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이라크에서 발을 뺀다고 했을때부터 불길한 예감이 들었습니다. 느닷없이 쟈스민 바람이 불어 중동의 까칠한 독재자들이 하나 둘 씩 나가 떨어지면서 우려했던 것이 점점 현실화 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 불안감은 지구촌의 화약고가 중동에서 아시아로 옮겨 가는 것입니다. 중동사람들에겐 야속한 이야기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중동이 계속 화약고로 남아 있는 것이 유리 합니다.
그런데 미군이 최소 병력만 빼고 중동에서 발을 뺀다고 합니다. 중동에서 발을 빼도 괜찮을 정도로 중동에서의 큰 그림은 마무리 되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얼마전 오바마 독트린이 발표 되었습니다.. 미국이 국방 예산을 줄이더라도 아시아에서는 단 한 푼도 깍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더욱 강화 한다고 공식화 해버렸습니다... 이 말이 미국의 최대 채권국인 중국에게 굉장히 기분 나쁜 말인 것을 알면서도 말이죠..
최근 미국은 중국을 상대로 계속 강공 드리이브를 걸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속도도 빠르고 거친 것들 입니다... 미국은 중국이 80년대 일본 마냥 돈을 많이 벌어 가도 미국 말 잘 듣는 온순한 2인자로 계속 남길 원하고 있습니다...
중국 인민들이 박봉에 밤잠 안 자가며 일해서 미국 국민 생필품 제공 하고 그 댓가로 종이 쪼가리 채권하나 달랑 받아가도 아무소리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런데 중국은 그 옛날 일본과는 확연히 다릅니다..
경제대국에 정치대국, 군사대국 입니다.. 유인 우주선에 우주 정거장까지 성공하며 세계 패권국을 꿈꾸고 있습니다... 중국과 미국이 공생하는 관계가 되어야지 점점 경쟁하고 힘 싸움하는 관계로 변환되어 가면 우리에게 매우 불운한 일이 됩니다..
얼마전 미국의 최대 채권자가 중국에서 미연준으로 바뀌었다는 소식이 언론에 보도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중국이 미국채를 서서히 줄여 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뜩이나 중국의 성장에 심기 불편한데 중국이 미국 국채를 눈치보면서 서서히 내다 팔고 있습니다.
중국이 돈 좀 벌었다고 아프리카, 유럽으로 날아가서 돈을 뿌리며 영향력을 행사하고 미국을 자극했습니다...
미.중 정상들이 자주 만나서 사진찍고 악수하고 환하게 웃는 모습이 많아야 하는데 최근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 미국과 중국이 서로 자극하는 말만 골라서 하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습니다.미국이 최근 TPP 즉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을 부각 시키고 있습니다.. 여기에 일본까지 합류할 기세입니다... TPP가 표면상으로 서로 경제적 이득을 얻기 위한 것이라 하지만 어차피 미국과 일본의 교역이 대부분을 차지 하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습니다..
중국을 경제적으로 압박하기 위한다는 것은 표면적인 이유고 실질적으로는 전방위적인 압박의 성격이 더 강합니다. TPP 회원국에 베트남이 포함 되어 있습니다... 베트남은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마찰을 빚고 있습니다.. 물론 남중국해에 막대한 석유가 매장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과 베트남과의 이권다툼에 미국까지 끼어들면 상황이 묘해집니다.
아무튼 TPP와 같은 경제 협력관계는 정치.외교적 관계로 이어지고 이는 곧 군사적으로도 밀접한 관계를 맺을 수 밖에 없습니다.. 미국이 베트남에서 경제적으로 빼먹을 것은 별로 없습니.다.. 중국이 베트남과 분쟁이 생겼을 때 참견 할 수 있는 매개체로 활용하기 위해서 일 것 입니다..
최근 몇 달 사이 미국이 중국을 자극하는 행위를 많이 하게 됩니다. 오바마가 대만에 최첨단 무기 판매를 승인해서 중국을 자극했고 이에 대해 중국은 감히(?) 미국에 대해 보복 조치를 한다고 했습니다.
