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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대란' 우려..서민금융 `흔들'>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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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21세기 나의조국 2011. 4. 26.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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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대란' 우려..서민금융 `흔들'>②

연합뉴스 | 이성규 | 입력 2011.04.24 06:03 | 수정 2011.04.24 15:16 |

 

 

 

"대규모 은행이 중소금융의 생존기반 위협해서야"

서민금융 영업기반 붕괴 가능성..금융왜곡 우려

(서울=연합뉴스) 이성규 이봉석 기자 =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앞다투어 카드론 시장에 뛰어들면서 금융계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금융지주사들의 카드론 사업 진출은 골목상권을 장악하기 위한 대기업의 기업형 슈퍼마켓(SSM), 롯데마트의 `통큰치킨', 이마트의 대형 피자 판매를 떠올리게 한다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대기업이 중소상인의 생존을 위협하거나 우월적인 힘을 무기로 중소기업의 불공정거래를 강요하는 등의 폐해가 은행들의 카드업 진출로 금융시장에서도 재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 카드업 진출을 모색하면서 카드론 사업을 확대하려는 은행들의 전략은 직접적으로 서민금융을 파고든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은행의 카드론 시장 진출은 캐피털, 저축은행, 미소금융으로 연결되는 서민 금융의 영업기반을 연쇄적으로 흔들어 `금융왜곡' 현상을 나을 수 있기 때문이다.


◇  연쇄적으로 흔들리는 서민금융

금융지주사들의 카드론 사업 확대가 서민금융의 존립 기반 자체를 흔들 수 있다는 지적이 금융계 안팎의 주목을 끌면서 점차 힘을 얻어가고 있다.

은행들이 대기업 대출 영업에서 중산층 이용 비중이 높은 주택담보대출 영역으로 영업기반을 확대한 데 이어 이제는 카드론 등을 통해 서민 금융까지 전방위로 영업망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은행의 문어발식 영업 확장에 따라 캐피털과 저축은행, 심지어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인 서민금융정책인 미소금융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은행이 서민금융까지 파고든다면 캐피털과 저축은행 등 기존 서민금융은 `생존을 위해' 은행들이 외면하는 중소기업 대출, 저신용자 대출 등 리스크(위험)가 높은 다른 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고, 이는 국내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훼손할 뿐 아니라 국민경제의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금융감독원은 은행들의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확대가 아직은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2003년 카드사태' 당시 현금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중은 70∼80%, 직접 물건을 사는 비중은 20∼30%였으나, 지금은 카드론을 이용하는 고객이 20%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용사태를 우려해 저신용층에 대한 카드발급을 막으면 카드사에도, 소비자에게도 최악이 된다"며 "신용카드 시장의 과당 경쟁은 문제지만 시장경쟁 체제에서 경쟁은 일정부분 인정해야 하며, 그래야만 소비자 후생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병권 동부증권 연구원은 "지금의 카드 대란 우려는 2003년 카드사태 때와 상황 완전히 다르다"며 "저신용층은 대출 한도가 줄더라도 대부업체로 가는 것보다 카드론을 받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카드사들이 잘하기만 하면 대부업체로 내몰리는 저신용층의 방어막도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저축은행 PF부실의 원인은?

강만수 산업은행지주회장은 지난 18일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권혁세 금융감독원장, 5대 금융지주 회장과의 조찬회동에서 금융지주사 수장들에게 "저축은행들이 (4대 금융지주 등의) 카드사에 영업기반을 빼앗기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눈을 돌리면서 `PF대란'이 일어난 것 아니냐""고 일침을 놓았다.

강 회장은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에게 "작년에 2조원의 이익을 냈다던데 그 가운데 1조원이 카드에서 나온 것이라면서요"라고 물었고, 어윤대 KB금융 회장에게는 "카드업을 강화하려 한다는데 왜 그러느냐"고 질책성 질문을 쏟아냈다.

실제로 최근 금융지주사들은 자신들의 미래가 카드사업에 전적으로 달려있는 듯 카드사업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KB국민카드가 전업 카드사로 독립적으로 출범한 데 이어 농협과 우리은행도 카드사를 분사할 계획이어서 카드업체 수는 2003년 카드 사태 당시의 8개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외환카드, 씨티카드는 물론 SC제일은행 카드사업부의 분사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으며, 산업은행과 우체국금융도 신용카드 시장 진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금융지주사들의 카드업 진출과 카드론 확대가 실제로 저축은행 PF 부실을 초래한 것으로 볼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저축은행들이 카드사(카드론)에 영업기반을 빼앗겨 PF에 눈을 돌리는 바람에 PF 대란이 온 것이 아니냐는 지적은 일리가 있다"며 "2003년 카드사태 이후 저축은행이 저신용층에 대한 소액대출을 맡았으나 소액대출 시장을 카드사에 내주면서 PF로 눈을 돌리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선임 연구위원은 "금융회사들이 가맹점 수수료 수익이 계속 줄어들고 금융당국에서도 수수료를 낮추라고 하는 상황에서 수익성 확보를 위해 카드론에 관심을 두는 것"이라며 "특히 은행 입장에서는 수익이 떨어져도 (금융)지주사 입장에서는 수익이 오르니까 카드론 사업 확대에 집중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2010년 카드사들의 카드론 대출잔액이 24조9천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6조9천억원(38%)가량 늘어난 것도 이러한 영향 때문이다.


sglee@yna.co.kr  anfour@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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