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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결정학

by 21세기 나의조국 2012. 3. 30.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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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민 천호선 송호창 .. 사람이 좋다.

 구조론연구소  김동렬슨생  2012.03.29

 

 

김용민, 천호선, 송호창.. 이 세 사람은 필자가 개인적으로 좋은 인상을 받은 사람이다. 특히 김용민은 필자와 기이한 인연이 있다. 94년 봄에 처음 컴퓨터를 구해서 PC통신을 하게 되었는데 천리안 토론방에서 처음 글을 남긴 것이 김용민과 다른 네티즌과의 종교논쟁에 대한 것이었다.

 

처음 컴퓨터를 구해서, 처음 자판을 배워서(아직도 자판에 익숙하지 못함. 오타가 많은게 이유가 있다.) 처음 게시글을 남긴 것이다.

 

어떤 사람이 기독교에 대해 맹공을 퍼붓고 있었는데, 아시다시피 필자는 기독교에 대해서 상당히 비판적인 사람이지만, 그 장면에서는 왠지 기독교도인 김용민 편을 들고 싶어졌다. 이유는 글이 착해 보여서.

 

(내 발로 교회에 가본 적이 두 번 있다. 한 번은 조용기 여의도 순복음교회에 가서 ‘이게 뭐 하는 소굴이냐’ 하고 염탐하다가 헌금시간이라며 검은 모자를 돌리길래 슬그머니 빠져나온 일, 한 번은 초코파이에 홀려 군대교회에 간 것. 군대교회는 몇 번 더 갔지만 대개 끌려갔다.)

 

그때 게시판에서 필자가 했던 이야기의 구체적인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요지는.. ‘구약’은 역사책, ‘신약’은 예수행장기.. 그렇다면 ‘현약’도 있어야 할 터.. 기독교의 역사 2천년이 일종의 성경과 같으며, 거기에 역사성이 있고, 바로 거기에 기독교의 내세울 권위가 있다는 얘기였다.

 

교리나 이런거 따지면 바보같은 거고.. 중요한건 기독교가 2천년간 지속된 에너지의 원천이 무엇이냐다. 정답은 상호작용이다. 원시 기독교는 당장 내일모레 예수가 재림하는줄 알고 있었고, 예수는 하느님의 대리인 정도로 격이 낮았다.

 

카톨릭은 교단 중심으로 부단히 하느님과 상호작용 한다. 그걸로 ‘도대체 예수가 오기는 언제 온다는 거야? 약속 안 지켜?’ 하는 목소리들을 무마한 것이다. 2천년 기독교 역사는 그 상호작용의 성과다.

 

구조론적으로 메커니즘을 봐야 한다. 성경에 씌어진 글자에 답이 있는게 아니고 신과의 상호작용에 답이 있으며, 그것을 견지하며 2천년 동안 축적되어 온 시스템의 힘에 눈을 돌려야 한다.

 

‘본’을 보지 않고 ‘말’을 트집하는건 시시한 거다. 필자는 종교를 신앙하지 않지만 신과의 상호작용이 종교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개신교는 사제계급을 건너띄고 신과 직접 상호작용하려는 의지에서 생겨났다.

 

이는 어느 면에서 발전이지만 도리어 위험하다. 신과 직접 상호작용한다는 발상이 ‘자신은 무슨 짓을 해도 다 용서받는다’는 오만으로 치달을 수 있다. 소망교회를 비롯한 미국식 복음주의 교파의 본질은, 기도만 빡세게 하면 다 용서된다거나, 혹은 자신이 돈을 번 것이 바로 용서받은 증거라는 식으로 돌려막는 거다.

 

◎ 명박생각 – 전과 14범? 다 해결됐어. 내가 용서받지 않았다면 어떻게 대통령까지 될 수 있었겠나? 나는 무슨 짓을 해도 다 용서가 됨. 왜? 기도를 빡세게 하니까. 다윗왕은 나보다 더 심하게 사고쳤는데도 다 용서받았지. 그게 다 기도를 빡세게 한 덕분이야. 내가 원래 영빨이 세다구. 내 기도는 특별해. 캬캬캬.

 

기독교든 불교든 진짜는 신과의 부단한 상호작용이다. 그것은 개인 차원이 아니라 역사 차원에서 접근되어야 한다. 기승전결로 계속 이어져 나가는 것이다. 이명박의 ‘기-승-전’은 그렇다 치고, ‘결’은 어떻게 되겠는가? 탄핵이냐 감방이냐 중에서 양자택일이다. 기도 빡세게 한다고 해결될 일은 아니다.