며칠전 미국은 호주에 미군을 배치하기로 해서 중국이 펄쩍 뛰었습니다. 뭔가 물 밑에서는 긴박하게 해류가 바뀌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그동안 중동에 쏠렸던 미국의 힘이 중국의 턱밑으로 급격히 쏠리고 있습니다..이렇게 미국이 압박을 가하고 있는 중국의 턱 밑은 중국에게 생명줄과도 같습니다... 화교권이기도한 동남아는 중국이 패권국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화페의 국제화를 이루기 가장 용이한 곳입니다...
또한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해 동남아는 반드시 중국의 영향권에 있어야 합니다... 과거 2차대전 때 미국이 갑자기 일본에 석유수출을 막자 일본은 에너지 확보를 위해 동남아로 진출했습니다. 일본이 동남아로 진출하면서 미국과의 충돌을 피할 길이 없었고 일본은 선제공격의 의미로 진주만을 습격하면서 태평양 전쟁이 발발 했습니다.. 이처럼 에너지 압박은 굉장한 위협입니다..
중동의 에너지가 사실상 미국의 영향권에 모두 떨어졌습니다. 중국은 에너지 자급율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아시아의 자원보고인 동남아시아에서의 영향력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미국이 지금 중국을 압박하는 것은 중국의 아킬레스건인 에너지를 두고 간을 보고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는 미국과 중국이 팽팽하게 기싸움만 하고 말기를 천지신명께 빌어야 합니다.자칫 우리나라는 중국과 미국의 이해관계에 희생양이 될 수도 있습니다... 대중 무역 비중이 일본과 미국의 무역을 합한 것 보다 더 많습니다. 우리나라는 경제는 중국 영향권에 속하면서 정치. 군사는 미국의 영향권이 놓여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정면충돌을 하지 않더라도 어느순간 누구편에 설것인지 분명히 하라고 협박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무조건 양다리 걸치기를 해야 합니다... 지나친 친미, 친중은 독이 될 수 있습니다... 미국, 중국 모두에게 아시아 경제대국인 한국의 협력은 매우 중요합니다.. 경제적 파트너 뿐만 아니라 정치 군사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미FTA는 중요한 변수가 될 듯 합니다... 만약 한미FTA가 체결 된다면 중국과도 반드시 FTA를 체결해야 할것입니다. 양쪽모두 중요한 순간에 누구편이 될 것이나 양자택일 하라는 말을 못하게 해야 합니다.. 너네 편도 되고 제네 편도 된다.. 싸우려면 너네끼리 싸우고 우린 먹고 사는게 바쁘다며 한발 빼야 합니다..
물론 미국이나 중국이나 서로 확실한 자기편을 만들기 위해 안간힘을 쓸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조건을 내세우고 감언이설로 꼬신다 해도 너무 많은 것을 주면 곤란하다 봅니다.. 63빌딩에서 줄타기 하는 심정으로 외교를 해야 하는데 지금과 같은 일방주의적이고 노골적인 한쪽 편향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돈은 중국에서 다 벌어가고 외교적으로는 일방적으로 미국편에 붙어서 중국을 무시하면 중국입장에서는 이를 모욕으로 생각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미국과 중국은 좀더 강도 높게 부딪칠 수 있습니다. 이 때 우리가 살 길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애매하게 서 있는 것입니다.
제가 다섯살난 딸아이에게 "엄마가 좋냐 아빠가 좋냐" 물어 보면 다섯살난 꼬마애가 양쪽 눈치를 보다 둘다 좋다고 합니다. 아빠가 더 좋다고 하면 사탕 준다고 몇 번을 꼬셔도 끝까지 둘 다 좋다고 합니다.. 다섯살난 어린애도 자기 실리를 위해 등거리 외교를 하는데 우리나라는 너무 일방적으로 한쪽에 의지하는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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