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운의 360 년 흐름에 대하여
2011.4.1 호호당의 김태규님
이 블로그를 통해 60 년의 주기에 대해 자주 언급하지만, 그보다 더 큰 360 년의 주기에 대한 것은 적은 편이다. 눈앞의 현실이 급한 것이 人之常情(인지상정)이라, 아무래도 그런 얘기를 하기가 좀 그렇다.
여름 한철을 살다가는 쓰르라미는 봄과 가을을 모른다, 不知春秋(혜고부지춘추)라는 장자 소요유 편의 글귀가 생각난다.
최근 우리 사회 전반에 걸친 흐름을 보면 한마디로 支離滅裂(지리멸렬)하다. 그간의 줄기찬 발전을 통해 분명 진짜들도 많이 있을 터인데 모두 어디론가 숨어버렸다. 그저 얄팍한 껍데기들만 남은 것이 그마저도 해체의 기미를 보여주고 있다.
이 모두 2009 년부터 시작된 국운의 겨울, 그리고 올 가을부터 시작될 본격 겨울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라 마음을 달래본다. 그리고 오늘 아침 문득 우리 국운의 장기 흐름, 360 년 흐름에 대해 얘기하고픈 생각이 들었다. 나 스스로도 비관적인 자세는 싫기 때문이다.
360 년에 걸치는 우리 국운은 1904 년에 시작되어 2264 년에 가서 마무리된 뒤, 또 하나의 새로운 주기로 접어들 것이다.
이 360 년을 60 년씩 주기로 끊어보는 방식은 사실 六氣(육기), 즉 여섯 단계로 정리하는 방식이라 할 수 있고, 90 년씩 해서 春夏秋冬(춘하추동)으로 정리하면 사계절로 정리하는 방식이 될 것이다. 또 72 년씩 나누면 五運(오운), 즉 다섯 단계로 나누는 방식이 될 것이다.
각 방법마다 특징이 있기 마련이고 그에 따라 새로운 시야를 가질 수도 있지만, 오늘은 춘하추동 四季節(사계절)로 나누는 방식으로 얘기하고자 한다. (90 년을 하나의 계절로 하면 30 년을 한 달로 정리할 수 있다.)
1904 년부터 1994 년까지가 우리 국운의 ‘봄’이었다.
봄은 아주 힘든 계절이다. 흔히 ‘꽃피는 봄’이라 말을 하지만, 죽음에서 깨어나야 하는 蘇生(소생)의 때이니 생각해보라, 죽었다 깨어나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 그리고 꽃이 밥 먹여주는 것도 아닌 것이니 봄은 대단히 힘겨운 계절인 것이다.
三春(삼춘)이란 말처럼 봄 역시 세 개의 때로 나뉜다. (하나가 30 년이라 보면 되겠다.)
初春(초춘)은 말이 봄이지 사실 겨울과 다름이 없다.
1904 년부터 1934 년까지의 기간은 우리 국운의 初春(초춘)이었다. 양력 2월과 같아서, 모든 기운이 무기력했던 우리는 日帝(일제)에게 나라를 맡겨야 했고, 그 중간인 1919 년은 절기로 치면 雨水(우수), 만물이 드디어 萌動(맹동)하는 때라 3.1 독립운동을 통해 민족의식의 각성이 시작되었을 뿐이다.
1934 년부터 1964 년의 30 년간은 仲春(중춘), 양력 3월과 같은 때였다.
여전히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렸기에 우리는 일제 치하에서 신음하면서도 그들을 통해 우리는 넓은 세계에 대해 눈을 떴고 또 근대화의 문턱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중간 지점인 1949 년 무렵 일제의 사슬에서 풀려난 우리는 뜻밖에도 남북이 분단되고 이념이 나뉘면서 남북한에 따로따로 국가가 수립되는 비극을 맞이했다.
이는 3월 21일 春分(춘분) 무렵의 일로서 춘분의 특성상 ‘해는 길어져도 추위가 남아있어’ 정서적으로 대단히 불안한 때였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도 갈라져서 마침내 同族相殘(동족상잔)의 일대 비극을 맞이했던 것임을 알 수 있다. 한 마디로 새로운 조국을 건설함에 있어 소련과 미국 중에서 어느 쪽의 힘을 활용할 것이냐를 놓고 헷갈리는 때였던 것이다.
