나아간다. 내가 바로 서야 남에게도 바로 서길 기대할수 있다. 이명박근혜는 정반대다. 스스로 도덕을 무너뜨리면서 국민은 도덕적일것을 요구한다.

 

암울한것은 "우리는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는 이명박의 발언이나 "도덕적이지 못한 기업은 반드시 망한다" 라는 이건희의 발언에서 무너진 도덕이 단시일내에는 바로 설 가능성이 없다라는 암울함까지 느껴지고 있다는것이다.

 

이명박근혜가 지난 4년간 개혁을 철저히 외면한 이유는 본인들의 비도덕성으로부터 기인한다. 개혁이란 법을 바로 세워내는 것이고 그법이 잘 지켜질수 있도록 사회 구석구석에 도덕적 문화를 깔아내는 과정이다.

 

이런 과정을 사리사욕에 눈먼 이명박근혜가 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할것이고 해서도 안될것이라 생각하고 있을것이다. 다만 뒤탈이 생길 경우 딜을 할 약점의 획득이 필요할뿐이다. 민간인 불법사찰은 그래서 이뤄진것이다.

 

민간인 불법사찰의 도덕적 본질이 솔직하지못함이라면 그런짓을 저지른 심리적 본질은 바로 법과 도덕의 근간을 무너뜨려 그 아수라장 위에서 이기심을 충족시켜내고저 하는 사악한 의도일것이다.

 

많은사람을 죽이고 싶으면 전쟁을 일으키라는 말이 있다. 마찬가지로 개혁을 접고 법치를 무너뜨리고 도덕이 동화처럼 희미해질때 타락한 소인배가 활개칠수 있는 최적의 생태계가 마련되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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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은 재임중 kbs에 전화를 하지 않았고,국정원장과 독대를 하지 않았고,검찰에 수사하명을 하지 않았다.

 

사법과 언론의 책무를 있는것을 있다고 하고 없는것을 없다고 하는것이라고 본다면 권력자 혹은 정치집단이 그것을 좌지우지하려는 욕망에 빠져들 이유가 없다. 따라서 노무현의 행동은 상식적인것이다.

 

있는것을 없다고 하고 없는 것을 있다고 할때 맹목이 요구된다. 그 맹목을 관철시키기 위해 민간인사찰이란 겁박이 필요하고,그 겁박에 대한 감당을 할수 없어 디도스 공격이란 부정선거가 필요한것이다. 따라서 이명박근혜의 사법언론장악,민간인사찰,부정선거는 이명박과 박근혜의 관계처럼 마찬가지로 한몸이다.

 

이제 이명박의 남은 유일한 선택은 박근혜가 당선되길 바라는것뿐이다. 그래야 진실이 덮히고 처벌을 면할수 있다. 박근혜가 이명박을 버리지 못하고 함께하려는 이유는 이러한 그의 절박함에 이용가치가 있다라기보다는 그의 과거행적이 곧 자신의 예정된 미래행보이기 때문일것이다.

 

여기서 이명박의 손을 놓아 버리면 그래서 이명박을 죽게놔두면 결국 노무현의 길을 뒤이어 걸어 나가야 한다. 바로 상식적이고 도덕적인 사회.

 

그걸 거부하고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어 이명박의 길을 걸어간다라고 상상해보자. 그 끝에 과연 무엇이 자리하고 있을지를. 그것은 자신의 아버지가 맞닥뜨렸던 낭떠러지일것이다. 박정희가 생의 마지막 즈음 자신의 과거행적을 후회하고 뭔가 바꿔 보려고 고민한 흔적은 곳곳에서 발견된다. 그러나 그럴수 없었고 결국은 실패했다. 몸하나로 팔은 동쪽으로 가고 다리는 서쪽으로 갈수 없었기 때문이다.

 

모든 걸 바꾸지 않는 이상 아무것도 바꿀수 없었던 것이다. 세상의 근간이 되는것이 바로 도덕이고, 그 도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솔직함이다. 솔직함이 왜 중요할까. 솔직하지 못하다면 그런 것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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