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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무덤에 쓰러져라

노짱, 문프

by 21세기 나의조국 2012. 3. 15.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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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무덤에 쓰러져라
(서프라이즈 / somebody / 2012-03-14)

 


가끔 서프를 눈팅하면서 한 1년 전부터 말하고 싶은 게 있었다. 글재주가 없으니 글로 표현하기는 버거웠고 말은 하고 싶은데 말할 수 있는 방법이나 대상을 만날 수 없으니 그저 그러려니 하고 지냈다.

 

그러다가 한 두어 달 전부터는 그 하고 싶었던 말들을 할 필요가 없도록 상황이 흘러가는 것 같아 잊어버리고 있었다. 그런데 근래 한 2주일 동안에 다시 상황이 변하는 것 같아서 이 글재주 없는 평범한 사람도 한마디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이곳에 한 번 글을 올려 보기로 했다.

 

나는 현실 정치에 몸담았던 적이 한 번도 없으며 현실 정치권력의 최말단에 있는 사람조차도 한 명도 알지 못하는 지극히 평범한 한 시민일 뿐이다. 그저 생업에 종사하면서 선거 때면 투표만 열심히 하는 보통 국민이다. 즉 현실적인 정치 권력과 전혀 이해관계가 없는 보통 사람이 생각하는 나의 개인적인 생각을 말하고 싶을 뿐이다.

 

특정인에겐 미안하지만 우선 지난 대선 때의 정동영을 예를 들어 이야기해 보자. 지난 대선 후 정동영은 정치적으로 많은 시련의 날을 보내야 했다. 그는 노무현을 부정했었고 참여정부의 최중심부에 있었는데 정권교체를 외쳤었다. 당연히 설득력이 있을 리가 없다. 누가 보더래도 정권교체를 원하는 유권자라면 한나라당을 지지했을 것이다.

 

쉽게 말해 정동영은 한나라당 대선의 구호를 대신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여권의 최중심부에 있었던 사람이 정권교체를 부르짖는다는 게 유권자들에게 어떻게 들렸을까? 그리고 정권교체를 하려면 당시 주욱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을 선택하는 게 정권교체 아니던가? 도대체 정동영은 무슨 짓을 했었던 걸까?

 

이 부분은 정동영을 비난하기 위함이 아니다. 그저 빠른 이해를 위해 가장 쉬운 예를 들기 위함이다. 물론 선거에 입후보한 후보가 당선을 위해 나름의 선거전략을 수행하는 것을 나무랄 수는 없다. 하지만 정치인은 한 번의 선거로 끝나지 않는다. 특히 대한민국에서는 언제라도 다시 나설 수 있다. 유권자들이 건망증이 심하기 때문에…

 

당시의 선거 결과로도 증명되었지만 그 선거는 이명박의 당선이 선거 시작부터 확실시 아니 확정되었던 선거였다. 그렇다면 정동영은 어떻게 해야 되었을까? 아니 정동영이 아닌 다른 후보였더라도 조금만 앞을 내다 볼 줄 안다면 어떻게 했어야 되었는지는 뻔하다.

 

그건 바로 노무현과 같이 쓰러지는 것이다. 비록 당장의 패배를 감수하고서라도 다음 기회를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시 민주당의 후보가 누구였던 간에 참여정부를 관통했던 상식과 원칙, 그리고 노무현이 추구했던 가치들을 위해 싸우다 패배했었더라면 국민들의 뇌리에 강하게 남아 꽤나 훌륭한 정치적 자산이 되었으리라 확신한다.

 

왜냐하면 노무현이 추구했던 가치는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국가에서는 언제나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 당연한 것들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노무현은 외롭게 싸웠던 것이기도 하고.

 

 

언젠가 서프에 올린 글에서도 말한 바 있지만, 노무현은 뭐 별로 특별한 가치를 가지고 정치에 뛰어든 게 아니라고 나는 늘 생각해 왔다. 학자들이 언론들이 유명 정치인들이 노무현을 말하면서 이런저런 이유로 좋은 의미던 나쁜 의미던 지들 멋대로 유별나다고 말한 것 뿐이다.

 

노무현은 그저 민주주의의 보편적 가치와 일반적 원칙을 강조했을 뿐이다. 그 가장 기초적인 것들이 특별히 강조되어야 하고 그 가장 상식적이고 원칙적인 것들을 투쟁해서 이루어야만 하는 이 나라의 현실이 슬프기는 하지만…

 

또 언젠가의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이명박이 당선된 것이 국민들에게는 노무현과 대비되면서 확실한 학습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확신했었다. 사람들은 원래 있어야 할 것들에 대해서는 의식을 못 한다.

 

하지만 당연히 있어야 할 것들이 없어지거나 자연스럽게 누렸던 것들이 사라진다면 그때야 불편한 것을 알고 거북한 것을 느끼게 된다. 지난 4년이 그것을 증명한다. 노무현 시절, 너무나 당연한 일들이 자연스럽게 다가왔었기에 사람들은 그 너무나 당연한 것 이외의 것들을 요구한 것이고, 이제 그 당연한 것들조차 누리기 어려워진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단군 이래 최고 지도자라고 신격화되어 있는 박정희의 그 서슬 퍼렇던 치하에서도 김대중은 박빙으로 선거를 치룰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일까? 김대중과 김영삼, 즉 양 김은 한편으로는 박정희와 각을 세우면서, 또 한편으로는 자신들의 정치적 철학을 일관되게 유지하면서 정치적 역량과 대중들의 지지를 확보해 왔었다.

 

지난 선거에서 이유야 어찌 되었던 이명박은 넘기 힘든 후보였다. 그와 맞서 참여정부와 노무현(공과를 차치하고)을 옹호하면서 비장하게 옥쇄해 쓰러졌더라면 오늘의 정동영(다른 사람이었다 할 지라고)의 위상은 엄청 달라져 있을 것이다. 양 김이 언제나 쓰러졌었던 것처럼…

 

이제 다시 선거철이 왔다. 새누리당이나 다른 당은 모르겠지만 지금의 민주당은 노무현의 가치를 내세워야 한다. 노무현에 관한 아주 나쁜 기억을 가지고 있는 유권자들도 꽤나 많을 것이다. 노무현이라면 경기를 일으키는 국민들도 꽤나 많을 지 모른다.

 

그러나 내가 생각하기에 이명박과 박근혜를 상대하기 위한 카드로는 노무현 만한 게 없다고 본다. 가장 대척점에 있으며 가장 확실하고 선명하게 구별되기 때문이다. 반드시 이길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가장 득표에 유리하다는 의미이다.

 

김대중이 단군 이래 최고의 지도자라는 박정희와 그랬었던 것처럼 말이다. 노무현과 박근혜면 김대중과 박정희만큼이나 확실하게 양분되며 선명하게 대비되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그러나 가장 중요한 이유는 노무현이 추구했던 가치야말로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국가가 가야 하는 최우선적 지향점이기 때문이다. 바로 원칙과 상식이다!

 

선거철이 되면 많은 정책과 이념과 구호가 난무한다. 이번에는 그 모든 중심에 노무현 정신과 가치가 관통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지난 4년 모든 것들이 너무나 엉망이 되었고 혼동이 있었고 또한 정리하기 힘들 정도로 혼란스러웠다. 그래서 다시 원칙과 상식, 상식과 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 국민들이 그걸 원한다.

 

무슨 보수의 탈을 쓴 하이에나 집단에 맞서고 싶다면 노무현의 무덤에 쓰러져라!

 

평범한 시민이

 

somebo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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