그리고 1964 년부터 양력 4월, 즉 늦봄이 시작되었다.
박정희는 쿠데타로 정권을 잡았지만, 실로 민족의 영웅이었음이 오늘에 와서 서서히 밝혀져 가고 있으니, 겨레의 반쪽인 남한만이라도 민족중흥의 일대 약진을 시작한 것이 제3공화국의 출범이었다.
그러나 30 년의 절반이 지난 1979 년 박정희는 비록 비명에 갔으나 우리는 힘찬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1979 년은 한해로 치면 양력 4월 20 일경의 씨앗을 뿌리는 때, 즉 穀雨(곡우)였던 것이니 박정희란 사람은 씨앗을 잘 뿌리기 위해 독하게 우리를 몰아쳤던 사람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1964 년으로부터 30 년이 지난 1994 년이 되자, 어느 사이 우리의 경제기반은 비약적인 성장을 통해 튼튼해졌고 권위적 통치방식에서 큰 피해 없이 탈피하고 데모크라시의 흐름으로 들어갔으니 그것이 바로 김영삼의 文民政府(문민정부)였다.
이로서 1904 년에서 시작하여 1994 년에 이르는 우리 민족의 봄은 끝이 났다. 그 봄은 至難(지난)한 계절이었고, 그 어려움으로 인해 상호간 많은 오해와 갈등을 낳기도 했다.
동시에 1994 년에 이르러 일로 피폐해져가던 북한은 김일성의 사망과 함께 역사적 정당성을 부여할 수 없음을 만천하에 보여주었다. 남북한의 체제 경쟁은 사실상 이 때로서 일단락되었던 것이다. (1991 년 소련의 붕괴는 더욱 그런 사실을 확인시켜 주었다.)
이제 우리 국운의 여름이 시작되었으니 1994 년부터 2084 년에 이르는 90 년의 기간 동안이다.
여기에도 三夏(삼하)가 적용되는 것이니 30 년씩 세 개로 나눌 수 있다.
1994 년부터 30 년인 2024 년에 이르는 기간이 初夏(초하)로서 양력 5월에 해당된다.
그중에서도 전반 15 년은 양력 5월 초부터 20 일에 이르는 이른바 힘든 여름, 즉 보릿고개의 여름이다. 1994 년부터 2009 년까지의 기간으로서 이 기간 동안 우리는 갖은 내부 분열과 이념 갈등, 양극화 등으로 천 갈래 만 갈래로 찢어지고 갈라져왔다.
뿐만 아니라 북한 김정일 독재 집단은 자력갱생이 불가능해지자 핵을 만들어 위협을 하고 작년 천안함과 연평도 포격 사건 등으로 갖은 궁상과 행패를 부리고 있다. 백성이 굶어죽어도 권력을 유지하고자 하는 인간 내면의 저질적 모습을 사정없이 보여주고 있는 북한 김정일 집단이다.
그리고 2009 년부터 初夏(초하) 즉 양력 5월의 후반기로 들어섰다.
1979 년부터 본격적으로 뿌린 각종 씨앗들이 초여름 들판에 무성하게 그 푸른 모습을 드러낼 시기가 된 것이다.
사려 깊은 독자라면 여기서 묘한 대목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평소 1964 년부터 2024 년까지가 우리 국운의 60 년 주기이며, 그를 사계절로 나누면 2009 년부터 2024 년까지 ‘국운의 겨울’이 이어진다는 얘기를 해왔는데 이는 바로 앞에서 푸른 싹을 드러내는 시기가 시작되었다는 말과는 일견 矛盾(모순)이기 때문이다.
이제 와서 말을 바꾸겠다는 것일까?
결코 그렇지가 않다. 내 논리는 일관되어 있다.
오늘 이 글을 통해 우리 국운의 360 년 주기를 얘기하는 것도 실은 이 대목에 관해 말하려는 것이다. (그간 내 강좌를 들은 이들은 이미 이 대목에 대해 이미 이해를 할 수 있었겠지만, 이 블로그를 통해 이제 좀 더 명백히 해두려는 것이다.)
앞서 우리 국운을 60 년씩 여섯 개로 나누는 六氣(육기)의 방식이 있다고 했고, 90 년씩 나누는 사계절의 방식이 있다는 말을 했다.