 

각설하고.. 하여간 김용민과는 게시판에서 좋은 대화를 많이 나눴다. 정치 쪽으로 그다지 관심이 없어보였는데 어느날 보니까 ‘라디오21’에 와 있더라. 그 큰 부피로 활약을 계속하더니 지금 노원갑에 진출하고 있다.

 

그때 그시절 천리안 게시판 이곳저곳에서 김용민을 봤는데 그는 항상 착한 글을 올렸다. 왠지 어시스트 해주고 싶은 사람이었다. 필자가 주장하는 ‘사람이 좋다. 사람이 다르다.’에 해당하는 사람이다.

 

'목사 아들'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코믹한 이미지를 얻었는데 나는 그가 신과 부단히 상호작용 하는 진정한 기독교도라고 생각한다. 체중만큼이나 묵직한 사람이다. 통이 커서 문대성이 들어와도 막을 수 있다. 이만기가 아쉽지 않다.

 

송호창 변호사는 전여옥 재판 때문에 알게 되었는데, 이 양반은 소송에서 항상 이기는 분이다. 단순한 인권변호사가 아니라 이기는 재판 전문이다. 얼굴도 잘생겼고 말도 차분하게 잘 하고, 대통령 해도 될 사람이다.

 

송호창은 일의 핵심을 짚을줄 아는 사람이다. 기술자의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상황이 발생하면 대부분 감정을 끌어내서 본질과 무관한 엉뚱한 이야기를 늘어놓기 마련인데 그런 분위기에 휘말려도 곁가지로 새지 않고, 확실하게 핵심을 풀어가는 사람이다.

 

모임에서 어떤 사람이 계속 엉뚱한 이야기를 해서 초점을 흐렸는데 그 가운데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고 끝없이 의논을 핵심으로 되돌아오게 만드는 모습을 보았다. 청문회 때 노무현 대통령을 TV에서 처음 보고 ‘대통령은 저런 사람이 해야지.’ 하고 느꼈는데 이 양반을 봤을 때도 그렇게 느꼈다.

 

천호선은 2002년 전후로 논객모임을 일시적으로 관장했는데 좋은 인상을 받았다. 이 양반은 얼굴이 미남이라서 항상 많은 사람의 시선을 받다보니 인내심을 길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차분하다는 이야기다.

 

말 많은 논객이 모이면 대개 ‘한 칼 한다’는 표정으로 상대방의 말을 받아치려는 태도를 가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천호선은 달랐다. 그는 왕자병에 걸리지 않고 밑바닥을 아는 사람처럼 태연하게 교통정리하고 있었다.

 

미남에다 능력있는 사람은 대개 왕자병에 걸려 자기 주장만 앞세우기 마련인데 그는 항상 모임의 가장자리 부분을 파수보고 있었다. 포지셔닝의 달인이다. 남들이 꺼려하는 자리를 잽싸게 차지한다. 그곳이 알짜 자리임을 안다.

 

그냥 모임 장소에서도 어디에 앉아야 하는지 안다. 결코 상석을 탐내지 않는다. 그는 편한 자리도 아니고 궂은 자리도 아니고 묘한 자리를 차지하여 더욱 자신을 돋보이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일찍이 노무현 대통령의 참모가 된 것이나, 청와대 대변인인이 된 것이나, 진보당에 간 것이나, 은평을에 도전한 것이나 다 특유의 포지셔닝 센스 때문이리라. 편한 곳도 아니고 어려운 곳도 아니고 묘한 곳으로 간 것이다.

 

“돋보이지 않게 모두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리라.” <- 이런 생각을 평소에 가진 사람이다. 하긴 얼굴이 워낙 돋보이게 생겼으니까 구태여 돋보이려고 노력할 이유가 없지만서두.

 

  남들이 중앙에서 노른자위를 놓고 아귀다툼 할 때 그는 슬그머니 외곽으로 빠져 준다. 남들에게 좋은 자리를 양보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변두리로 물러나지도 않는다. 그는 외곽에서 안쪽으로 치고들어올 때 얻어지는 가속도를 노린다.

 

그는 의외로 야심이 있다. 없는 척 있다. 원래 그다지 존재감이 없었는데 알고보면 은근히 존재감이 있는 정형돈 같은 사람이다.

 

정책, 노선, 이념 앞세우기보다 ‘사람이 다르다’고 말하는 정당이 나왔으면 좋겠다. 세 사람은 필자가 발견한 ‘사람이 좋은’ 정치인이다. 정치인 특유의 비열한 눈초리가 없다. 보석처럼 빛 나는 사람이다.

 

하여간 닭 치고 쥐잡자. 잡는 김에 새도 잡자. 방법? 닭을 매우 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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