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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닷없는 한중 FTA… 다스 중국으로 이전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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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2. 1. 11.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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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닷없는 한중 FTA… 다스 중국으로 이전하나?
(서프라이즈 / 권종상 / 2012-01-10)

 


느닷없이 듣게 된 중국과의 FTA 추진 소식, 뜻밖입니다. 지금껏 중국과는 FTA 없이도 무역에 있어서는 거의 최혜국 대우나 다름없었던 데다, 무역량도 거리 때문에 그렇기도 하지만 중국이 한국의 제1 무역상대국이 된 건 이미 오래전의 일입니다.

 

그런데 왜 갑자기 지금 이 시점에서, 그것도 대통령 임기가 1년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갑자기 FTA를 추진하는가에 대해 무척 궁금증이 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짐작건대, 한미 FTA로 인해 기분이 무척 상해 있는 중국에게 선물을 줘야 할 무슨 이유가 있지 않다면 이런 일이 갑자기 사전에, 아무런 단서도 없이 갑자기 생길 리는 없기에 뭔가 이것으로 ‘그들’에게 직접 이득이 있거나,

 

혹은 정치적 판단에서 일어난 일이거나, 무엇을 가리기 위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도 들었는데, 이런 생각까지 하고 있는 우리의 처지가 참 한심하다고도 생각됐습니다.

 

이런 일은 중대국사이고, 따라서 국민의 뜻도 물어보고 하는 것이 정상이거늘. 물론 지금껏 뭔가 ‘정상적인 결정’이 ‘정당한 과정’을 통해 이뤄진 것이 별로 없으니 기대를 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긴 합니다만.

 

한나라당 돈봉투 사건 덮기나 혹은 부정선거 가리기로 터뜨린 폭탄이라고 생각하기엔 이미 터진 사안들이 너무 크고, 한중 FTA는 전혀 다른 각도에서 봐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 중국을 국빈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이 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 북대청에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실 FTA의 핵심은 물류가 아닙니다. 이미 한국과 중국 사이의 물류 교류는 전술했듯 무역량으로 볼 때 가장 큽니다. 그렇다면 FTA를 통해 자유로워질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봐야 하는데, 그것은 크게 자본과 기술

 

그리고 인적자원의 유통을 막을 제도와 장치가 완화된다는 것이 핵심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즉, FTA를 통해 자본 유통이 자유로워진다면 중국의 거대자본이 우리나라에 투자하는 것이 쉬워진다는 것이지요.

 

중국이 만일 이를 원했다면 자기 자본을 조금 투하하고 한국의 선진기술을 빼가기에 가장 좋은 조건을 만들어내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이건 중국의 입장이겠죠. 그렇다면 한국정부, 더 정확히 혹은 더 자세히 말하자면 가카는 뭘 원하는 것일까요?

 

아마 정부는 이 FTA를 통해 중국산 물건들이나 농산물이 자유롭게 유통됨으로써 서민들의 가계 부담을 줄인다는 황당한 논리를 들이댈 것이 뻔한데, 이건 말 그대로 눈 가리고 아웅입니다. 국내 농촌을 확실하게 죽이는 방법이 되겠죠.

 

그것보다 더 큰 것은 중국 인력의 무분별한 수입이 자유로워질 거라는 겁니다. 미국과 멕시코가 이른바 NAFTA를 맺고 나서, 멕시코의 대표적 농업산업이었던 옥수수는 말 그대로 지리멸렬해져 버리고 이 부문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미국으로 대거 수입되어 그때까지 비교적 고임금 직장이었던 미국 내의 도축산업 부문에서 저임금 노동자로 일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도축 산업자들은 인건비를 줄이지만 대부분 불법체류 노동자들이 일하는 탓에 이들에 대한 위생복지 같은 것까지도 한꺼번에 감축해 버립니다. 이 바람에 고기값은 싸졌을지 모르지만 광우병, 이콜라이 등 쇠고기를 매개로 한 질병이 미국 내에 창궐하기 시작하는 것도 바로 이때부터입니다.

 

‘효율’이 인간을 무시하고 그 고기를 먹는 사람은 떨어진 고기값보다 더 큰 것들을 지불하기 시작한 거죠. 지금 중국과의 FTA가 추진되어 타결되면 아마 국내의 제조업을 비롯한 생산사업 전반이 타격을 입기도 하겠지만 우리 노동시장 자체가 붕괴의 위기로 가게 될 거라고 짐작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것보다 더 큰 위기는 생산시설 자체의 이전도 지금까지보다 더 쉬워질 거라는 겁니다. 미국의 예를 들어봐도 나프타 협정 체결 이후에 많은 생산기반이 멕시코로 옮겨갔습니다. 그렇잖아도 지금도 국내의 생산기반들이 더 나은 조건을 찾아 중국으로 이전한 건수는 한두 건이 아닐 텐데,

 

만일 자유무역협정까지 체결되어 국내의 기업들이 중국으로 더 빠져나가게 된다면 그 결과가 뻔합니다. 그럼에도, 정부는 지난번 한미 FTA 때는 경제고속도로가 뚫렸다는 이야길 했었으니 이젠 경제 실크로드가 열렸다고 허풍 칠 게 눈에 보이는 듯합니다.

 

그리고 보니 다스의 싱가포르 이전 이야기가 솔솔 나오던데, 한중 FTA 하면 그 회사가 중국으로 옮겨가는 게 쉬워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군요. 좀 먼 싱가포르보다는 중국 상해쯤에 쉽게 회사를 옮겨가면 그만큼 운송비도 적어지고 저임금 노동자도 구하기 쉽다는 다스 실소유주의 꼼꼼함은 아닐까 하는 소설을 쓰게 되는 건, 우리가 이 정권 아래서 그만큼 당하고 살았다는 것의 반증이 되기도 하겠죠.

 

 

무서운 건 중국자본의 대량투하 그리고 우리의 신기술들을 뺏어가려는 중국의 속셈이겠죠. 남한에서 쏙쏙 빼간 기술로 물건 만들고, 세계 시장에 팔고, 거기서 이윤 남겨 약간은 자기네 형제국인 북한도 돕고

 

그러면서 동북아 지역의 패자로 군림하고 큰소리 떵떵 쳐가면서 꿩 먹고 알 먹게 됐다고 좋아하는 중국 정부가 입이 찢어지도록 웃고 있진 않을까 싶네요.

 

세계 경제가 계속해 탈 세계화의 움직임을 보이며 보호무역주의로 가려는 시대입니다. 신 보호무역주의의 대두가 눈에 보이는 이 시점에서 FTA라는, 자칫 잘못하면 우리의 목줄을 스스로 죌 수 있는 올가미를 계속해 아무 데나 던져보려는 이 정부의 지저분한 아마추어리즘. 시민이 왜 깨어서 투표하고 정치에 참여해야 하는가에 대해 강조하는 효과 이외엔 좋은 점이 하나도 없을 듯합니다.

 


시애틀에서…

 

권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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