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지진과 일본의 國運(국운)
2011.3.14 호호당의 김태규님
일본에서 너무나도 참혹한 재해가 발생했다. 많은 생각이 떠올랐지만 며칠 두고 보기로 했다. 이제 어느 정도 윤곽이 나왔으니 한번 살펴보자.
지진이 발생한 시각은 오후 2시 46 분, 음양오행의 코드를 뽑아보자.
辛卯(신묘)년
辛卯(신묘)월
乙丑(을축)일
癸未(계미)시
상당한 비약이 따르지만, 내 머릿속의 생각을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이 해석이 된다.
2009 년 己丑(기축)년 11월 乙亥(을해)월부터 일본 동쪽 바다를 경계로 하는 유라시아 대륙판이 태평양 쪽 지각판 쪽으로 밀고 들어가는 강렬한 지각 운동이 시작되었다.
지속된 팽창은 금년 1월 10일 己丑(기축)월 乙丑(을축)일에 이르러 더 이상 태평양 쪽 판으로 밀고 들어갈 수 없는 한계점에 도달하게 되었다.
그러자 그로부터 해소될 길 없는 엄청난 양의 지각 운동 에너지가 응축되기 시작했고 60 일이 지난 이번 3월 11일 辛卯(신묘)월 乙丑(을축)일로서 그 응축된 에너지가 지표면으로 분출된 것이 이번 지진이었고 또 그로 인한 ‘쓰나미’였다는 생각이다.
이 해석은 음양오행의 코드들을 일반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말로 바꾼 것이다. 그러니 왜 그렇게 해석할 수 있느냐에 대해선 긴 설명이 될 것이고 공통의 이해기반이 없는 상태에선 더 무리가 따른다고 본다.
일단 급한 것은 후속 지진의 발생 여부라 하겠다.
지진이 지난 금요일 乙丑(을축)일 癸未(계미)시에 생겼으니 그로부터 6 일이 지난 이번 목요일 辛未(신미)일의 오후 두 시경인 乙未(을미)시까지 더 이상의 강진이 없으면 일차 단락이 지어질 것이다.
그리고 다시 지난 금요일로부터 열흘이 지난 21일 乙亥(을해)일 癸未(계미)시까지 무사하면 이번 지진 사태는 이제 전적으로 끝이 나고 그로서 안심해도 좋다는 생각이다.
즉 사건 발생으로부터 만 6일이 첫 번째 고비이고 다시 10 일이 되는 시점이 두 번째 고비가 된다는 말이다.
그래서 애당초 3월 21일이 지난 다음에 이 글을 쓸까 하는 생각도 들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번 지진은 일본의 국운 주기와 깊은 연관이 있다는 생각이다.
대형 사고는 어떤 나라의 국운이 강력한 상승기를 앞두고 조정국면일 경우 발생하기도 하고, 반대로 한창 국운이 내리막을 향해 달릴 때 발생하기도 한다. (물론 이것만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복잡한 까닭에 간략하게 말한다.)
앞의 것을 나는 그 나라 국운의 보릿고개라 부르고, 후자를 三冬(삼동)의 酷寒(혹한)이라 한다.
60 년을 한해로 하고 한 달을 5 년이라 하자.
일본 국운은 2015 乙未(을미)년을 바닥으로 하니, 이번 지진은 바닥 4 년 전에 발생한 일이다. 5 년을 한 달로 하면 이번 일은 양력 1월의 小寒(소한)을 조금 지난 시점에서 찾아든 酷寒(혹한)이라 할 수 있다.
이와 유사한 사례를 보자.
러시아의 경우를 보면 1988 년이 바닥이었는데, 그 2 년 전인 1986 년에 체르노빌 원전폭발이라는 미증유의 재앙이 있었는데 이 또한 국운 상 바닥을 향해 달릴 때의 일이었다.
당시 소련은 1991 년 어느 날 한 순간에 붕괴하고 말았는데 이는 공산주의라고 하는 억지스럽고 낡은 허울을 벗어버린 사건에 불과했던 것이다. 그리고 소련의 붕괴와 함께 몇몇 천재적 몽상가들의 知的(지적) 傲慢(오만)에서 비롯된 사회주의 이념도 사실상 끝이 났고 인류의 역사는 또 다시 새로운 章(장)을 열게 되었다.
또 다른 예를 하나 들자. 바로 우리나라의 경우 국운의 바닥이 1964 년인데 그로부터 4 년 전인 1960 년 어려운 민생고로 인해 4.19 혁명이 발생했고 그로서 이승만 정권이 붕괴했던 일이 그것이다.
나는 4.19 혁명을 민주주의를 위한 혁명이라 보지 않는다, 그저 너무나도 먹고 살기가 어려운 가운데 일어난 봉기였다고 본다. 우리의 진정한 민주혁명은 그로부터 무려 27 년이 지난 1987 년의 일이었다.