따라서 2009 년부터 2024 년까지의 흐름은 60 년 주기로 놓고 보면 겨울이 되지만, 더 큰 주기인 360 년을 놓고 보면 양력 5월 초여름의 후반부가 되는 것이다.
초여름 후반이자 겨울, 얼핏 矛盾(모순)과도 같은 묘한 말이 되지만, 이 부분을 좀 더 쉽게 풀이하면 다음과 같다.
360 년 흐름에서의 보릿고개라 할 수 있는 1994-2009 년 기간을 넘겼으니 이로서 우리가 전체적으로 이제 굶주리는 기간은 지나갔다는 것이다. 덩달아 궁극적으로 어떻게 나누며 먹고 살 것인가에 관한 논쟁, 즉 이념 갈등의 문제도 이제 사실상 일단락이 되었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리고 360 년 흐름에서 초여름의 후반부라 할 수 있는 기간, 즉 2009 -2024 년 동안의 흐름은 그렇다면 어떤 기간이 될 것인가? 이제 진정으로 우리의 것을 만들어내고 다져야 할 때라 말할 수 있겠다.
그간 우리는 미국과 일본을 통해 거의 모든 것을 배우고 흡수해왔다. 우리가 먹고 사는 주요 산업들은 모조리 일본의 것을 모방하고 흉내 내면서 배운 것들이며, 데모크라시는 미국의 것을 가져온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학술 방면에서도 우리 것은 없고 거의 모든 것이 이른바 선진국의 것들을 떼어 와서 국내에 재판매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는 현실이다. 우리의 학술과 사상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현실이다.
그러니 이제 산업도 체제도 학술도 드디어 우리다운 것, 우리의 것을 창조해낼 때가 된 것이다. 모방에서 시작해서 창조로 나아가는 것은 그 어떤 발전 과정에서도 볼 수 있는 일반적인 현상이니 우리 또한 이제 창조할 때가 된 것이다.
그런 까닭으로 2009 년에서 2024 년에 이르는 15 년의 기간, 360 년 흐름에서 보면 초여름의 후반이고 60 년 흐름에서 보면 겨울이 되는 이 기간 동안에 우리는 성찰하고 반성하고 연구하면서 비로소 우리의 것을 만들어내고 창조해내어야 하는 때가 된 것이다.
모방에서 창조로 넘어가는 단계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니 그를 두고 겨울이라 할 수 있는 것이고, 초여름 들판에 푸른 곡식이 뻗어가기 시작했으니 역시 새로운 창조의 때인 것이다.
5월 하순의 초여름 벌판에 푸른 싹이 돋아나고 키가 자라면 동시에 잡초도 무성해지니 그 또한 김매기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 역시 2009 - 2024 년 사이의 일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잡초를 뽑는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간단하다. 가짜를 솎아내어야 하는 일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지난 세월의 압축 성장 기간 동안 가짜와 헛것 또한 엄청나게 많아졌다.
이제 그동안 낚일 대로 낚여본 우리 국민들도 앞으로 그 대가를 치르면서 서서히 더 이상 속지 않고 아울러 스스로를 속이지 않는 자세를 가지게 될 것이라 본다.
이제야말로 진짜와 가짜를 가려내어야 하는 때가 시작된 것이니 그 작업이 우선적으로 2009 년부터 2024 년에 걸치는 기간이 될 것이다. 북한 김정일 집단을 포함하여 우리 내부의 정치와 사회, 학술과 산업 등에 걸쳐 가짜를 솎아내어야 할 것이 어디 한 둘이겠는가! 그러니 겨울이자 초여름의 후반기인 것이다.
그리하여 2024 년에서 다시 15 년이 지난 2039 년 무렵이 되면 진실로 희망과 의욕으로 가득한 여름 축제, 360 년 흐름에 있어 夏至(하지)를 맞이할 것이다.
그 때는 1904 년에 시작해서 2264 년에 걸치는 우리 국운의 360 년 흐름에 있어 가장 희망찬 때이기도 한 것이다.
그런 까닭으로 최근 우리 사회의 지리멸렬한 흐름에 실망하면서도 마음 한편 구석에는 그래, 가짜들이 저토록 기승을 부리고 있으니 이로서 이제 가짜 솎아내기가 시작되고 있다는 또 다른 희망을 안겨다 주고 있는 것이다.
언제 또 다시 우리 국운의 360 년 흐름에 대해 더 많은 얘기를 들려드릴 것을 약속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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