열거할 수 있는 사례는 이 말고도 많지만 그저 60 년마다 찾아오는 소한 대한 추위라는 것만 알고 본 주제로 돌아가자.
1955 년 일본 국운의 바닥에서 만들어졌고, 전후 일본을 번영으로 이끌어온 자민당 체제는 2009 년 8월 중의원 선거의 패배로 완전 붕괴했다. (2009 년은 앞에서 이번 일본 지진을 일으킨 지각운동이 시작된 때와 같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일본 국운 상 겨울 첫 추위, 즉 양력 11월 20 일경의 小雪(소설)이 찾아든 것은 1955 년으로부터 47.5 년(45 더하기 2.5)이 지난 2002 년 가을부터였다.
(또 참고로 얘기하면 그로부터 정확하게 60 년 전 태평양 전쟁을 일으키고 승승장구하던 일본이 미드웨이 해전에서 태클을 받은 직후 남태평양의 외로운 섬, 구아들카날에서 미국의 본격적인 반격에 직면한 것이 그 무렵이었다. 이후 일본은 연이어 패배했고 마침내 1945 년에 항복했으니 같은 운의 흐름이다.
그러니 2002 년에 본격화된 일본 경제의 두 번째 잃어버린 10 년의 시작과 태평양 전쟁에서의 패퇴 시작은 같은 흐름이었던 것이다.
또 글을 쓰는 와중에 잠시 증시를 보니 우당탕 탕탕! 그 오르내림이 참 요란하기도 하다.)
지속적인 양적 완화와 재정 적자 누적으로 이미 경제를 부양할 여력도 이미 상당히 손상된 일본이다.
일본 경제가 이토록 어려워진 것은 근본적으로 누구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시대가 처한 근본적인 한계에서 온 것이라 본다.
전후 일본은 수출 드라이브로 경제를 키웠고, 한때는 ‘저팬 넘버 원’의 시대를 열게 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기세가 요란했던 일본이었다.
그러나 결국 일본의 내수에는 한계가 있었고 수출만으로 성장을 유지해가고자 하니 어려움이 많았으며, 나아가서 우리와 같은 신흥세력들의 도전을 받는 가운데 상당 부분 시장을 내어주게 된 것이 일본의 오늘이다.
미국과의 관계, 우정 또는 충성만으로 소련 붕괴 이후의 변화된 세계 경제 환경에 적응한다는 것이 근본적인 무리였던 것이다.
그러나 역으로 과연 그렇다면 일본이 다른 더 좋은 코스를 발견할 수 있었을까를 생각해본다면 그 또한 어려웠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나름 일본은 최선의 코스를 걸어왔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는 생각이다.
설령 더 좋은 길을 발견했다 하더라도 자민당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기존의 이해관계를 정리하고 국민들을 설득해서 그 길로 이끌기에는 이미 너무 낡고 늙은 체제였던 것이다.
이에 하토야마와 같이 새로운 발상을 지닌 세력이 등장하긴 했어도, 생각과 현실 간에 존재하는 엄청난 괴리를 넘어서기에는 그 힘이 태부족이었음도 이미 증명된 바가 있다.
그 결과 아주 차분하게 바닥을 기어가고 있는 오늘의 일본이고, 이에 더하여 지진까지 나고 원전도 폭발했다. 눈 내린 위에 다시 서리까지 덮는 형국이 아닐 수 없다.
착실하게 60 년의 주기에 따라 겨울을 맞이하고 또 이번처럼 때로는 이상 寒波(한파)를 겪고 있음이다.
60 년의 주기란 그저 자연의 순환일 뿐이다. 봄 여름이 가면 가을 겨울이 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고 자연스런 것이다. 그래서 自然(자연)이라 하는 것이다.
많은 희생이 났으니 실로 안타깝지만 긴 안목에서 보면 이 또한 2015 년 바닥에 이르러 전 일본 사람들이 새로운 틀과 생각으로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가기 위한 창조적 파괴의 과정이라 본다.
그러기 위해 무고한 인명을 앗아가도 되는가를 반문하실 수도 있겠지만, 자연의 순환을 통해 나타나는 天道(천도)는 본시 私(사)가 없음을 지적할 뿐, 달리 할 말이 없다.
세상과 자연, 그리고 그 속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무섭지도 않고 편한 것도 아니니 그저 敬畏(경외)로울 뿐이다.
일본 지진을 놓고 경제적으로 다양한 생각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나는 그저 이번 일로서 2008 년 이후의 세계 경제의 회복 역시 이제 마무리가 되기 위한 새로운 모멘텀이 생겨나고 있다고 여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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